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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고령, 성주는 경북 남서부에 위치한 전형적인 농촌지역이지만 청도가 감으로 유명하고, 고령은 딸기, 성주는 참외로 짭짤한 농가 소득을 올리고 있듯 모두 특색있는 불교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전체적인 불교현황을 보면 맑은 물과 푸른 산을 자랑하는 청도는 골골이 수많은 사찰이 들어서 있는 반면 성주와 고령은 그 수가 많지 않다. 고령 역시 인구가 적고 정법을 홍포하는 사찰수도 적다. 사암연합회 활동은 청도, 성주가 모두 조계종 중심의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나 고령은 사암연합회 결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청도
경북의 최남단, 물이 맑고 산이 푸른 청도는 청도천과 동창천의 맑은 냇가 산자락의 마을 마을마다 100여개가 넘는 사암이 들어서 있고, 인구 5만 중에 약 70~80%가 불자라고 할 만큼 불교세가 강하다. 그러나 지역인구의 5분의 1이상이 65세 이상의 노년층인 전형적인 농촌 지역이다 보니 정법보다는 샤머니즘적 성격을 띠고 있는 사설사암이 많은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26개의 조계종 사찰을 중심으로 한 청도사암연합회가 이런 지역적 특성을 감안하여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면서 정법홍포에 앞장서고 종단 종파를 초월한 연합활동에도 신경을 쓰고 있어 청도 불교의 미래는 밝다.
특히 청도에는 동창천 줄기 하나가 닿는 끝자리 호거산 아래 자리한 우리나라 최대의 비구니 강원인 운문사를 비롯해 많은 비구니 사암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운문사 산내암자인 북대암(주지 법춘)은 지역 독거노인을 위한 자원봉사에, 용산사(주지 도명)는 어린이 포교에 앞장서고 있다. 그 외 적천사(주지 덕현), 신둔사(주지 묵암), 대운암(주지 지자), 덕사(주지 연암), 대응사(주지 석호)의 젊은 비구스님들이 청도불교를 위해 노력하고 있어 기대감이 넘쳐나고 있다.
특히 적천사는 전통사찰 가람복원에 많은 신경을 쓰면서 어린이 여름불교학교, 사생대회, 청도역 앞에서의 동지팥죽만발공양, 은행나무 별빛 축제 등 다양한 행사를 벌이면서 지역민들 깊이 파고들고 있고, 대응사도 주부 불교대학, 어린이법회를 통해 지역불교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또, 지난해 사암연합회 차원에서 새로 개설한 2년제 불교대학은 지역불자들의 의식을 일깨우고 있고, 청도읍 모계고등학교 강당에서 향토 지역 연예인과 판소리 명창 등을 초청해 펼친 대규모 초파일 기념 문화행사는 지역문화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사암연합회는 이제 지역복지사업을 통해 더욱 지역민에게 다가가기 위해 애쓰고 있다.
청도에는 사암연합회와 별개로 지역불교에 새로운 활력을 주고 있는 곳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지난해 8월 청도군청 앞에 들어선 불교회관(관장 김형수)이다. 도솔사 원타 스님의 지도아래 개관한 불교회관은 기초교리, 요가, 어린이 시조, 등 다양한 생활불교강좌를 개설 운영하고 있고, 지역에서 유일한 소년소녀 불교 합창단을 창단했다.
그 외 청도에는 사암연합회 차원의 반야합창단이 5년째 활동하고 있고, 군청공무원 불자회가 2003년에 대응사에서 산사음악회 주최하고, 초파일 연합행사, 적천사 음악회, 청도역앞 팥죽만발공양 후원 등의 행사가 이어지는 등 활발한 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그 외 경찰청불자회인 청불회, 지역사회 봉사를 위한 자비회의 활동도 활발하다.
# 고령
대가야의 옛 도읍지 고령은 우리나라에서 울릉도 다음으로 작은 지역으로 인구 4만에 사찰 수도 적은 편이다. 그나마 대부분이 기복적인 성격이 짙은 사설사암이고, 고령을 대표하는 사찰로는 전통사찰인 반룡사와 고령읍내 관음사가 고작이다.
신라 애장왕 3년(802) 해인사와 함께 창건된 반룡사는 최근 10년 사이 시민선방 등 수행공간으로 활용할 모든 도량정비를 마쳤으나 산간 농촌지역이다 보니 제대로 활용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그래도 신도회, 심우회(남 불자모임) 지장회(여 불자모임)의 활동은 큰 힘이 된다. 지난달에는 일일찻집을 운영해 남아시아 지진해일 피해민 돕기에 나서기도 했다.
고령읍내에 위치한 관음사는 선재유치원을 운영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합창단, 청년회, 자모회까지 구성해 대외적 활동을 도맡아 하면서 지역불교를 이끌고 있다. 그러나 활동이 무척 외롭고 힘겹다. 99년, 지역 28개 사암을 연합하는 사암연합회 결성을 시도했으나 결실을 거두지 못해 힘을 결집시키지 못하고 있는데다, IMF 이후 최악을 치닫고 있는 지역 경제는 사설사암들을 연이어 쓰러뜨렸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지역에서는 제일 크고 운영상태가 양호한 선재유치원이 체면을 유지하고 있고, 매년 열리는 초파일 행사도 지역읍내 초등학교를 빌리고 지역 기관장을 초청해 여법히 진행해 왔다. 또, 성탄절 부활절에 타 종교단체 방문도 잊지 않는다.
# 성주
고령이 사암연합회 결성조차 힘든 반면 성산가야의 옛터전인 성주는 이미 20년 전부터 종단을 초월한 20여개의 사암이 모여 사암연합회를 결성하고 왕성한 활동을 전개해 왔다. 그러나 2003년 종단 간의 유대가 약해지면서 사실상 와해됐고, 이에 12개의 조계종사찰들이 2003년 11월 조계종사원주지연합회를 새로 결성했다. 현재 타 종단 사설사암들은 대외적 활동 여력이 미약한 상태. 반면 조계종사원주지연합회는 틀을 잡은 후 종단을 불문하고 연합회 가입을 원하는 사찰은 받아들여 함께 연대하겠다는 입장을 취하면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사원주지연합회는 감응사 선봉, 관운사 지산, 대흥사 선철 스님을 고문으로 추대하고 선석사 선문 스님을 회장으로 선출하면서 역할을 분담해 지역불교발전에 나서고 있다. 사찰별로는 읍내 관운사가 청소년 어린이 포교활성화를 담당하고 대흥사는 지역노인복지시설마련에 힘을 쏟기로 했다. 또 세종대왕 태실을 수호하는 전통사찰인 선석사는 새로운 장묘문화를 홍보하는 역할을 맡았다. 관운사는 현재 사찰 앞에 700평 대지를 준비하고 조만간 어린이회관을 지을 예정이고, 대흥사는 이미 5년 전부터 경내 30여명의 불우노인을 보살피고 있다.
그러나 선석사는 전통사찰로 당장 새로운 장묘문화 홍보가 어려운 상태. 선석사는 대신 사원주지연합회 차원에서 읍내 35평의 노인복지센터를 마련하고 화 수요일 노인경노식당 무료급식을 운영하고, 지역 36명의 독거노인을 위한 도시락밑반찬 배달에 나섰다.
노인 복지센터 운영에는 2003년 개설한 선석사 기초교리교양대학을 나온 지역불자들이 주축이 되서 결성된 이웃과하나 봉사단이 바쁜 농촌일도 미루고 나와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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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 폐허가 된 일본인 절을 중창하고 오늘의 보현사로 만든 일우 스님은 청도지역불교의 산 역사다. 전쟁이 끝나고, 가난했던 시절, 생산 불교를 하겠다고 과수나무를 심었던 이야기며, 전쟁으로 죽은 수많은 영가를 휘해 극장을 빌려 호국 천불탑을 조성한 이야기까지 끝이 없다. 스님은 또 85년부터는 2000여 평의 부지에 납골당을 조성함으로써 지역최초 납골시설을 운영하기도 했다. 보현사는 올해 불교대학을 개설하고 보현사도량을 공원화하여 지역민들이 쉬어갈 수 있는 쉼터로 조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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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사의 3대 역점 사업이 도제양성, 포교, 역경사업입니다. 포교와 역경을 위해 도제양성이 참으로 중요하고, 이를 위한 교육환경이 또 중요하지요.”
우리나라 최대 비구니강원 학장이면서 조계종 전 비구니를 대표하는 큰 어른 명성 스님은 1977년부터 1998년까지 운문사 주지를 역임하면서 46가지에 달하는 불사를 통해 오늘의 운문사를 만들었다. 또 화원교도소, 경북대학교 강의 등 지역포교에도 앞장을 섰다. 이제 명성 스님의 뒤를 이어 주지 흥륜 스님이 가람수호에 나섰고, 학감 일진 스님이 지역포교를 위해 대구, 마산, 울산을 멀다 않고 다니고 있다. 운문사는 어린이 포교를 위한 수련원과 학인들 건강을 위한 체육관 건립을 새로운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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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려가 부처님 법을 받들어 깨닫는 본 분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 포교당을 할 바에 차라리 연탄장사를 하라”는 해인사 영월 노스님의 말씀이 지금까지 포교당을 운영하는 정신적인 기반이 된다는 지산 스님은 포교 원력을 세우고 성주에 온지 40여 년이 넘은 성주터줏대감이다. 향토예비군 향승 법사, 민방위정신교육강사 여름겨울 한문 교실 등을 통해 지역민을 찾아다니며 포교기반을 넓혔다. 또 20년 전 사암연합회를 결성했던 장본인이기도 하다. 스님은 최근 신라 애장왕 3년 해인사와 쌍벽을 이룰 만큼 컸던 법수사 터의 내력을 밝히는데 관심을 갖고 있다. 또 IMF 이전 개최했던 가야문화제를 성주문화행사로 복원하고, 어린이불교회관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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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정돈된 도량과 파일 하나 서류 하나 있을 곳에 놓여있는 정갈함에 스님의 수행력을 돋보인다. 반룡사에 온지 4년 된 진담스님은 홈페이지 개설, 기본교육과 시민선원 개원 등을 통해 수행도량으로 가꾸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워낙 인구수가 적은 산골농촌지역인데다 바로 인근에 해인사가 있기 때문에 성과는 미미하지만 그래도 실망하지 않는다. 한달에 한번 열리는 교리강좌와 둘째 주말 철야정진법회가 이어지고 있고, 최근 불교방송이 불교문화체험 장소로의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 스님은 반룡사가 많은 불자들의 수행에 잘 활용될 수 있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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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문 스님은 선석사에 온 지 2년 남짓. 조계종 사원주지 연합회 회장을 맡아 노인복지센터를 여는데 앞장서면서 성주불교계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초교리교양대학을 개설하는가하면 축대를 쌓고 계단을 새로 놓는 등 옛 전통사찰 모습을 복원 조성하는데도 열심이다. 지난 10월 산사음악회에 이어 올 봄에 2회 음악회를 구상중인 스님은 “사회에서 찌든 마음을 풀고 갈 수 있는 산사음악회를 개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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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은 출가할 무렵인 1979년부터 용산사 앞을 지나다니는 용산초등학교 어린이들을 보면서 어린이 포교에 대한 원력을 키운 청도 어린이포교의 주역이다.
어린이 포교를 위해 운문사강원에서 포교부 활동을 했던 스님은 대구산업전문대학에서 보육교사자격증을 취득하고 99년에는 대구산업정보대학 유아교육과를 전공했다. 스님이 운영하고 있는 연꽃어린이집은 청도에서 인기가 높다. 스님은 어린이들에게 종교적인 가치관을 강요하지 않는다. 다도와 사물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우리 것을 습득하도록 유도할 뿐. 이제 스님은 청소년 포교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어린이교육이 청소년으로 이어지는 것은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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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 주지 스님들이 2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가버린 데 반해 지선 스님은 부임한지 7년째 관음사를 지키며 고령 불교의 중심을 세우고 있다. 특히 초파일 행사를 비롯한 거의 모든 고령불교의 대외적 행사는 단독으로 준비하느라 힘겹다. 게다가 비가 새고 낙후된 도량 정비도 시급한 상황. 담장과 문 법당 보수를 마친 스님은 일주문 옆에 어색하게 자리하고 있는 요사채를 정리하고 누각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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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진흥왕대에 세워진 오갑사 중 하나인 대비사가 황폐하게 버려져 있는 것이 안타까워 5년 전에 들어 온 대륜 스님은 가람 정비와 복원에 많은 정성을 쏟았다. 또 사암연합회 재무소임을 보면서 청도불교의 보물이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지역불교발전을 위해 열심히 뛰었다. 도로를 정비하고 가로수를 심어 도량입구를 가꾸고 부도전을 옮겨 지역민들의 작은 공원으로 개방할 계획인 스님은 “대비사의 분위기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지역민들이 왔다가 자연스럽게 마음이 진리에 순화되어 돌아갈 수 있는 도량으로 꾸미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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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사 승가대학 학인시절부터 포교사로 활동했던 스님은 평생을 포교 원력으로 살았다. 원력이 있는 곳에 길이 따른다는 말로 불령사의 생활을 대변한 스님은 2001년 7월 반룡사에 들어와 2002년과 2003년 청도 봉축위원장을 맡으면서 포교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해 사암연합회회장을 맡게 됐다. 사람과 자연, 사물과 자연의 이치와 조화를 강조하는 스님은 “청도지역의 신도층이 노령화되어 제대로 포교를 펼칠 수 없었던 것이 아쉬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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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6월 적천사로 부임해 올 때 수행자로서의 모든 상을 버렸습니다.”
대중 수행정진에 불편함이 없도록 가람수호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거듭 강조한 스님은 가람수호와 각종 불교문화행사를 통한 포교활동에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다. 불교가 융성했던 옛 가람의 모습으로 복원하기 위한 도량배치설계도를 준비하고 있는 스님은 자라나는 어린이를 위한 청소년수련원 건립을 숙원사업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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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군청 공무원불자회 최성문 회장은 믿음을 바탕으로 한 회원들의 정진만이 불자회 최고 과제라고 말했다. 2001년 9월 처음 8명의 불자들이 모여 시작한 공무원불자회는 이제 60여명의 회원들이 함께 한다. 군청홈페이지내 동호회 방에는 오늘도 “자각하는 삶, 마음챙김 템플 스테이”등 서로의 마음을 챙길 수 있는 글들이 올라와 있다. 서로 격려하고 쉽게 놓칠 수 있는 부분을 잡아주는 도반이 있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