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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1월 11일 금강산 신계사 복원불사 현장에 발을 내디딘 이후 숨돌릴 틈 없이 달려온 지난날을 회고하는 제정 스님. 새까맣게 탄 스님의 얼굴은 지난 100일 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다는 것을 말해준다.
제정 스님은 지난해 11월 2일 신계사 도감(都監)에 임명되자마자 신계사로 건너가 대웅전 낙성식을 치렀다. 곧이어 시작된 겨울 방학. 육로관광이 가능해지면서 학생들은 구름처럼 모여들기 시작했다. 하루에만 1000명이 넘는 학생들과 관광객들을 맞았다.
“신계사 탐방 시간이 워낙 짧기 때문에 긴 시간 대화를 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는 제정 스님은 “그렇지만 역사의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의미를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뿌듯하다”고 한다.
숙소인 온정각에서 신계사까지의 거리는 약 10km. 아침 8시에 신계사로 출발해 대웅전 문을 열고 아침 예불을 하기 무섭게 관광객들은 몰려온다. 이렇게 하루가 시작되면 오후 4시 전후가 돼서야 하루 일과가 마무리된다. 지금은 불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어 이른 시간에 일과를 마무리하지만 다시 불사가 진행되면 공사가 끝나는 저녁 시간에 맞춰 숙소로 돌아올 예정이다.
제정 스님은 “불사가 마무리되는 2007년까지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특히 올해에는 만세루와 요사채, 산신각 등의 불사가 진행된다”며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기 때문에 더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2월 20일부터 3일간의 짧은 남쪽 나들이를 마친 제정 스님은 “지금과 같이 국내외의 정치 상황이 좋지 않을수록 남북한 불자들이 더 마음을 내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발원해줬으면 한다”며 다시 금강산으로 발길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