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9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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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총림 선암사 칠전선원장 지허 스님 동안거 해제 법어
(法床에 올라)
良 久

玄機示此事
人不洗心參
梅花春寂寂
菱角日尖尖

深奧한 이치가 이일을 보여주지만
사람들은 마음을 씻고 參究하지 않네
매화피는 봄은 적적하기만 한데
마름(풀이름)풀의 뿔은 날마다 뾰족뾰족하는구나

지허 스님.
하늘땅 가르기전에 먼저 심오한 이치가 있었습니다.
태초로부터 이 심오한 이치가 본래 있어 十方三世를 다 두르고 無漏億劫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이를 일러서 本分이라하기도 하고 本來面目이라하기도 하고 이를 구하는 것을 이일이라 합니다.

이 일은 일찍이 過去 七佛이 보여주고 歷代祖師가 세새히 보여주었습니다. 이렇게 諸佛祖師가 남김없이 다 보여 주었지만 못 보는것이 衆生이요, 보고도 못 보는것이 중생입니다.
그 까닭은 마음을 씻고 참구하지 않는데 있습니다.
씻어진 마음이라면 마음이 없습니다.
찾는 마음이 있다면 씻어지지 않았습니다.
부처를 이룬다지만 이룰 부처가 있다면 부처가 아닙니다.
부처는 부처가 아니기에, 부처이며 마음은 마음이 아니기에 마음입니다.

그러기에 達摩조사께서는 허리까지 차오르는 눈밭에서 달마조사를 뵙기위하여 밤세워 기다린 慧可스님을 향하여 그 “마음을 내놓으라” 했고, 그 血脈論에서 心心心 難可心이라. 마음 마음 마음이여. 참으로 찾기 어렵구나 했으며, 마음을 구하려 하지말고 구하는 마음이라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람들은 마음을 잘 못알고 부처를 잘 못 알다보니 蒲團에 앉아있거나 行住座臥 語黙動靜間에 一如해야할 공부가 힘들고 마음마귀만 기승을 부립니다.
마귀란 散亂魔鬼요, 睡眠魔鬼요, 無記魔鬼인데 이들이 修行人에게 純一한 공부를 성취하라고 공부인에게 잠시도 가만두지를 않습니다. 이 마귀들을 降伏시키는 것이 공부길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곧 마음을 바로 보고 바로아는 것만이 공부의 유일한 길입니다.

이 마음을 바로 가르키는 것이 歷代祖師의 話頭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화두를 方便이라 하지만 절대로 화두는 방편이 아닙니다. 화두란 조사스님이 참 마음을 가르키는 것이요 그 가르키는 그 自體가 곧 마음입니다.
漢나라의 개는 흙덩이를 물고
楚나라의 사자는 흙덩이 던진 사람을 문다고 하는 것이
바로 이 뜻입니다.
오늘 解制하는 衲子들이여
禪房에 남아있거나, 加行精進을 하던지 발 닫는대로, 어디를 가든지 간에 敦篤하게 祖師關을 團束하여 打破해야 합니다.
조사스님의 마음을 바로 보고 알아차린다면 淸風明月이 내 所有요. 靑山白雲이 내 소유입니다.
浩浩蕩蕩하여 한 티끌도 없습니다.
한 티끌없는 씻은 마음에는 生死가 없고 輪廻도 없습니다.

선암사 도량에는 수백년전에 우리 선조사 스님네들이 심어놓은 매화가 피고 있습니다.
그 매화는 작년 겨울의 혹독한 추위에 이기느라고 코를 찌르는 향기를 사람들에게 내 보일 것입니다.
그 향기속에 우리 諸佛祖師의 심오한 이치가 들어있습니다.
이 향기가 심오한 이치를 보여주는 아름다운 현장입니다.
사람들은 수없이 많지만은 참으로 마음을 알아볼줄아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 寂寂하기만 합니다.
눈을 들어보아도 귀를 씻고 보아도 매화꽃뿐입니다.
고요하고 고요하고 고요하기만 합니다.

菱이라는 풀이 있습니다.
이 능이라는 풀은 진흙에다 뿌리를 두고 물속에 줄기를 뻗어 물위에 잎을 내는데 이 잎은 마치 바늘모양으로 쭈삣쭈삣하게 생겼고 多年間 사는 식물입니다.
이 능이풀이 날마다 쭈삣쭈삣하니 대중들은 이 도리가 무슨 도리인지 아시겠습니까.
한마디 이르십시오.

(良久)

曺溪高岑 久己等
世間人事 我無能
溪聲射石 窓前吼
山色披雲 眼底層

조계의 높은 봉우리 오른지 오래거니
세간의 사람 일에는 나는 재능이 없었네
개울물 소리 바위를 쏘아 창앞에 부르짓고
산빛은 구름헤처 눈앞에 층층하구나.


下座하다.
김원우 기자 | wwkim@buddhapia.com
2005-02-19 오전 9: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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