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명양로원(원장 현성)에서 올해로 9년째 매주 화요일마다 수지침과 침술 봉사를 하고 있는 민귀남(55)씨가 웃으면서 던지는 말에 주위 어르신들도 박장대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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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5일에도 양로원을 찾은 ‘불교자원봉사연합회(회장 성덕)’ 소속 혜명양로원 침술 봉사팀은 항상 그렇게 어르신들과 즐거운 기운을 가득 주고받으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뛰어다니고 양로원에서만 4시간 이상 머무르다 보니 이웃들로부터 ‘돈 벌러 다닌다’는 오해를 받을 법하다.
봉사팀이 양로원에 도착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어르신들을 만나서 어디가 어떻게 좋지 않은가를 살피는 것이다. 어르신들은 봉사팀에게 주로 팔ㆍ다리 관절이나 어깨, 허리 통증을 호소한다. 그 통증부위에다 정성들여 침을 놓고 30분간 기다리고 난 후 침을 뺀 자리에 다시 30분간은 뜸을 뜬다.
“아유,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몰라. 팔목이 시큰시큰 했는데 많이 좋아졌다니까.”
봉사팀이 올 때 마다 침을 맞아 ‘모범생 할머니’로 불리는 이옥분(가명ㆍ85)할머니는 봉사팀장 박경희(69)씨의 손에다 고맙다는 표시로 말린 당근이며 호박을 잔뜩 쥐어준다.
다소 시간이 걸리는 침술의 특성상 봉사팀은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정을 쌓을 수 있게 됐다. 박팀장은 침술봉사팀을 반기는 할머니들이 침술을 기다리기 보다는 이야기 상대를 원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며 멋쩍게 웃었다.
“자원봉사를 하고 싶은데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서 못하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어요.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자원봉사처를 알려주는 곳이 많아요. 용기를 내서 한 번만 참여해보세요. 나누는 삶은 그리 멀리 있지 않습니다.”
<도와주세요> 혜명복지원 내 ‘희망의 집’
1982년 세워진 혜명복지원에는 혜명양로원뿐만 아니라 노숙인들을 위한 쉼터 ‘희망의 집’도 운영하고 있다. ‘희망의 집’은 98년 양로원 옆에 세워져 현재 48명이 입소해있는 주거 공간이다. 따로 운영진이 있기는 하지만 복지원에서 양로원과 함께 전체적으로 돌보다보니 세제나 비누, 치약 등 소소한 생활물품이 모자랄 때가 많다.
혜명양로원 봉사팀장 박경희씨는 “어려운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보니 복지원을 통해 생필품을 후원하는 것이 가장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02)802-67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