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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3월 26기 행자교육원부터 적용된 조계종의 40세 출가연령제한 시행 1년이 지나면서 각종 부작용에 따른 제도 보완내지 폐지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2003년 9월 중앙종회에서 입법화 과정에서 연령제한 정책의 ‘도입’과 ‘반대’ 주장이 서로 나름대로 근거와 설득력을 가지고 팽팽히 맞섰던 것에 비하면 상당한 변화다.
당시 종회 교육분과위원장으로 제도도입에 관여했던 영배 스님 조차 “공청회 등을 통해 나름대로 깊이 있는 논의를 통해 만들어진 제도지만, 최근 종단 안팎에서 폐지 또는 보완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하고 “출가자원의 질을 높이면서도 출가제한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잃은 것과 얻은 것
출가자 연령 제한으로 인한 가장 큰 영향은 역시 출가 자원의 감소다.
3월 16일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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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같은 시기에 타종단의 출가자는 상대적으로 증가 했다. 특히 사회 유력인사나 전문직 고급 자원들이 출가할 수 있는 길이 사라졌다. 또 진발심자의 출가제한이 부처님의 출가정신을 훼손한다는 비난도 적지 않는 부담이 되고 있다.
반면, 출가연령이 젊어져 생기는 이점도 있었다. 무엇보다 기초교육의 질이 향상됐다는 것이 행자교육을 담당하는 교수사와 교육원 당국자들의 한결같은 전언이다. 교육행정의 효율성이 제고 되고, 4~50대 출가자들이 대중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승가의 위계를 손상하는 사례를 방지 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출가자원의 자질향상이라는 제도 도입의 가장 큰 목적을 얼마나 달성했는가에 대한 판단은 아직 유보적이다.
■ 시행 1년, 내부 반대 목소리 커져
제도 도입 초기 출가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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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종회 의원 스님들은 출가연령제한에 여전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한층 누그러진 태도를 모였다. 진구ㆍ도완ㆍ정인ㆍ지유 스님 등 종회 교육분과위원회 스님들은 “현실적인 면에서 출가자 연령제한은 꼭 필요하나, 이에 따른 부작용이 있는 만큼 제도 보완은 필요하다”며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같은 교육분과 본각 스님은 강력한 반대 입장이다. 본각 스님은 “지금 와서 보면 그 당시 종회가 제도를 충분히 검토하지 못하고 졸속으로 도입한 것 같다”라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내놓았다. 본각 스님은 “45세, 50세 등 두부 자르듯 나이를 기준으로 출가를 결정할 것이 아니라, 출가 희망자의 진발심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심층면접과 이를 명증할 수 있는 은사의 보증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통해 출가의 가부가 결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기본선원의 2학년 과정을 지도하고 있는 백담사 선원장 신용 스님은 “이번 동안거에 방부를 들인 학인 26명 가운데 40대 초반이 절반이지만 7일 용맹정진을 모두 성취했을 만큼 수행 열의가 높다”며 출가연령 제한의 부당함을 강변했다. 신용 스님은 “고학력 전문직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진발심되어 출가하려 할 때, 종단이 그 길을 막아서는 안된다는 것이 수좌들의 공통된 인식”이라고 밝혔다.
제도 도입 초기 대다수 강원 교직자 스님들은 출가자 연령제한 문제에 대해 수긍하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입장이 바뀌고 있음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지난해 화엄사에서 열린 전국강원교직자회(회장 우진) 연수에 참가한 스님들 가운데 상당수는 출가연령제한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었다. 동화사 강주 해월 스님은 <열반경>의 예를 들면서 “고령자의 출가를 막는 것은 부처님 근본설에도 어긋나지만, 그로인해 승가교육 현장에 얼마나 긍정적 변화를 끼쳤는지도 의문” 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율원관계자들은 계율에 부합하지 않는 출가자체를 연령 제한의 부적절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고, 재가자들 역시 ‘폐지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참여불교재가연대 박광서 대표는 “근본적으로 재가자의 출가 권리가 제한 받는다”며 “다양한 사회경험을 가진 40대 이상의 우수인재를 종단이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막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 제도 보완 등 대안 찾기 고심
지난해 4월 취임하면서부터 연령제한 문제와 관련, 부정적 입장을 피력해 왔던 교육원장 청화 스님은 “교구본사 주지스님들을 비롯해 많은 스님들이 출가연령 제한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향후 열릴 임시중앙종회에 관련 안건이 상정되면 본격적으로 재검토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교육원 정책 당국자들은 이 문제와 관련해 당장 어떤 입장이나 대안을 내놓기는 어려워 보인다. 교육원이 올해 ‘승가교육제도개선추진위(위원장 종범ㆍ이하 승개추)’ 운영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교육원은 정책 도입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종책 담당부서라는 점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승개추가 고령자 출가제한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한 것은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1월 26일 열린 승개추 3차 회의에서 추진위은 출가연령의 적정선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①상한선 현행대로 40세 유지 ②상한선 45~50세로 상향 ③상한선 현행유지를 전제로 진발심자는 심의 후 선별출가 ④상한선 현행유지하면서 연령초과자의 권리제한 등 4가지 방안을 놓고 추진위가 구체적인 논의를 벌인 것이다.
교육부장 현관 스님은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로 “천주교의 수사제도를 본뜬 승가내의 별도 역할을 만들어 고령출가자들을 별도 관리하도록 하는 방법을 대안으로 제시할 수 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배 스님도 구족계 수계 불가를 전제로 고령자 출가를 인정하는 대신 이들이 준승려로써 사찰내에서 특정 역할을 수행하게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영배 스님은 “이 경우 기존 스님들과의 위계를 명확히 하고, 이들을 위한 별도교육체계 만드는 등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려했던 부작용들이 점차 가시화 되면서 제도보완을 바라는 승가사회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