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등단 30년을 맞은 불자 중진작가 김성동(58) 씨의 대표작이 새롭게 편집돼 애독자를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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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만다라>는 스님 출신인 저자가 1978년 중편으로 발표해 '한국문학신인상'을 받았다가 이듬해 장편으로 개작한 작품이다. 출가한 지 6년째 '병 속의 새'라는 화두를 풀지 못하던 수좌 법운 스님이 지산이라는 파계승을 만난 뒤 수도 생활에 변화를 맞는 과정을 그렸다. 파계승 지산은 술과 여자를 가리지 않을 뿐 아니라 거침없는 언동을 일삼는다. 그러나 상식을 깨는 지산의 언동에는 사물의 본질을 꿰뚫는 힘이 깃들어 있다. 법운은 지산의 영향을 받아 그동안 얽매여 있던 이분법의 세계에서 벗어난다. 소설은 두 승려의 방황을 통해 불교계의 모순과 인간의 위선을 드러내며, 개인의 자유와 해탈의 의미를 묻는다.
저자는 4년 전 개작판을 낼 때 문장의 둔중함을 줄이겠다며 관형격 조사 '의'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또 '육체'는 '몸뚱어리'로, '철저하게'는 '빈틈없이'로, '편린'은 '조각비늘'로 바꾸는 등 순수한 우리말을 살린 문장으로 고쳐썼다.
인적이 끊어진 깊은 오대산 산골 농막에 ‘토굴’을 마련하고 문학적 해탈을 위한 정진을 계속하고 있는 지은이는 “진정한 그 무엇을 얻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일체의 것들을 단호하게 버려야 한다. 비워내지 않고는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며 토굴 수행의 불가피성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