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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 아이스크림, 녹차 수제비, 녹차 라떼 등 최근 잎차보다 더 깊숙이 우리들의 생활 속에 파고든 것이 바로 가루차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루차는 잎차 같은 ‘마실거리’ 보다는 ‘몸에 좋은 식품’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이는 조선시대 이후 가루차 문화가 생활 속에서 멀어졌고, 근대의 차문화 운동이 잎차 문화를 중심으로 일어났기 때문이다. 최근 차인들을 중심으로 가루차 문화가 다시 확산되는 가운데, 바른 음용법과 생활 속 활용법을 알아봄으로써 가루차를 효과적으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가루차란?
흔히 말차(末茶)라고도 불리는 가루차는 녹차 잎을 갈아 미세한 분말로 만든 것으로,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즐겨 마셨던 우리 고유의 차다.
가루차를 일본 사람들이 많이 마시기 때문에 일본에서 유래한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은 중국 송나라 때의 음차법(飮茶法)이 일본으로 건너가 지금까지 유지, 발전된 것이다.
문헌을 보면 지금처럼 뜨거운 물로 찻잎을 우려내 마시는 포다법(泡茶法)이 보편화된 것은 명(明)나라 때다. 차가 보편적인 음료로 자리잡은 당(唐) 때는 여린 찻잎을 말려서 덩어리로 만든 후 차를 마실 때마다 덩어리를 맷돌에 갈아서 그 가루를 주전자에 넣고 보리차처럼 끓여 마셨다. 그런데 찻잎을 끓이면 색깔이 변하기 때문에 송(宋)나라 때는 가루로 낸 차에 뜨거운 물을 붓고 솔로 저어 차를 마셨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신라인들이 가루차를 즐겼고 고려시대에는 떡차를 가루 내어 마셨다. 성호 조선 후기 실학자인 이익은 <성호사설>에서 “다는 본래 전탕(煎湯)하는 것이지만 가례에는 점다(點茶)를 한다. 점다는 배중(盃中, 찻잔)에 다말(茶末)을 넣고 탕수를 부은 다음 다적(茶籍)으로 휘젓는 것이다”고 기록했다.
찻잎 자체를 갈아서 만든 가루차는 잎을 우려 마시는 것보다 영양 섭취면에서 탁월하다. 특히 녹차 잎에는 비타민 C가 일반 야채보다 6배나 높고 물에 녹지 않는 비타민 A와 토코페롤, 섬유질 등을 그대로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근대에 들어서는 1989년 서울 라마다 르네상스호텔에서 한국말차연구회(회장 고세연)와 해남여성차회(회장 이순희), 다화원(원장 김태연)의 주최로 ‘한국현대말차발표’가 개최된 것을 시작으로 차인들 사이에서 가루차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고세연 회장은 “차로 마시는 가루차는 300~350 메시(mesh, 입자의 크기를 가늠하는 호칭) 정도로 입자가 매우 가는 것이 적합하고, 200~300 메시의 가루차는 요리를 할 때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한국제다와 태평양 등에서 가루차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 가루차 마시기
가루차를 마시는 법은 다구의 종류나 다법에 있어 잎차를 마시는 것보다 간단한다.
말차를 마시기 위해서는 우선 다완과 다선(茶筅: 대나무로 만든 솔)을 준비해야 한다. 다완은 뜨거운 물을 부어 예열시킨 후 따른 물을 버리고 물기를 마른행주로 닦아낸다. 가루차를 찻숟가락 하나(2g 정도) 분량으로 넣고, 90℃ 정도의 뜨거운 물을 붓는다. 가루차는 물이 뜨거워야 맛과 향이 살아난다. 차선을 이용해 갈 지(之)자를 그리듯 빠르게 휘젓는다. 처음에는 솔을 세워 끝으로 바닥을 차를 살짝 풀어준 후, 전후로 빠르게 저어 거품을 낸다. 이때 젓는 시간이 40초를 넘기지 않아야 한다. 거품이 일어나면 가볍게 다완을 감싸쥐고 마시면 된다.
▷ 생활 속의 가루차 이용법
생활 속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는 가루차 응용법은 음식에 넣어 색을 내거나 맛을 더하는 것이다. 가루차를 우유나 요구르트 등의 음료에 넣어 먹기도 하고 밀가루나 쌀가루에 섞어 반죽을 하면 음식이 쉬 상하지 않고 쫄깃함을 더할 수 있다. 또한 비타민 C와 아미노산, 카테킨 등의 성분이 미용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녹차를 화장품의 부재로 사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 녹차젤리
가루녹차 1큰술, 젤라틴 1큰술, 물 1컵, 설탕 2큰술, 우유 반 컵
1. 물에 설탕을 넣고 끓여 녹인 후 가루녹차를 넣고 가품기로 멍울 없이 섞는다.
2. 젤라틴은 같은 분량의 물에 불린다
3. 1에 2을 넣고 체에 내려 적당한 용기에 붓도 굳힌다.
4. 굳힌 젤리를 모양 틀로 찍어 담아 낸다.
● 녹차 드레싱
소금 1/3작은술, 가루녹차 2작은술, 식초 3큰술, 꿀 2큰술, 기름(올리브유 혹은 포도씨유) 6큰술, 설탕 2작은술
1. 그릇에 소금, 설탕, 가루녹차를 넣고 잘 섞는다.
2. 1에 기름을 조금씩 넣어가면 저어준다.
3. 2에 꿀을 섞어 잘 녹인 후 식초를 넣는다.
● 녹차 화장수
1. 한 번 데웠다가 식힌 청주 500㎖ 정도에 가루설록차 1큰술을 넣는다.
2. 유자 2개를 납작하게 썰어 미리 만들어놓은 청주 녹차수에 넣은 뒤 서늘한 곳에 한달 정도 보관했다 꺼내 화장수로 이용한다.
● 녹차 영양팩
1. 가루설록차 2큰술, 밀가루, 플레인 요구르트 1/2개, 계란노른자 1개를 잘 개어서 흘러내리지 않도록 걸쭉한 팩을 만든다.
2. 거즈 수건을 물에 적셔 얼굴에 덮은 다음 가루설록차 팩을 눈과 입 주위를 피해 얼굴과 목 주위에 펴바른다.
3. 팩이 다 마르면 거즈를 벗겨낸 후 미지근한 물로 씻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