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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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는 지혜의 빛 방사하는 만다라
김재일 교수의 티베트의학산책 6
김재일 교수.
불교문화 풍토에서 성립된 의학은 힌두 아유르베다에서와 같이 풍(風), 담즙(膽汁) 그리고 점액질(粘液)이라는 세 체액을 중심적인 기본 개념으로 하고 있다.

첫 천 년 동안 인도의 전통의학은 내용이 더욱 풍부해지고 다양해졌다. 요가의 정신·생리적 수행기법을 기반으로 신체적 개념의 틀이 잡히고, 뒤이어 힌두교와 불교에 나란히 탄트라 교리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불교의술의 발달이 최고조에 달한 것은 바로 불교탄트라가 성행하던 시기였다. 불교탄트라의 요체는 살아있는 생애 내에 확실한 해탈을 이루는 비의적 교리와 비밀 수행법이다. 불교탄트라에서는 더 이상 육체를 깨달음의 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나 방해물로 보지 않고 오히려 주된 방편으로 삼도록 가르친다. 몸은 지복을 담는 더없이 소중한 그릇이요 잘 계발하면 광채를 드러낼 잠재 에너지가 자리한 곳이라고 내밀한 의미를 부여한다.

탄트라수행의 본질은 몸과 마음의 불순 성분들을 정화하고 변화시키는 내적 연금술에 있다. 삼라만상의 본성은 청정한 것으로 모두 해탈의 방편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육체를 포함한 물질세계(색계)는 법계가 빛의 모습으로 본성을 드러낸 것이며, 특히 신체는 지혜와 자비의 빛을 방사하는 체내 만달라로 보았다. 연금술이 발달한 것도 이 시기인데, 연금술사들은 수은 같은 복잡한 광물약으로 장수를 보장하고 불사까지 추구하려 하였다.

그런 와중에 7세기 전반 새로 통일된 티베트가 아시아에 강력한 팽창주의 세력으로 등장하게 된다. 8세기부터는 인도에서 밀교적인 탄트라유파가 티베트에 유입되어 고승 파드마삼바바에 의해 전역으로 널리 유포되었다. 그가 죽은 후 수 세기동안 티베트인들은 베일에 가린, 병도 건강도 넘어서 있는, 우리의 가장 내밀한 본성을 꿰뚫어 볼 부처님의 가르침을 찾아 광대한 히말라야 설원을 돌아다녔다. 병을 치유하고 온전한 건강을 유지하려는 열망은 인류의 영구한 꿈이며, 그 문제에 대해 불교탄트라에서 만큼 미묘하고 깊이 있게 설명되어 있는 곳이 없다. 위대한 탄트라 성취자 사라하의 말을 빌리면 ‘학자들은 신성한 교전을 설명할 수는 있으되 육체에 깃든 위대한 지혜는 알아보지 못한다.’우리 주변 세계와 우리 몸 그리고 의식 자체의 본성에 대한 태도를 변환시킴으로써 불교의술은 어떤 불가사의한 초월적인 신으로부터가 아니라 몸과 마음 가장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는 미묘한 본질에서 지혜가 드러난다는 인간의 가능성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티베트에도 건강을 지키고 장수하는 방법이 수 천년동안 전해 내려오고 있다. 예를 들면, 소화불량에는 따끈한 물을 마시면 되고 베거나 상처난 부위에는 버터를 녹여 바르면 피가 멎고 상처가 빨리 아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티베트의학은 하나의 전통 의학체계로 2,500년 이상의 장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티베트역사상 그 기원은 불교 전래 이전 본교 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티베트에는 이미 본교 고유의 상당히 앞선 의학 지식이 존재했지만 그것을 기록으로 남길만한 문자가 아직 없었다고 한다.
김재일 아주대교수· 한국티베트의학원장 | |
2005-03-09 오전 11: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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