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국립공원을 관통하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공사로 인해 인근 사찰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터널을 만들기 위한 대형 발파공사가 계속되면서 사찰의 전각이 기울고 축대와 석축이 붕괴될 상황에 처하는 등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학림사(주지 덕오)는 최근 “대웅전과 오백나한전을 비롯한 전각이 기울고 서까래가 갈라지는 피해를 입고 있다”며 관통도로 시공사인 (주)서울고속도로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학림사 비상대책위원회 최남실 위원장은 “학림사 뿐만 아니라 관통도로 인근에 위치한 사찰대부분이 비슷한 피해를 입고 있다”며 “공사가 계속된다면 사찰수행환경이 막대한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주)서울고속도로는 “공사기간이 상당히 지연되고 있는 만큼 더 이상의 공사중단은 있을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주)서울고속도로는 대신 공사를 마무리한 후 피해에 대한 보상을 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학림사의 요구로 공사는 지난 2월 7일부터 잠정 중단된 상태이며, 학림사 비상대책위와 (주)서울고속도로는 2월 17일 오전 7시, 오후 2시, 오후 7시 등 3차례에 걸친 발파실험을 한 뒤 공사 재개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2001년 6월부터 시작된 북한산 관통도로 공사는 불교계와 환경단체 등의 요구로 중단됐으나 2003년 12월 재개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