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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들려온 해인사의 변신 선언은 이렇게 사찰의 본질을 지켜가면서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는 사찰의 한 본보기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무척 고무적이다. 전문 연구진을 강화하여 교학 연구의 전통을 이어가며,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교육을 충실히 받은 국제 전법사를 양성하고, 목판인쇄박물관을 개관하여 사찰을 전문적인 문화보존과 선양의 중심지로 자리잡게 하며, 교구 말사의 분담금을 다시 말사로 지원하여 지역불교 활성화를 촉진한다는 등의 사항 하나 하나가 이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기에 그것이 실현되었을 때 올 파급효과에 대한 기대 또한 크다. 이러한 결정으로 하여 앞으로 해인사는 우리 한국불교계를 앞서 이끌어가는 사찰로서 그 위상을 확고히 할 것이다. 혁신적인 결단을 내린 해인사 교구종회를 비롯한 해인사 사중의 모든 스님들에게 다시 한번 찬탄을 올리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사찰의 변신이 해인사에 그쳐서는 안될 것이고, 또 해인사도 이번의 변신으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우선은 해인사의 모델을 검토하여 각 사찰의 조건과 상황에 맞는 변신을 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흐름들이 이어지다 보면 한 걸음 더 나아간 변화의 필요성이 대두될 것이요, 그것을 현실화하는 제 2, 제 3의 변신 모델들이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전통 사찰 구역을 중심으로 주변에 지역사회와 호흡하고 일반인들의 수행도량이 될 수 있는 수행과 문화의 공간을 새롭게 배치하는 연구도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수행과 포교의 중심으로서 그 기본기능을 충실히 하며, 한 걸음 더 나아가 지역사회의 정신적 문화적 구심점이 될 수 있도록 사찰을 변화시켜 나가기 위한 종합적인 모색이 절실한 때이다. 해인사의 변신선언이 이를 촉진하는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