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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든지 도움이 되고 어떤 곳이든 보듬고 싶었어요. 그래서 ‘울타리’에요.”
장애아동들의 든든한 보호막이 되고자 8명의 회원들이 똘똘 뭉친 ‘울타리회’는 여느 목요일마다 그래왔듯 2월 3일에도 서울시립아동병원을 찾아 그 곳 아이들과 함께하고 있었다.
최미애(47) 팀장을 비롯한 3명의 봉사자들이 조용하고 신속하게 비누칠을 하고 물을 끼얹는 곳은 205호 중증 지체장애아동들이 치료를 받는 공간이다. 아이들의 뒤틀리고 굳어버린 몸을 씻겨주는 자연스런 손놀림은 5년 동안 한결같이 해오다 몸에 밴 것이다.
아이들의 놀이방처럼 꾸며져 있는 301호에서도 울타리회 봉사자들은 아이들을 어르고 달래고 있었다. 301호에서 봉사자들은 이름 대신 누구누구의 ‘엄마’로 통한다.
“애들이 엄마, 엄마 그러더라구요. 그럴 때마다 저도 진짜 이 아이 엄마구나 싶어요.”
유필수(53)씨가 자신의 힘으로는 일어나는 것조차 할 수 없는 여섯 살 선미(가명)를 끌어안으며 “아이고, 예뻐라”를 연발했다. 예쁘다는 말에 선미도 싱글벙글이다.
“처음에는 힘들었지요. 아무래도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다 보니 우리도 사회적 편견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나봐요.”
5년 전, 한두 번 찾아왔을 때는 아이들의 중증 장애 때문에 밥 먹기조차 괴로웠다는 울타리회 봉사자들. 그러나 “애들은 애들이고 우리를 알아보면서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모른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가 될 때까지 꾸준히 봉사의 길을 걸어왔다.
이제는 환하게 웃으면서 지나온 시간들을 여유롭게 돌아보고 있는 울타리회는 입을 모아 약속한다.
“앞으로 아이들은 계속 바뀌겠지만 우리는 같은 자리에서 아이들 옆에 있을 것입니다.”
<후원자를 찾습니다>
수원 연꽃마을 ‘행복한 집’
수원시에서 제공한 시청관사에 마련된 사회복지법인 연꽃마을(원장 각현) ‘행복한 집’에는 5명의 남ㆍ여 중학생과 정석 스님(충남 예산 묘법사)이 살고 있다. 아이들은 지역 내 소년소녀 가장 중 스님과 함께 살기를 원해서 식구가 됐다.
벌써 8년째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는 정석 스님은 6번이나 담당자가 바뀌고 식구도 한 명 밖에 남지 않아 폐쇄 위기에 있던 ‘행복한 집’을 직접 살려낸 장본인이다. “출가시키려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 속에서 어렵게 살고 있는 아이들을 찾아가 함께 살아보자고 설득해 식구들을 모았던 것이다.
울타리회는 “무엇보다도 아이들의 교육문제가 가장 걱정”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아이들의 다양한 재능을 살려줄 수 있는 예체능 교육을 제공하기에는 형편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울타리회 김선희(53)씨는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접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불자들의 도움을 요청했다. (031)258-5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