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 오늘도 정말 수고했어요. 우리 유자차 한잔씩 해요.”
1월 28일 식당을 가득 메웠던 노인들이 모두 빠져나가 조용한 가운데 맞은 오후 2시. 마포 연꽃마을(이사장 각현) 재가노인복지센터 급식 봉사회가 다음 날 노인들의 점심식사에 대접할 ‘돼지 주물럭’ 재료 준비를 끝내고 바쁘게 돌아가던 식당일에서 한숨을 돌리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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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9년간이나 한 자리에서 한 뜻으로 일해 온 봉사회라 그런지 한 사람이 ‘척’ 하면 다른 사람이 ‘척척’ 받아낸다. 음식 하나를 준비해도 어떤 이는 야채 썰고 어떤 이는 반죽하고 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서로 별 협의를 하지 않아도 절로 된다.
이렇게까지 잘 통하게 된 것은 매주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한 주의 거의 대부분을 함께 보내기 때문이다. 마포 재가노인복지센터를 찾아오는 할머니ㆍ할아버지들에게 따뜻한 식사 한 끼 대접한다는 마음으로 뭉쳐 전체 인원 20여 명이 봉사할 수 있는 날을 정해 돌아가면서 ‘출근’한다는 봉사회. 일은 11시부터 시작인데 식사 준비는 물론 배식, 설거지까지 모두 마친 오후 3시가 되어서야 집에 돌아갈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상 한 번 찌푸리는 일이 없다.
봉사회가 가장 큰 자랑거리로 내세우는 것은 ‘자체적 활동’이 어느 단체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냉장고 등 고가의 주방기구가 필요하다면 누구랄 것 없이 모금을 하던지 자비를 털던지 해서 마련하고야 마는 것이 이 봉사회의 저력이다.
누구보다 활발히 이런 봉사활동을 이끌어온 봉사회 ‘왕 언니’ 공옥금(78) 보살의 말에 따르면 경조사 기금 마련과 김장철 김장 나눔 등도 자연스럽게 회원들의 원력으로 이뤄질 정도다.
“식사하러 오셨어요? 잘 오셨습니다. 저희가 오늘도 맛있게 준비했으니까 꼭꼭 씹어 잡숴요.”
따뜻한 말 한마디로 지역 노인들을 맞이하고 정성껏 대접하는 봉사회가 있어 마포재가노인복지센터에는 언제나 즐거움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