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4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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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영향 평가 이대론 안된다"
이병인교수, "지율스님 힘들게 이룬 성과 이어가야" 기고

밀양대 환경공학과 이병인 교수. 현대불교자료사진.
지율스님의 단식을 통하여 천성산 문제는 현재의 화두가 되어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단순한 지율스님 개인에 대한 생명보존과 국책사업의 방해한다는 식의 의미로서 천성산문제를 단순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천성산 문제의 본질은 지율스님이라는 한 개인의 문제라기 보다는 오늘날의 한국불교계와 현재의 우리 사회 전체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 한 단면을 드러냈다고 보는 것이 올바를 것 같다. 그동안 우리는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간에 개발위주의 잘못된 관행을 묵인해주는 사회의 큰 흐름속에서 살아왔다. 개발선진국이라는 관행아래 이루어진 잘못된 개발도 국책사업이면 어쩔 수 없다는 방임아래 우리의 삶을 이루어왔고 그러한 사실을 쉽게 잊어버리고 살아왔다.

천성산문제나 새만금문제의 핵심은 국책사업이고, 지금까지 소요된 예산과 그런 경제적 효과만을 가지고 이야기 할 것이 아니라, 원초적으로 잘못된 정치적 결정에 의한 무분별한 개발사업이 낳은 결과물이라는 점이다. 개발사업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와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대해서만 이야기했지, 그로 인한 부작용과 원천적인 문제점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배제되어 왔다는 사실이다.

또한 형식적인 재검토과정에서도 대안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대안에 대한 검토가 원천적으로 배제되었었다는 사실이다. 더욱 갑갑한 것은 이와 같은 개발당시의 문제점과 논리가 아직까지도 관성의 법칙으로 묵인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에는 환경친화적이라는 미명아래 개발이 추진되고 있으나, 여기에서도 개발논리만 있지 환경에 대한 배려는 없다는 사실이다. 어설픈 환경영향평가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법적 요건으로 되어가고 있으며, 환경업무를 전담하는 환경부는 정부의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해서는 묵인하거나 방조하고 있다. 이번의 지율스님의 단식에서도 환경부는 없었다. 환경문제를 전담하는 환경부는 없었고, 개발부서인 건교부만 있었다. 침묵하는 환경부에게서 우리는 무엇을 기대할 수가 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개발논리만을 내세우고 있는 기존의 정부와의 싸움은 계란으로 바위치기 식의 어려운 싸움이었고, 그 과정에서 지율스님이 가야 할 길은 항시 마지막 길이었다.

이제부터라도 불교계에서는 지율스님이 이룬 힘겨운 성과를 이어가야 한다. 새만금과 북한산에서 보여준 수경스님의 삼보일배와 지율스님의 단식은 불교계와 우리사회 전체가 이어가야 할 시대적 사명이기 때문이다.

여러 면으로 지금의 불교계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해도 특히 환경문제에 관한 한 이 시대의 비전을 제시하고 불교적 장점을 바탕으로 많은 기여를 할 수가 있다. 그러한 구체적이 실례를 보여준 것이 수경스님과 지율스님이다. 그러기에 지금 이 시점에서는 앞으로 불교계가 이 시대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에 대한 소명의식을 갖고 잘 드러내는 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천성산 문제의 해법은 이제부터라고 할 수가 있다.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타파하고, 합리적 과정에 의한 적절한 대책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불교계 내부에서도 분명히 잘못된 관행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과 정부당국에 대한 무비판적인 동조가 있었다는 내부적인 자성과 불교적 장점으로서 불교의 친환경적 가르침과 생활양식을 시대적으로 잘 활용하여 지금의 이 시대가 필요한 일들을 체계적으로 추진하여 나갈 필요성이 있다. 그렇지 못할 경우 진정으로 불교계가 국책사업을 덜미를 잡았다는 오명을 뒤집어 쓸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천성산 문제의 앞날은 환경문제에 대한 불교계의 역할과 활동에 달려있다고 볼 수가 있다.

자성과 참회, 교계의 전문화 및 체계화, 내부교육과 홍보, 불교환경가르침의 생활화, 등이 지금의 이 시점에서 다시 정립되고, 실천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조계종총무원에서 추진되는 불교환경의제21사업은 현실속에서 생활화하고, 지금의 시점에서 다시 실제적으로 강화하고, 추진되어야 한다.

또한 천성산에 대한 구체적인 현안에 대해서도 책임을 갖고 일시적으로 가 아니라, 보다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대응하여야 한다. 그동안 종단이나, 교계의 대응은 분명히 현안중심의 일과성의 대응이었다고 볼 수가 있다. 그리고, 정치적인 부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다보니 결국 지율스님 혼자만의 일로 남게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러기에 앞으로는 교계내의 사부대중이 함께하는 모두의 관심사가 되어야 하고, 모두의 일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 천성산문제의 해결을 위한 이후의 조치는 지난 재검토위원회와 같이 형식적인 검토가 아닌 실질적인 협의와 검토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교계내의 총력을 모아 다음과 같은 점들이 이루어져야 한다.

첫째는 환경영향조사를 위한 전문가그룹확보 및 검토이다. 그동안의 재검토위원회는 정말 형식적인 위원회로서 제대로된 검토를 수행하지를 못했다고 볼 수가 있다. 이점에서 이번에 구성되는 공동조사를 위한 위원회도 제대로 검토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그러기에 단기간에 걸친 조사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소신있는 위원들의 집중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둘째는 천성산에 대한 사후환경관리방안 및 그를 위한 기초자료의 확보이다. 이전의 공동조사를 통하여 확보한 자료는 이후 진행될 천성산의 개발에 대한 기초자료로서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 공동조사에 의하여 문제점이 확인되어 천성산을 관통하지 않은 대안노선이 확정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혹시라도 그렇게 되지 못할 경우 이후의 환경변화를 위한 기초자료서의 의미가 크다고 볼 수가 있다.

셋째는 천성산백서 등 천성산 관련자료들을 자료화하는 것이다. 이것은 그동안 잘못된 정부와 사회의 개발논리를 확인하고, 천성산의 생명존중과 사랑에 대한 환경보존에 관한 논리를 체계적으로 정립하고, 홍보하여 이 시대에 드러내고, 장려하는 일이다.

넷째는 천성산과 관련한 토론회를 개최하는 일이다. 이점은 앞으로 3개월간 진행될 공동조사를 위한 기초자료의 확보와 지속적인 여론화과정으로서도 중요하다. 중요한 정보의 공개와 공론화과정을 통한 지속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를 통한 내외적 여론형성을 위해서는 월 1회 이상에 걸쳐서 교계내의 주요 단체(총무원/정토회/환경단체 등)의 주도에 의한 천성산의 중요 현안에 대한 정기적인 토론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하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다섯째는 지율스님에 대한 지속적인 상징성을 홍보하고, 일반인들에 대한 이해를 장려하여야 한다. 이점은 특히 불교환경운동의 상징적인 존재로 특성화(정토회/종단/비구니회/환경단체/대학 등)하여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물상임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장려하여야 한다.

종단차원의 경우에도 그동안 상호간의 오해와 이견이 없지 않았으나, 이제는 지율스님을 활용하여 불교적 장점을 살리는 환경활동에 대한 지원을 적극 장려할 필요성이 있다.
이러한 일들을 통하여 불교계가 다시금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시대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일은 시대적 역할이고, 책임이다.
그런 의미에서 천성산문제는 이 시대 불교계의 역량과 책임을 확인할 수 있는 하나의 사례이자, 지표가 되고 있다.

부디 사부대중의 노력에 의하여 불교계가 이 시대의 충실한 지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를 바라며 마무리하고자 한다.

이병인 (밀양대 환경공학과 교수) |
2005-02-11 오전 11: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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