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4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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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심 경영’ 하는 기업들…경영인 13% 불자
불교에서 경영을 배운다

극단적인 이윤추구에 대한 반성과 함께 ‘윤리경영’이 새로운 경영철학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일부 기업들은 ‘인간’ 중심의 불교정신을 경영이념에 반영해 경영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한 사찰의 직장인 템플스테이. 현대불교 자료사진.


도입 수준도 단순한 벤치마킹이 아니다. 기업의 본질인 이윤창출을 비롯해 기업문화, 노사문제, 조직혁신, 의사결정 방식 등 많은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의도와 배경도 분명하고 자발적이다. 누가 배우라고 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불자 CEO들은 물론, 일반 기업임원들도 불교에서 ‘기업의 핵심가치’를 찾고 있다.
기업들은 불교에서 어떤 경영지혜를 배우고, 또 닮으려고 하는가. 기업과 CEO들은 ‘이윤추구’와 ‘윤리적인 길’에서의 균형 잡기 방법을 불교에서 어떻게 찾는지 국내·외 기업체를 통해 살펴본다.

나눔 위한 이윤추구 기업문화 확산
중도·자리이타 등 접목하기 최선…템플스테이·사회봉사로 실천

● 윤리경영·나눔경영 시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5단체는 지난 11월 내년 기업경영의 화두로 ‘윤리경영’을 선포했다. 이어 2005년초에는 업종 단체장들이 참여하는 재계 차원의 ‘윤리경영 확산대회’도 개최키로 했다. 벤처기업협회도 윤리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의 신용평가등급을 상향조정하는 인센티브제도 도입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윤리가 경영의 좌표가 된 셈이다.

이 같은 기업의 경영 변화는 사회공헌을 강조하는 ‘사회책임경영’으로 이어진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LG 등 4대 그룹의 최고경영자들은 지난해 11월 25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어떻게 이행할 것인가’를 주제로 특별간담회를 갖고 ‘사회책임경영을 위한 20대 실천과제’를 발표했다. 또 이런 맥락에서 이들 기업들은 지난해 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총 410억 원을 기탁하는 등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이윤추구를 본질로 하는 기업이 윤리와 나눔을 강조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우선 1차적인 이유는 이윤극대화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부도덕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그 기저에는 이런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즉 ‘깨끗하고 정직하지 못하면 소비자에게 철저히 외면 받는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돼 있다.
서강대 경제학과 노부호 교수는 “윤리경영은 지난 2001년 미국 엔론사가 분식회계로 파산을 맞았던 사건을 계기로 부각된 경영이념”이라며 “기업이 윤리, 도덕 등의 보편적 가치를 소홀히 하면 생존조차 어렵기에 결국, 윤리 등이 기업의 최우선 가치로서 받아지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설명한다.

직장인 템플스테이. 현대불교 자료 사진.


● 대기업들 연수에 수행법 포함

최근 삼성경제연구소가 내놓은 40쪽짜리 <경영과 동양적 사고>란 보고서에서 이런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1세기 경영이념은 ‘인간’ 중심의 전통동양정신에서 찾아야 한다”며 “기독교 문화로 만들어낸 서양식 기업경영이 이제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흐름은 경영이념과 기업문화 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윤리경영과 나눔경영 형태의 새로운 경영모델은 기업경영의 목표 설정, 이윤의 사회환원화 과정 등에 바로미터 역할이 됐다. 이윤환원 방식의 ‘길과 틀’을 제시한 것이다. 또 기업이 ‘어떻게 이윤을 추구할 것인가’와 ‘그것을 무슨 방법으로 환원할 것인가’에 대한 해법을 전통동양정신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불교가 신경영이념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불자 기업인 SK글로버의 전신 SK네크웍스(대표이사 정만원)의 경우, 용타 스님이 1980년 불교원리를 바탕으로 명상 등의 각종 수행법을 취합해 개발한 동사섭 연수를 지난 1998년부터 현재까지 실시해 임원진 90%가 이 연수를 거쳤다. 올해부터는 아예 다른 그룹 계열사 임직원의 참여를 독려, 지원자가 급증하고 있다. 또 삼성그룹은 올해 삼성인력개발원이 강원도 월정사에서 진행한 선수행 체험 프로그램을 삼성리더과정에 포함시켰다.

직장인 템플스테이. 현대불교 자료사진.


● ‘투명 경영’ ‘정직 경영’으로

‘자리이타(自利利他)’ 정신을 경영에 응용하고 것이 핵심이다. 불교적 경영론의 핵심이 바로 자신과 타인 모두를 이롭게 한다는 이론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인간’ 중심의 자리이타 사상이 현대 기업경영의 고객만족철학을 가장 간결하고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는 셈이다.

하이테크 세라믹 전자회사인 일본 쿄세라 주식회사를 창립한 불자기업인 이나모니 쿠즈오 회장은 경영방식의 영감을 타인에 대한 자비와 배려를 갖는 자리이타에서 찾았다. 오랫동안 선불교에 심취해온 그는 인간이 경영의 근본이라고 강조, 이윤은 이러한 윤리적 토대에서 창출해야 한다고 믿었다.

선적인 깨달음에서 경영지혜를 배우는 경우도 있다. 삼성그룹을 창립한 고 이병철 회장은 집에 모신 불상 앞에 늘 정좌해 선정삼매를 들었다고 그의 자선전에서 밝혔다. 이 회장은 이를 통해 매시간 이뤄지는 중요한 사업결정을 평정심으로 처리했다고 술회한다.

첨예한 노사대립의 해법을 불교에서 찾은 기업도 있다. 지난 1996년 정부 지정 1호 도매센터로 설립돼 서울 동대문 패션몰의 막을 열었던 프레야타운이 부도위기를 극복하고 재기한 것이 그 사례다. 당시 3천2백여 점포들이 입주했던 프레야타운이 98년 문을 닫을 처지가 되자, 불자인 배관성 사장은 모래알처럼 개별화된 입점 상인들에게 일체감과 공동운명체 의식을 심어줬다. 입점상인과 사장과의 화합으로 침몰 직전의 프레야타운을 회생시킨 것이다.

특히 배관성 사장은 이 과정에서 ‘바른경영’과 ‘고객존중’이란 경영이념 정립을 불교의 ‘팔정도’에서 얻었다. 업종을 개발하고 상품을 구성하는데, ‘어떤 것을 선택하고 그것이 바른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여기서 찾았다.

배관성 사장은 “당장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눈앞의 이익을 쫓기보다는 정직하게 버는 것이 중요하다”며 “투명경영과 정직경영을 하는데 불교는 올바른 길을 제시해줬다”고 말했다.

● 경영의 새 패러다임 ‘불교’

성균관대 경영학부 유필화 교수는 우리 민족의 정신문화를 이끌어 왔던 불교에서 기업 경영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인의 의식구조, 언어, 풍습, 사상에 스며있는 불교가 새로운 경영패러다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우선, 유 교수는 “중도의 가르침이 경영철학의 핵심 키워드로서 작용한다”고 말한다. 즉 분산과 집중, 현상유지와 혁신, 전체와 개인, 모방과 창조 등의 기업 가치를 고민할 때, 불교는 명확한 지침이 된다고 설명한다.

종교적 이념과 가르침을 도입하고 있는 사례는 불교 외에도 많다. 청교도주의적 윤리를 기업경영이념으로 한 의류기업인 신원그룹은 믿음, 정직, 선도 등의 3대 이념을 경영철학으로 하고 있다. ‘하나님의 주인 되심’, ‘하나님 앞에서 떳떳하고 정직한 기업윤리 정착’ 등을 통해 고객감동경영의 핵심가치를 ‘섬김’에서 찾고 있다. 아예 개신교 정신을 기업문화로 공식적으로 선언까지 했다.

뿐만 아니다. 원불교는 이미 2000년에 수도권 지역에서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재가교도들을 중심으로 ‘원불교 서울기업인회’를 창립했다. 전문경영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원불교 신자 기업인 30여명이 이 모임을 결성했다. 이들은 회원 상호간 발전을 위한 정보교환 및 친목을 도모하고, 교단의 경제자문 등 교단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회칙을 제정하는 등 원불교 정신을 기업경영에 반영하고 있다.


■ 불자 CEO 얼마나 되나?
국내경영인 13% 650명이 불자

최근 한국경영자총연합회가 국내 경영인 5천1백 명의 종교를 분석한 결과, 종교인 1천883명 중 불교신자는 34.5%(650명)로 집계됐다. 이외 개신교 42%(790명), 천주교 21.5%(405명) 순으로 분석됐다. 국내 경영인 10명 중 불자 경영인은 1명이 조금 넘는다는 의미다.
본지가 조사한 국내 100대 그룹의 기업총수 종교 현황에서도 불자는 15%(15명)로 나타났다. 불자로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구자경 LG명예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신격호 롯데회장, 현승훈 화승그룹 회장, 신춘호 농심회장, 김중기 동부그룹 회장 등으로 집계됐다. 이외 손연호 경동보일러 회장, 선우영석 한솔제지 부회장, 명호근 쌍용양회 부회장, 남상수 비비안 회장, 최수부 광동제약 회장 등도 불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 연매출 3조원의 동국제강
국민 이익 먼저…올곧은 장인정신
故 장경호 회장의 불심 ‘무파업’ 기업으로 승화

근대한국 불교기업하면 떠오르는 동국제강. 1954년 조그만 못을 만드는 공장에서 출발한 동국제강이 2004년 연매출 3조원 매해 540만 톤의 강철제품들을 생산하는 철강왕국으로 도약한 데는 故 장경호(1899~1975) 회장의 독특한 신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장 회장은 개인적 이익이 아니라 모든 사람과 이익을 나누면서 불교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경영 목표를 두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평생 노력했다. 장 회장은 27세 되는 해 통도사 동안거 결제에 동참한 후 “나는 상업에 종사해 크게 돈을 벌리라.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불교에 바치겠다”는 서원을 세웠다고 한다.

서원을 실천하기 위해 장 회장은 점심 한 끼 사먹는 일 없이, 용돈 한 푼 쓰는 일 없는 근검절약을 실천, 평생 모든 재산 33억원(현재 2천억원 규모)을 불교 중흥을 위해 쏟아 부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불교진흥원, 불교방송, (사)대원정사, 신행모임 대원회 등이다. 장 회장은 60대까지 매해 동안거를 사찰에서 보내며 참선과 정근에 몰두하는 한편, 평상시에도 아침, 저녁으로 참선을 하며 경영자이면서 수행자의 모습을 잃지 않았다.

장경호 회장의 수행자적인 삶은 동국제강만의 독특한 불교경영 방침을 만들어냈다. 사치품과 소모품에 치중하지 않고 타인과의 경쟁을 통해 이기는 경영방식을 피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동국제강은 오로지 국가의 국민의 삶에 이익을 주는 좋은 철강제품을 만드는 것에 최선을 다할 뿐 다른 일에 한 눈을 파는 법이 없었다. 장 회장은 다만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에 앞을 내다보는 혜안을 갖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이런 전통은 오늘의 동국제강 속에서도 살아있다.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이타적 경영관’과 잘 할 수 있는 분야 하나에만 집중한다는 올곧은 장인정신으로 이어졌으며, 노사가 따로 없이 구성원 모두가 주인정신으로 똘똘 뭉치는 노사공동경영방식을 새로운 기업문화로 창출해냈다.

동국제강 노사는 1991년 노동선언문을 만들어 ‘신노사문화’를 주도했으며, 대부분의 기업이 첨예한 노사문제를 겪던 94년 ‘항구적 무파업 선언’, 95년 국내 최초 무교섭 임금타결의 성과를 일구어냈다. 동국제강인들은 이런 동국제강의 노사문화를 ‘노사불이(勞使不二)’ 정신이라 표현한다. 이런 노력 끝에 동국제강은 유니언스틸, 국제통운, 동국해운, 국제종합기계 등을 거느린 철강전문 기업으로 자리를 잡게 됐다.

■ 벽지부문 업계1위 (주)did
사원과 고객 ‘마음읽기’ 성장 동력
허훈종 사장 경영원칙은 ‘인과법’과 ‘투명’

‘전국시판 3년 만에 벽지부문 업계 1위, 전국20여개 언론사 히트상품 선정, 디자인 본고장 이태리 최고의 벽지회사에 디자인 수출, 2003년 한국경제신문이 조사한 대단위 소비자 조사결과 만족도 85.7’

1997년 설립한 한국최초의 전문 벽지 및 인테리어 소재 전문 디자인 마케팅 회사 (주)did. 자본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브랜드 인지도가 있는 것도 아니었던 did가 2005년 현재 매출 100억원대 중견기업 진입을 향해 달릴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면서 모든 고객들에게 인기를 얻게 된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가?

바로 ‘마음’이다. did 성장의 핵심은 사원과 고객의 마음을 읽고 감동을 주는 ‘마음경영’에 있다. did의 대표이사 허훈종 사장은 인과법을 믿으며 기업의 이윤창출을 위해서 가장 근본 되는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아는 불자다. 허 사장의 이런 마음경영은 기업경영의 핵심을 이루며 곳곳에서 드러난다.

did는 먼저 고객의 마음을 중시했다. 당장의 매출보다는 고객에게 필요한 제품 공급을 사명으로 삼고, 매출액의 20%를 디자인 브랜드 육성에 투자하고 있다. 또 홈페이지에 디자이너와의 상담코너까지 마련했다. 당장의 득실만으로는 하기 어려운 지출. 그러나 이것이 오늘날 did의 큰 자산이 되고 있다.

누구나 무한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 허 사장은 모든 직원들에게도 그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과감한 권한 위임까지도 서슴치 않는다. did의 이런 경영은 신속하고 효율적인 업무처리로 관리비용의 절감효과를 가져왔고, 직원들에게는 주인의식과 애사심을 고취시키는 계기가 됐다.

did의 마음경영은 열린 경영, 투명경영으로 이어져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고객과 사원들의 마음을 읽고 움직이기 위해서는 비밀이나 불합리가 있어서는 안 된다. did는 회사의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경쟁회사가 알면 치명적일 수 있는 제품의 실시간 재고상황과 앞으로 출시될 디자인까지도. 기업에 다가올 손해보다 고객들의 활용을 먼저 생각한 것이다. 이것은 고스란히 언론사 지정 히트상품을 나았다.

현재 did는 20여개월동안 세계적으로 유명한 위인들의 주택 미니어처를 무상으로 공급하면서 삭막해지고 있는 가정과 사회에 웃음과 사랑을 불어 넣고 있다. 박희원 이사는 미니어처의 무상공급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did는 국민들에게 주는 기쁨과 사랑이 더 큰 득이라며 계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 일본의 기업들
“사업할 때는 부처의 일처럼 하라”
후지은행·미추토요사 등 불교정신 고객 감동

‘경영은 타인을 돕겠다는 동기부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쿄세라 사 이나모리 쿠즈오 회장. 전화통신회사 DDI를 창업한 그가 최근 재계를 은퇴하고 입산출가한 일은, 일본 불자기업의 경영이 어떤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즉 ‘모든 상업 활동은 부처의 활동’이라는 확신이 바로 일본 불자기업경영의 공통점이다. 이 같은 경영이념의 시작은 13세기 정토진종의 렌뇨(1415~1499) 스님이 주창한 ‘사업을 할 때는 부처의 일처럼 하라’는 불교경영관으로부터 비롯됐다.

이후 일본 기업들은 불교에서 경영이념을 찾기 시작했다. 가장 큰 민간은행인 후지은행의 설립자 야스다 젠지로 회장은 ‘정직과 신용, 친절’을 기업의 핵심가치로 삼았다. 당시 야스다 회장은 고객들을 공정하게 대우해 사회적 지위에 따라 차등을 두지 않는 경영방침을 펼쳤다. 누구든지 똑같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그의 경영철학 때문이었다. 이는 ‘아미타부처님의 눈에는 모든 인간이 근본적으로 평등하다’는 그의 자비관에서 출발한다.

‘동체자비’ 사상을 경영이념으로 한 기업가도 있다. 세계적인 정밀기계 제조회사인 미추토요 사를 설립한 누마타 예한 회장과 그의 일가가 그렇다. 지금 불교전도협회를 맡고 있는 예한 회장의 아들 도시히데 현 회장은 ‘타인의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경영이념을 실천하고 있다. 세제 제조업체 카오 사를 창립한 마루타 카오 요시로는 노사관계를 ‘도반’이라 했고, 회사를 ‘도량’으로 여겼다. 또 소비자를 이롭게 하는 상품 연구활동이 곧 지혜를 계발하는 길로 믿었다.


■ 대만의 기업들
‘나눔’ 기업활동의 기본 ‘코드’ 정착
불광산사·자재공덕회 등에 정기적 기부

불교적 마인드를 기업경영으로 도입한 대만 기업 대부분은 철저한 나눔경영을 실천한다는 특징이 있다. 까오슝의 불광산사, 화니엔의 자제공덕회 등 주요 불교단체에 정기적인 복지기금을 기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유통기업인 신꽝(新光)그룹 우똥시옌(吳棟玄) 회장은 대표적인 불교사회복지단체 자제공덕회에 매년 대만달러 1억원(한화 35억)을 기금으로 내놓고 있다. 또 전자제품 기업인 똥셩(東昇)TV 사는 1999년에 일어난 9.21 대만대지진 사태 당시, 재난민들에게 가전제품을 기증했다.

이렇게 나눔에 앞장서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업은 사회와 동떨어져 살 수 없다는 현실인식 때문이다. 중국신탁상업은행의 경우, 지난 1984년부터 20년간 심장병 등을 앓고 있는 2만명의 아동들에게 1억6천만원(한화 56억원)을 전달하는 등 이윤의 사회 환원을 실천하고 있다.

이러한 대만 불자기업들의 불교적 경영철학은 다양한 사회책임경영으로 이어졌다. 지난 1987년 결성된 영동연의회(榮董聯誼會)는 대만불자 기업가 80여 명이 모여 자연재난, 사회복지기금 조성 등 앞장서고 있다. 이 단체는 매년 1백만원(한화 3천5백만원)을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기업체들로 구성돼 있다.

최근 불자기업체 21곳을 대상으로 ‘불교와 기업경영과의 관계’를 연구한 린조우쩐(林佐振) 연구원(대만 국립 중산대학 기업관리연구소)은 “경영자가 불자인 기업의 공통점은 불교가 경영이념, 조직정서 등 다방면에 핵심가치로 자리 잡고 있다”며 “한마디로 ‘자비와 지혜를 함께 굴린다(悲智雙運)’는 것을 경영철학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철우·강유신·배지선 기자 |
2005-02-10 오전 10: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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