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3일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티베트 불교를 대표하는 11세 판첸라마를 만났다고 중국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판첸라마는 티베트 불교에서 달라이라마와 마찬가지로 전생활불(轉生活佛)로 받아들이는 인물로, 달라이라마 다음가는 권위를 지니고 있다. 11세 판첸라마는 1990년 티베트에서 태어난 짱(藏)족으로 1995년 11월29일 판첸라마에 올랐다.
후 주석은 지난 3일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11세 판첸라마를 만났다. 중국 최고 지도자가 판첸라마를 베이징으로 불러들여 만나기는 극히 이례적이다.
후 주석은 이 자리에서 11세 판첸라마를 따뜻하게 맞으며 “수행에 정진하고 불교의 평등과 자비의 이념으로 사회와 중생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또 “애국주의의 전통을 이어 민족 단결을 공고하게 하고 조국 통일을 유지·보호하는 데에 노력해 달라”고 덧붙였다. 후 주석은 “종교와 사회주의 사회는 서로 적응하도록 하는 일이 시대와 사회의 요구”라고 말했다.
올해 16살에 불과한 11세 판첸라마는 즉위 후 10년 동안의 일을 설명하며 시짱(西藏)자치구와 관련 부문에 대한 지원에 감사했다고 중국관영 신화통신은 전했다.
중국 안팎에서는 이번 만남과 관련, 중국 중앙정부의 티베트 정책이 더 적극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후 주석은 역대 중국 최고지도자 중 티베트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티베트 자치구의 당서기로 1988년 라사(拉薩)에서 일어난 대규모 시위를 진압했었다. 전문가들은 후 주석이 티베트를 잘 아는 만큼 판첸라마를 중심으로 한 티베트불교를 끌어들여 티베트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