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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지율스님측은 3일 저녁 7시부터 10시 15분까지 서초동 정토회관에서 총리실 남영주 민정수석 비서관과 법륜(정토회), 도법(실상사) 스님 등이 참석한 가운데 막판회담을 갖고 △환경영향조사 실시 △조사단 요구시 공사 일시중단 △지율 스님 단식중단에 합의했다.
정토회관에서 합의내용을 발표한 법륜 스님은 “정부가 요청을 받아들여서 국회 결의안과 종교계 지도자들의 요청을 검토한 결과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뜻으로 정부가 환경영향 공동조사를 수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국무총리실에서 발표한 이강진 총리실 공보수석은 “지율 스님으로부터 확인을 받아 동의를 얻은 사항을 발표하겠다”며 “정부는 국회건설교통위원회의 ‘지율 스님 살리기와 천성산 환경영향공동조사 촉구 결의안’과 종교계 조지도자들의 권고를 깊이 검토한 결과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뜻으로 환경영향 공동조사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환경영향공동조사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조사단이 공사중단을 요구할 경우 이를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뜻으로, 조사단의 요구에 최대한 따르겠다”고 말했다.
또 이 수석은 “환경영향조사단은 양측에서 추천한 전문가로 구성된 실무협의단을 꾸려 추후 논의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2월 3일로 단식 100일째를 맞은 지율 스님의 생명이 위태롭다는 여론이 퍼지면서 정부와 시민 종교 사회단체는 발빠르게 움직였다.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위원장 김한길)는 3일 오전 7시 30분 정부를 향해 지하수맥에 대한 영향과 지질안정성 여부에 대해 시민 종교단체와 함께 환경영향 공동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성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어 오후 2시경 이해찬 총리가 정토회관을 방문해 "국가정책의 연속성 차원에서 예외를 인정하기가 어렵다"고 사실상 수용불가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정토회 법륜 스님은 "사람이 죽어가니 길을 찾아달라"고 당부하면서 이 총리에게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정부의 불가입장이 알려지자 여론이 악화되면서 총리실은 오후 4시경 이해찬 국무총리 주재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지율 스님이 그동안 주장해온 '천성산 고속철도 터널공사의 일시 중단과 환경영향평가 재실시'안을 최대한 수용하는 입장에서 ‘천성산 고속철도 발파공사 최소화및 환경영향조사를 실시한다’는 협상안을 확정했다.
협상안을 들고 오후 7시경 정토회관을 찾은 남영주 총리실 수석은 1차 협상이 결렬되면서 7시 30분경 모처로 떠났고, 다시 8시 30분경 정토회관으로 찾아와 협상을 진행했다. 협상은 발파공사 중단문제로 10시 30분경 합의돼 발표에 이르게 됐다.
시민들도 촛불집회를 열며 한 차원 뛰어넘는 정부의 정치적 결단을 호소했다.
‘도룡뇽의 친구들’과 민주노동당 등은 3일 저녁 서울, 부산, 서면, 광주등 전국 20여곳에서 촛불집회를 겸한 100만마리 도롱뇽 행진를 개최했다.
시민 종교단체들도 2월 3일 오후 ‘지율스님을 살리기 위한 국민회의’를 결성하고 ‘노무현대통령께 드리는 호소문’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한편, 지율 스님은 ‘단식을 풀며’라는 글에서 “힘겨운 시간에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그 과정에서 많은 혼란과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하다”며 “여러분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참회하는 마음으로 일어서겠다”고 밝혔다.
지율 스님은 2~3일간 정토회관에서 안정을 취한 뒤, 병원 입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