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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불문화연구회(회장 이근후)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호섭 박사(73, 이호섭이비인후과의원)가 지난 20여 년간 전국 550여 곳의 석불을 답사하며 찍은 사진을 담은 <천년의 미소-한국의 석불을 찾아서>를 펴냈다. 직접 찍은 수천여 장의 석불 사진 중 550여 장을 고르고 석불 답사를 떠나는 사람들을 위해 약도와 석불의 조성연대, 특징 등을 간단히 정리해 덧붙였다.
불자는 아니지만 처음 석불을 보게 됐을 때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을 느꼈다는 이 박사는 이후 주중에는 서울 영등포에 있는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고, 주말이면 전국을 누비며 ‘천년의 미소’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석불을 찾기가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다. 당시만 해도 지정문화재에 대한 표지판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고, 동네 주민들조차 석불의 위치를 모르는 경우가 허다했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점심도 빵으로 대신하며 4~5시간씩 산 속을 헤매다 겨우 석불을 발견하기도 했다. 그의 말대로 석불에 대한 끝없는 애정과 끈기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인도나 중국, 일본과 달리 한국인의 자비와 정감을 담고 있습니다. 저마다의 얼굴과 수인(手印)을 가지고 있는 우리의 석불들에서는 은은하고 고요한 미소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는 기억에 남는 석불로 영암 월출산 마애여래좌상(국보 제114호)과 합천 해인사 석조여래입상(보물 제264호) 그리고 경주 남산 곳곳에 세워진 석불들을 꼽았다. 힘겹게 산을 오르고, 길을 잃어 몇 시간씩 헤맨 끝에 만난 석불은 그것을 만든 이의 정성과 믿음을 고스란히 그에게 전해 주었다.
하지만 그는 오늘날 석불이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 보호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불상이나 문화재와 달리 야외에 모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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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불이 불교미술이라고 해서 불자들만의 것은 아닙니다. 우리 모두의 소중한 문화유산이죠. 이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더욱 필요한 시점입니다.”
앞으로도 시간과 건강이 허락되는 한 더 많은 석불을 친견하고 싶다는 이 박사는 “이 책이 석불을 찾아나서는 사람들에게 소중한 나침반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천년의 미소-한국의 석불을 찾아서>(이호섭 글/사진, 문창출판사, 9만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