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9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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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조각사를 한눈에"

북위시대에 제작된 중국 운강석굴의 좌불 및 입불.
돌이나 나무를 깎아 만드는 ‘조각(彫刻)’의 역사는 깊고도 유구하다. 신석기시대부터 오늘날까지, 한 손에 쥘 수 있는 토우(土偶)부터 수십 미터에 이르는 불상까지, 인류는 수많은 재료를 이용해 상징물을 만들어왔다. 그 시대 사람들의 애환과 염원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조각사는 그 나라 역사와 다름이 아니다.

<중국 조각사>는 조각상을 통해 중국 역사의 흐름을 짚어보는 책이다. 중국 닝샤(寧夏)인민출판사가 2000년 11월에 발간한 <전채중국조소예술사>를 전창범씨(동국대 고고미술사학과 강사)가 우리말로 옮겼다. ‘올컬러판 예술사 계열’ 시리즈 일환으로 출간된 이 책은 중국 내에서 손꼽히는 한반도 전문가인 루신(汝信) 소장(중국사회과학원 한국문화중심)이 감수를 맡았다.

많은 미술사 개설서들이 학술적인 설명에 치중한 것과 달리 이 책은 500여 장에 달하는 사진을 통해 조각사의 흐름을 짚어보도록 구성돼 있다. 각 시대별 조각사의 특징과 주요 미술용어풀이 등을 간략히 실었고 ‘조각상을 통해 본 말 품종의 변천’ ‘후어취삥 무덤석각의 배치는 어떤 의의가 있는가’ 등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독자의 궁금증을 풀어준다.

특히 책의 많은 지면을 할애해 설명하고 있는 불교조소는 중국 고대조소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인도에서 전래된 불교가 오랜 역사를 거치며 다양한 예술작품으로 형상화됐고 이는 중국만의 예술적 특징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중국조각사> 표지사진
책에서는 불교가 인도로부터 중앙아시아를 거쳐 중국으로 전파되는 경로를 따라 건립된 돈황, 운강 등의 석굴사원들과 위진남북조시대의 단독불교조소, 불교미술의 전성기를 이룬 수당시대의 불상 등이 소개된다. 또한 당 말기 이후부터 오대 및 원ㆍ명ㆍ청나라를 거치며 불교예술이 쇠퇴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불교의 중국화가 거의 진행되지 않았을 무렵 조성된 북량 금탑사의 미륵불상과 운강석굴의 좌불, 뉴욕시립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북위시대의 금동석가입상, 북송시대의 조각양식을 보여주는 광주 육용사의 혜능좌상 등 다양한 불교 조각상의 모습을 사진으로 감상할 수 있다.

지은이들은 중국소조의 특징을 크게 세 가지로 꼽는다. 첫째는 사물의 형식보다 그 내용와 정신에 치중해 표현하는 사의성(寫意性)과 비사실성이다. 이는 자연과학식의 정확함과 사실성 대신 정신으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한 것이다. 둘째는 조소로 정확하게 표현하기 어려운 눈이나 몸의 장식, 의복의 무늬 등을 붓을 사용해 그린 회화성(繪畵性)이다. 셋째는 장식성이다. 조소는 그 자체가 장식품의 용도로 만들어졌으며, 특히 종교적 목적으로 만들어진 불교조소는 일정한 장식 특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책을 옮긴 전창범씨는 “책에는 이처럼 국내학계에 소개되지 않은 새로운 관점과 논리가 많이 담겨 있다”며 “이 책을 읽음으로써 조소예술사에 대한 중국학계의 입장을 일목요연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중국 조각사>(랑티앤용ㆍ리쩡 지음, 전창범 옮김, 2만5천원)
여수령 기자 |
2005-02-11 오후 5: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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