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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가 보성과 하동 등지에서 지역경제 활성 견인차로 떠오르자 각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들도 댓잎과 국화, 뽕잎 등 지역 특산물을 이용한 대용차를 특성화 상품으로 육성하고 있다.
‘건강’이 일반인들의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오늘날 차에 대한 높아진 관심과 다양한 차를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구미에 발맞춰 지자체들이 대용차 생산에 나선 것이다. 특히 담양 댓잎차와 안동 국화차는 전국적인 배급망을 갖추고 벌써 차인들의 찻상위에 오르고 있다. 지자체들이 육성하고 있는 차 산업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본다.
▷ 전남 담양 댓잎차
대나무의 고장 전남 담양군은 최근 대나무를 활용한 고부가가치 상품을 21세기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그 중 차인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단연 댓잎차. 담양군과 전남대가 3년여에 걸쳐 지난 2002년 개발한 댓잎차는 지난해 티월트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후 스위스 뱀부슈링크사에 10만달러(한화 1억 2천여만여원)어치를 수출하는 등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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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댓잎은 밥이나 떡을 싸서 음식이 빨리 쉬는 것을 막고 동치미나 간장 등에 넣어 숙성을 억제하는 등 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쓰여 왔다. 하지만 담양군이 댓잎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불과 4~5년 전이다. 1970년대 죽세공품으로 유명했던 담양은 80년대 이후 플라스틱 제품과 값싼 중국 제품에 밀려 대나무 수요가 급격히 줄자 군은 대나무의 수요 창출을 위해 지역 업체, 학교와 함께 활용 방안 모색에 나섰다. 주민과 공무원들을 중국과 일본 등으로 견학 보냈고, ‘대나무 건강효능 연구’ ‘대나무잎을 이용한 식품 개발연구’ ‘죽엽의 약리효능 연구’ 등의 연구용역을 통해 대나무가 고혈압, 뇌졸중 등 성인병에 효과가 있음을 밝혀냈다.
특히 2003년 11월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한 댓잎차는 ‘웰빙’ 열풍과 ‘그린마케팅’ 효과에 힘입어 국내에 시판되기도 전에 해외에 수출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한해 담양 지역에서만 댓잎차와 댓잎 분말을 생산하는 데만도 10여 톤의 생 대나무 잎이 소요될 정도다. 또한 담양군은 대나무 축제와 관련 세미나, 세계 박람회를 개최하고 ‘대나무 생태공원’을 조성하는 등 관광산업과도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농약이나 제초제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댓잎차는 피를 맑게 해주고 숙취해소에도 효과가 있다”며 “댓잎차는 올해 30만 달러, 내년 50만 달러 정도 수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한다.
▷ 경북 안동 국화차
경북 안동시를 여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국화밭이다. 안동시 서후면 태장리를 비롯해 금계리, 성곡리 등에 펼쳐진 1만여 평의 국화밭은 국화가 만개하는 가을이면 그야말로 장관을 이룬다. 이 지역의 국화재배가 활성화 된 것은 토질과 일교차 등 국화 자생에 알맞은 기후조건 때문. 다른 지역보다 국화의 향과 맛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을 국화를 말려 찻잔에 띄운 국화차는 예로부터 몸의 열을 내리고 두통과 혈액순환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산사에서도 머리를 맑게 하기 위해 국화차를 즐겨 마셨다고 전한다. 이러한 국화차의 전통을 되살린 국화 재배농가는 최근 국화차를 비롯해 금국차, 꽃마실 국화차, 황국차, 가을신선 국화차 등으로 상표등록을 마친 상태. 안동시 역시 국화 생산자가 국화차를 제조, 상품화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하는 등 국화차를 통한 주민소득 향상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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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무안 연차
전남 무안군은 일찍부터 ‘연(蓮)’의 상품성에 눈뜨고 상품개발과 관광객 유치에 앞장서 왔다. 무안군 일로읍에 위치한 회산 백련지는 10만여 평 규모에 홍련과 가시연, 백련이 어우러지는 동양 최대의 백련 서식지. 60여 년 전 농업용수를 저장하기 위해 주민들이 만든 저수지였으나 영산강 하구둑이 건설된 후 백련지로 탈바꿈했다.
무안군은 백련지를 중심으로 연꽃이 피는 7월 중순부터 9월 중순 사이에 ‘무안 백련대축제’를 개최해 백련 알리기에 나서는 한편 연꽃차, 연잎차, 연향차, 연근과립차 등 연을 활용한 다양한 차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부터 인근의 함평군도 해보면 용천사와 합평읍 등에 백련지를 조성하고 백련차 가공공장을 설립하는 등 백련을 활용한 차 산업에 나서고 있다.
이 밖에도 전북 부안군은 들국화차를, 양잠 주산지인 경북 예천군은 뽕잎을 이용한 ‘참뽕잎차’를 출시해 홍보에 나섰다. 바야흐로 ‘차’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농가소득 향상의 ‘효자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