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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박수호 씨는 ‘인터넷 이용’ ‘종교성’ ‘인터넷 종교활동’ ‘종교의식’ 등 네 개 영역의 척도를 구성하고, 이를 측정할 수 있는 설문을 구성해 불교, 개신교, 가톨릭의 종교 사이트 이용자 1천11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시행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의 하루 평균 종교 사이트 이용 시간은 50.93분이고, 종교활동 공간은 오프라인 종교시설과 온라인 종교사이트 비율이 6:4 정도로 나타났다. 특징적인 것은 종교성이 낮을수록 온라인 사이트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박 씨는 이 같은 현상을 “종교를 갖지 않았거나 믿기 시작한 사람들이 온라인 종교사이트를 통해 종교활동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종교 사이트가 각 종교의 효과적인 선교수단이 될 수 있음을 반증한다”고 분석했다.
종교사이트를 이용하는 주된 동기로는 교리학습과 관련된 정보획득, 회원과의 만남, 설교듣기, 상담 순이었는데 가톨릭은 신자간 교류나 뉴스 이용 토론 및 의사결정 참여 목적, 개신교는 신자들의 교제나 신앙활동, 불교는 정보획득을 위해 사이트를 이용하는 이들이 비율이 두드러졌다.
각 종교별 종교의식의 차이 조사도 재미있는 결과를 보여준다. 종교간 대화와 협력에 대한 태도를 보여주는 다원화 정도는 ‘가톨릭>무(無)종교>불교>개신교’로 나타나 개신교의 배타성이 확인됐다. 평신도 중심의 종교활동에 대해서는 ‘개신교>불교>무종교>가톨릭’ 순으로, 개신교가 평신도 활동에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줬고, 개인의 일상생활이 종교에 의해 규정되는 정도는 불교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 탈전통화에 대한 태도는 ‘불교>개신교>가톨릭’의 순으로 나타나 성소(聖所)에 가지 않고 미디어를 매개로 하는 종교활동에 대해 타 종교보다 불교가 더 긍정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박수호 씨는 “인터넷 인구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인터넷 종교활동 비중도 커질 것이므로 이에 대한 접근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한 뒤 “인터넷을 개신교처럼 선교 공간으로 사용할 것인지, 가톨릭처럼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사용할 것인지 등을 불교계 역량을 감안해서 고민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우려와 달리 인터넷이 종교성을 약화시키거나 성직자를 배제하지 않으며, 오히려 성직자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스님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재가자 신행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데 인터넷을 이용할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