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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원 10주년, 제도화에만 치중 내실은 없어
운영은 '사립' 통제는'공립' 조화필요


조계종 교육원이 1995년 1월 13일 상구보리하화중생을 교육이념으로 개원한지 올해로 10년이 지났다. 81년 단일계단이 성립되고, 91년 통합 행자교육원이 개원한 이래 교육원은 지난 10년 동안의 기초부터 전문과정까지 단계별 승가교육의 체계를 제도화하는 등 상당한 성과를 이뤄 냈다. 그러나 이러한 외형적 성과 못지않게 종단의 기초교육과 기본(강원)교육 부실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제방강원에는 1100여명의 사미(니)들이 수학하고 있다. 실질적인 승가교육의 중심축이다. 스님이 되기 위한 기본을 배우는 실질적인 ‘의무교육’과정이다. 하지만 모두가 인식하는 강원교육의 중요성만큼 교육원의 행정적 지원과 관리가 철저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교육원이 본말사 주지스님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도 대다수 스님(90.6%)들이 앞으로 출가자들의 ‘양보다는 질’적인 면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현 승가교육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이는 실제 ‘학부형’ 역할을 하는 본말사 주지스님들 조차 현 교육제도에 대한 불만족이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강원교육이 오늘날 승가사회의 변화에 걸맞은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종단의 교육당국인 교육원과 일선 강원현장의 엇박자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마련이 시급하다.

강원교육의 부실문제와 관련, 교육원은 좀더 강력한 통제를 통해 강원 교육의 통일성과 체계를 잡아야 하지만 그동안 예산과 인력 등 현실적 한계가 많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교육원 관계자는 “현실에 맞는 교과과정 개발, 교수방법개선, 충분한 교육시간 확보 등 학인들의 학습여건을 향상시키면서 기본 학사일정 통일, 학인 이동질서, 의제 준수 등을 보다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오히려 강원의 입장은 반대다. 교육원의 지나친 규제 때문에 오히려 강원 스스로의 자율성을 해친다는 것이다. 통도사 강주 우진 스님은 “강원의 설립과 운영, 강사임면, 학인선발까지 모두 사중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사립대학’의 개념이 된지 오래”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2003년 사미강원 한 곳을 운영하는데 약 2억 5000만 원가량이나 들지만, 현재 19곳이나 되는 강원이 교육원으로부터 받는 지원은 1인당 20만원 남짓인 강사보조비가 고작이다. 때문에 교육원이 지원은 별로 없고 ‘간섭과 통제’만 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할 수밖에 없다.

한때 교육원에서 소임을 맡았던 한 스님은 “교육원의 근본적인 문제는 승가교육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정책을 생산해내는 주체가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교육전문가 집단을 활용해 상시적으로 강원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교과목 발굴, 교수법 개발, 교과과정 연구 등을 위한 노력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책의 일관성도 없고 기존에 해오던 업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채, 행정중심의 조직이라는 한계에 그대로 갇혀 버렸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동국대 교수 법산 스님도 “승가사회 내부의 변화를 파악하지 못한 채 기존의 교육 체계만을 고집해온 일부 강원교직자들의 자성과 함께, 강원교육의 질적인 성장을 이끌지 못한 교육원이 이제부터라도 강원교육 현장의 고민과 필요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자세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현재 조계종이 추진중인 승가교육제도개선추진위 활동이 단순한 제도의 변형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교육원의 체질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조용수 기자 | pressphoto@hanmail.net
2005-01-24 오후 7: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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