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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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 통해 한국불교 알려요"
하와이 무량사, 창건 30주년 맞아 문화원 완공
하와이 무량사 창건 30주년 기념 법회.


“얼쑤! 지화자!” “얼씨구! 좋다!”
하와이 호노룰루 팔롤로 밸리에 때아닌 한국말 추임새가 연이어 터져나왔다. 1월 21일 오후 무량사 4층 설법전. 꽹과리, 징, 북과 피리의 신명나는 가락과 김덕수사물놀이팀의 흥겨운 몸놀림에 설법전을 꽉 채운 관중들이 연신 박수를 치며 미리 김덕수씨에게 귀띔받은 추임새를 능숙하게 넣었다. 고수가 빠른 속도로 북을 칠 때에는 빠른 박수로 장단을 맞추고 상두를 돌리며 원을 그리고 뛸 때에는 감탄과 환호가 잇따랐다.

김덕수 사물놀이패 공연에 환호하는 불자들


열기가 갈수록 더해져 삼존불 세 분 부처님과 후불탱화의 불 보살님들의 눈길까지 공연에 모아지는 듯 했다.
무량사(주지 도현)가 창건 30주년을 기념하고 한인노인요양원 건립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한 사물놀이는 2시간동안 비나리, 승무, 판굿으로 진행됐으며 관중들까지 춤추며 동참한 강강수월래로 막을 내렸다.

강강수월래에서 누구보다도 멋진 어깨춤을 춘 데보라 매스터슨(Deborah Masterson)은 “흥겨운 가락에 완전히 몰입됐다. 공연을 보고난 지금 너무나 행복하다”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데보라는 1993년 열린 월드페스티벌에서 한국무용을 처음 접하면서 한국춤에 푹 빠져 무량사 사물놀이 공연에 일부러 왔다고 했다.
이날 무용을 하는 친구들과 함께 공연을 보러온 교포 2세 에스터 탁(Esther Tak) 양. 초등학교 6학년인 에스더는 “너무 재미있다!”고 감탄을 연발하며 사물놀이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한지로 만든 승복이 전시되고 있다.


하와이 무량사가 창건 30주년을 맞아 20년에 걸친 문화원을 준공하고 향후 문화를 통한 포교 30년을 기념하기 위한 문화행사를 잇따라 열었다.

1월 2일 문화원 건물 4층 설법전에서의 삼존불과 후불탱화 삼천불사 점안법회가 시작이었다.

다도문화를 경험하고 있는 현지인들.


여법하게 부처님을 모신 후 14일에는 명원문화재단(이사장 김의정)의 후원으로 다도원이 개원됐다. 누구나 부담없이 들러 차 한잔을 마시며 삶을 되돌아보는 공간, 한국의 차문화를 널리 알리고 다선일미의 세계까지 느끼도록 배려된 곳이다.

14일 다도원 개원에는 300명의 ‘예비 차인’들이 몰려 한국차의 심오한 맛을 느꼈으며 김의정 이사장이 직접 24-28일 직접 한국 차 특강도 했다.

무량사는 다도원에 차 사범도 두어서 차를 우리고 마시는 체험교육과 차와 관련된 예절을 배울 수 있는 다도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할 예정으로 있다.

14일 다도원 개원과 함께 문화원 3층 전시관에서는 한지예술전도 열렸다. 8일동안 열린 한지저에는 한지공예가로 이름높은 김경씨와 문하생들의 한지작품 1백여점이 선보였다. 특히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의 장삼과 서태지, 배용준, 신영옥씨 등 유명인들이 입었던 옷들이 그대로 재현돼 눈길을 끌었다. 우리 종이와 천연염색이 갖는 창조의 아름다움과 우아함이 보는 사람을 압도했다. 전시장을 찾은 외국인들이 “이것이 종이 맞느냐?”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이같이 무량사는 20년동안 지어온 문화원을 올해 드디어 준공한다. 따라서 올해부터 한국전통문화를 알리는 전시회와 공연, 음악회, 세미나, 교육 등을 다양하게 실시해 문화를 통한 포교에 진력할 예정이다. 도현 스님은 “오는 8월에도 다시 김덕수 선생을 모시고 본격적으로 3주간 정도 신도들에게 풍물을 교육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해서 자체적으로 사물놀이 팀을 만들어 하와이에서 벌어지는 거리행사나 사찰행사에 동참해 한국문화를 널리 알리고 교포들에게는 우리 가락을 익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정기적으로 차특강을 열고 다례회도 열며, 꽃꽂이 강습회, 범패를 서양음악과 접목시켜 현지인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무량사는 미국포교 40주년을 넘긴 요즘 미국 캐나다 남미를 잇는 미주포교 전진기지로서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한국불교의 세계화가 종단 차원에서도 본격 추진되고 있는 만큼 기대만큼의 역할을 하기 위한 원력도 새롭게 다지고 있다. 따라서 미주포교를 점검하는 국제세미나도 준비하고 있다.

오는 8월 11-14일 열리는 ‘해외포교(미주포교) 어떻게 할 것인가’ 주제 국제세미나는 로버트 버스웰, 루이 랭카스터 등 한국불교에 밝은 학자들을 대거 초청, 40주년을 맞은 미주포교를 점검하고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집중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올해 창건 30주년을 맞은 무량사는 그동안 숙원불사이던 문화원 불사를 회향하고 한인노인요양원 건립을 준비하기 위한 대대적인 기념법회를 9월 24일로 잡아놓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을 비롯 한국불교계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하는 가운데 치러질 창건 30주년 및 문화원 준공법회와 싯달타 대학 개교식은 미주포교의 전진기지인 무량사의 새로운 30년을 위한 힘찬 첫 걸음이 될 것이다.

글 사진 /하와이 무량사 = 이경숙 기자


도현 스님 인터뷰


무량사 주지 도현스님
“한국이민 100주년이고 미국포교 40주년이지만 한인사회를 결집시킬 수 있는 문화원 하나 없는 것이 미국내 한국인의 현주소입니다. 일본인들은 이미 문화원을 건립해 자기네들의 단합과 힘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문화원에서 일본을 알리는 수준높은 문화행사와 강의가 계속 열리며 그들의 뿌리를 확인하고 일본문화를 알리고 있는데 오랜 역사와 만만찮은 이민인구를 자랑하는 한국은 문화원 하나 없어요. 따라서 무량사 문화원은 미국내 한인불자들을 결집시키고 우리의 수준높은 예술을 알리는 문화센터로서의 역할을 해낼 것입니다."

무량사는 1985년부터 문화원 건립을 추진해 왔지만 인근 주민과의 송사, 재원부족 등 어려운 여건으로 준공이 미뤄졌다가 20년만에 드디어 숙원을 풀게 됐다.

도현 스님은 역사와 전통이 깊은 한국이 가장 선진국인 미국에 빨리 문화원을 마련해 한국문화를 널리 알리고 이를 통한 한국불교 포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불교, 차, 범패 등을 본격적으로 교육하는 4년제 정규대학과 2년제 대학원 싯달타 대학을 개교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싯달타 대학은 한국불교의 선과 교학을 가르치는 대학으로 차별화 전문화시켜 현지인들에게 한국불교를 가르치는 전문화된 불교대학으로 자리매김시킬 생각입니다. 불교학과는 서양인 출가자들을 대상으로 뽑아 철저히 공부시켜 한국의 선방에도 보내고 하여 이들이 장기적으로는 미주 전역에서 한국불교를 알리는 주역이 되게하겠습니다”고 밝혔다. 주 포교대상이 되어야 할 교포 2, 3세와 현지인들에게 한국불교를 알리기란 쉽지 않은 일, 그래서 가장 거부감이 없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문화를 매개체로 해야 한다. 스님은 문화원이 준공되면 영어법회와 참선법회도 정기적으로 열겠다고 했다.

이미 무량사는 매주 토요일 그렉 파이씨가 진행하는 위빠사나 클래스를 위해 명부전 법당을 제공하고 있다. 30명 가까운 미국인들이 위빠사나를 배우기 위해 매주 무량사를 찾고 있다.

도현 스님은 한인노인요양원에 대해서도 그 필요성을 역설한다.
]“여기 한국노인불자들이 병에 걸리면 갈 수 있는 요양원이 없어요. 치매노인을 받아주는 곳은 교회에서 운영하는 한인요양원 한 곳이 있고 중풍등 노인질환에 걸리면 일반양로원에 갈 수 밖에 없어요. 그래서 어떤 노인들은 부처님 사진을 안고 기독교요양원에 들어갑니다. 기독교요양원은 종교가 안 맞고, 일반요양원은 말이 안 통하고 음식이 안 맞아요. 삼중고를 겪으며 죽음을 맞는 셈인데 가슴이 아프지요.”

무량사는 요양원을 짓기위해 이미 절 근처 민가 두채를 사 놓았다. 은행대출을 받아 샀기에 그 대출이자 갚기가 무척 버겁다는 스님은 그래도 “절 초창기부터 불사에 동참하고 일궈온 노보살들이 병든 몸을 부처님께 의탁하고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하게 하는게 무량사의 의무”라는 말로 요양원 불사에 대한 강한 소신을 드러냈다.

아직도 무량사는 곳곳이 불사중이다. 때로는 목수로, 때로는 청소부로, 때로는 운전기사 등 ‘무량사 머슴’을 자처하며 몸 아끼지 않고 일하는 도현 스님. 스님은 무량사 태평선원에서 동안거중인 10명의 정진수좌들을 외호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가장 보람있다고 말한다.
하와이=이경숙 기자 |
2005-01-24 오후 3:34:00
 
한마디
76y7uyuuuuuuut
(2005-02-14 오후 3:3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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