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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쿼터스 사찰 등장한다
도봉사, 유비쿼터스 납골당 시스템 구축 예정
#. 갑작스런 사고로 남편을 잃은 보리심 보살. 남편의 목소리를 한번만이라도 다시 들을 수 있다면 생의 의지를 되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그는 사찰에 마련된 유비쿼터스 납골당에 남편의 유골을 안치하고, 실시간 대화 시스템을 작동시켰다. “당신의 빈자리가 너무 커요”고 말하니 “언제 어디서나 함께 하고 있으니 걱정 말아요”라는 대답이 들려온다. 가상의 공양물을 올리니 남편의 웃는 얼굴까지 볼 수 있었다.

#. 학창시절 부모님을 여읜 영철 군. 부모님 사업을 이어받아 성공일로를 걷고 있지만 힘들 때마다 아버지의 체취가 그립다. 그는 모바일 단말기를 이용해 아버지의 체취를 서비스 받았다.“너의 가능성을 믿는다”며 눈을 감던 어머니의 임종 순간도 디지털 TV를 통해 다시 봤다.부모님이 환생한 듯한 착각마저 인다.

놀랍고 황당한 ‘먼 얘기’가 아니다. 적어도 3년 안에 서울 도봉사 유비쿼터스 영각전(납골당)을 통해 실현될 내용이다. 도봉사(주지 원명)는 1월 12일 (주)코아정보시스템과 110억원의 유비쿼터스 영각전 시스템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내용대로 이행된다면 도봉사 영각전에는 ‘고인과도 네트워킹이 가능한 시스템’이 구축되고, 모바일 단말기를 이용해 그와 관련한 서비스를 언제 어디서나 마음대로 받을 수 있는 환경 또한 지원된다.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 네트워크상에 존재하고, 어떤 것을 이용해서라도 온라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유비쿼터스(Ubiquitous) 개념이 사찰 납골당에 적용되는 것이다.

구체적인 서비스는 납골당 분양자에게 개인적으로 제공된다. 1평 정도의 공간에 유골을 안치하고 그 뒤로 고인의 생전모습과 기록을 볼 수 있는 스크린이 배치된다. 고인의 생전모습은 3D 비디오카메라로 촬영되고, 이는 멀티플렉서 기계작업을 거쳐 스크린에 투사된다. 가족들은 편광안경을 통해 고인의 모습과 기록, 기억하고 싶었던 순간에 대한 입체 화면을 볼 수 있다. 실시간 대화형 시스템도 갖춰지기 때문에 고인과의 대화도 가능해진다.

납골당에 모신 고인의 모습 및 각종 데이터가 유무선 통신 및 위성 통신 방식을 거쳐 외부로 서비스되는 것도 특징이다. 디지털 TV, 차세대 모바일 단말기, 손목 PC 등만 갖춰진다면 전세계 어디에서든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도봉사는 납골당 내에 부처님 3D 레이저 영상 시스템, 외국사찰의 법문을 함께 할 수 있는 인터넷 TV 등을 마련해 ‘젊고 즐거운 사찰’을 제시하겠다는 생각이다.

도봉사측은 이를 위해 지하 2400여 평의 공간을 확보하고 빠르면 3~4월경 납골당 시설공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유비쿼터스 납골당 시스템을 특허출원한 코아정보시스템 이승진 기획이사는 “3년 전부터 도봉사 주지 원명 스님과 함께 시스템을 준비해 왔으며, 모든 시스템 구축을 1년 4개월 안에 마무리 지을 수 있다”고 밝혔다. 즉, 시설공사가 무리없이 진행된다면 납골당 서비스 상용화는 시간문제라는 얘기다.

도봉사 주지 원명 스님은 “유비쿼터스 기술을 통해 납골당이 완성되면 돌아가신 영가들과 살아있는 가족들이 온라인 네트워크로 만나 가족의 끈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며 “납골당 자체를 흉물스런 혐오시설로 생각했던 기존의 고정관념을 새롭게 바꿔놓는 장례문화의 혁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신재 기자 | thatiswhy@buddhapia.com
2005-01-21 오후 11: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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