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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임채정 당의장 법장 스님 예방
법장 스님, 김근태 장관과 결식아동 지원도 논의

법장 스님이 임채정 의장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임채정 당의장이 1월 19일 조계총 총무원장 법장 스님을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임채정 의장이 “어려운 일을 맡아 얼떨떨하지만 무슨 뜻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하자 법장 스님은 “능력 있는 사람은 어려울 때 검증 받는다”며 격려했다.

법장 스님이 또 “국회가 국민을 위하지 않으면 존재 의미가 없다. 국민들의 마음을 살피고 이해해 국정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하자 임 의장은 “민의가 무엇인가 깊고 넓게 살필 것이다. 올해는 국민들에게 더 가까이 가기 위해 현장을 통한 실사구시를 할 것이다. 현장에서 민의를 충분히 파악한 뒤 정책으로 풀어나가겠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법장 스님은 “부처님 말씀 중에 ‘대중이 원하는 것이 바로 법’이란 것이 있다. 그런데 지구당을 폐지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지구당이 없어지면 민의를 들을 수 있는 길이 부분적이라도 없어지는 것이다. 부정적인 것은 차단해야 하지만 민의 수렴을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는 것은 재검토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대해 임
법장 스님이 임채정 의장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의장은 “그 동안 정치가 국민들에게 부정적으로 인식돼 비용과 관련한 것 역시 부정적으로 인식됐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구당을 폐지했지만 한국 정치상황에서 무리가 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정치의 투명화ㆍ반부패에 무게중심이 쏠려 지구당을 폐지했지만 폐해도 있다. 다만 그렇게 하기 위해선 그에 맞는 선거제도도 뒤따라야 한다.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법장 스님이 재차 “지자체 장과 지역 국회의원의 당의 다르면 지자체 장은 요구사항만 말한다. 자칫 잘못하면 국회의원이 국회의원을 위한 정치를 할 수 있다”며 지구당 폐지에 대해 지적하자 임 의장은 “구체적인 부분까지 관심가지고 신경써줘 고맙다”고 말했다.

법장 스님은 집무실에 걸려있는 덕숭총림 수덕사 방장 원담 스님의 ‘청정한 가풍은 저울과 같고 저울 위에 파리 한 마리 앉는 것도 허용치 않는다’는 글씨를 인용하며 “방장 스님이 저렇게 스님 생활을 하라고 당부했다”고 소개하자 임 의장은 “칼날같이 준엄하고 무서운 말씀”이라고 표현했다.


총무원장 집무실에 걸려있는 원담 스님 글씨


법장 스님이 “작년에 4대 개혁법안이 부각됐을 뿐 여느 해보다 많은 일들을 처리했다”며 치하하자 임 의장은 “국민들 기대 수준이 높아져 실망도 커진 것 같다. 4대째 국회의원을 하고 있는데 이전에 비해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다. 4대 개혁법안은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법장 스님은 “‘개혁’이라고 하는 것은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형식적이자 제도적인 강제에 불과하다. 어떤 사람이 한 조직에 몸담고 있을 때는 그 조직의 목소리를 내지만 다른 조직에 몸담으면 다른 조직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고 충고했다. 임 의장은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개혁 중 제도는 초벌에 불과하다. 재벌은 생활이고 개혁의 완성은 의식이다. 의식개혁을 이뤄내는데 종교계에서 이끌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법장 스님은 “법과 제도도 의식이 바뀌지 않으면 또 바뀐다. 완전한 개혁이 이뤄지려면 어릴 때부터 의식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국사를 선택과목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화는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함께 배석하자 최근 발생한 도시락 파동으로 이어졌다.

이와 관련 법장 스님이 “결식아동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하는 대신 쿠폰을 발행해 인근 식당에서 먹을 수 있도록 하면 어떻겠는가”라고 묻자 김 장관은 “모든 식당이 결식아동들에게 잘 대해줄 것이라는 법은 없다. 또 식당에서 먹으면 어린이들이 마음에 상처를 받을 수 있다. 제일 좋은 것은 민간부문에서 자원봉사활동을 강화하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또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법등 스님이 “방학기간이라도 학교에서 급식을 실시하는 것은 어떻겠는가”라고 의견을 내놓자 김 장관은 “방학 때 학교에 오라고 해도 안 올뿐 아니라 점심 얻어먹으러 학교에 간다고 비춰질 수 있다”며 현실적 어려움을 설명했다.

김 장관은 또 “학기 중에는 45만 명에게 점심을 제공하고 방학 중에는 25만 명에게 점심과 저녁을 제공하고 있다. 이 25만 명은 학비를 제대로 못내는 학생들이다. 이들 중 7만여 명은 사회복지관이나 식당에서 식사를 제공하고, 6만5천여 명은 도시락을 제공하고 있다. 행정적 지원만은 부족해 시민사회에 참여를 요청했지만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또 식중독 발생 우려 때문에 겨울방학보다 여름방학이 더 문제다. 만약 도시락을 먹은 학생이 식중독에라도 걸리면 정책의 존폐가 기로에 서게 된다. 따라서 식품만 살 수 있는 쿠폰을 발행하는 것도 고려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법장 스님은 “보다 많은 불자들이 결식아동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남동우 기자 | dwnam@buddhapia.com
2005-01-19 오후 1: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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