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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국토관리청(청장 이영식)이 시행하는 ‘경주시 국도대체우회도로’는 경주시 현곡면과 외동읍 구간 30.2km 연장으로, 특히 문제되는 지역은 내남면 노곡리와 외동읍 구어리를 잇는 14.8km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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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안에 따르면 이 구간의 도로는 고위산과 마석산 아래쪽을 지나게 된다. 고위산은 금오산과 더불어 경주남산지구의 중심을 이루는 산이고, 마석산은 경주남산지구에 포함돼 있지는 않지만 금오산·고위산과 같은 줄기로 남산지구와 동시대의 불교유물이 다수 분포돼 사실상 남산의 일부로 간주되는 곳이다.
시속 80km로 달릴 수 있도록 설계되고 있는 이 도로는 보행자의 통행로를 도로 밑에 두게 돼 높게는 지대보다 7~8m 높아지는 데다, 도로 위쪽으로 방음벽까지 설치되면 현재 계획안대로 도로가 뚫렸을 때 해발 500m에 미치지 못하는 야트막한 남산 경관은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통행량이 증가하면 소음문제까지 발생, 남산의 가치는 반감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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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도로가 통과하게 되는 내남면 명계리 북명사지는 직접적인 유물 훼손의 위험성까지 우려된다. 북명사지는 지난 1991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의 현지조사를 통해 석탑옥개석 2점과 탑신석 3점 등 다수의 석재가 발견된 곳으로 지금도 현지에 가면 옥개석 부재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현재 옥개석은 도로 건설 예정지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유적 보존과 관련해서는 이미 지난 2003년 도로예정지에 대해 이뤄진 문화재지표조사에서 유적분포가능성이 제기돼 문화재청이 시굴지시를 내린 상태로,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2006년 공사가 시작되면 해당 지역들을 시굴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측은 “개인 땅을 시굴하려면 개인의 동의를 필요로 하나 그것이 여의치 않아 용지 보상을 해야 하므로 설계 전 시굴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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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기관에 진정서를 제출하며 내남-외동 구간 국도 건설을 반대하고 있는 봉명암 주지 법일 스님은 “내남-외동 국도가 건설되면 경주남산은 죽는다”며 노선 변경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경주남산연구소 김구석 소장은 “내남-외동 국도 일부 구간을 직선으로 하면 남산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산 아래쪽으로 붙여서 곡선형으로 계획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반대의사를 밝혔다.
강우방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남산일원은 신라시대 많은 유적이 산재 돼 있는 곳으로 개발시에 많은 주의를 필요로 한다”며 “세계유산 여부를 떠나 남산 인근 지역을 소중히 보존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노선을 확정하고 실시설계를 진행 중이며, 오는 8~9월경 설계가 마무리되면 내년 중으로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