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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 우리 할머니. 오늘 아드님도 오는데 깨끗하게 씻으셔야죠?”
매주 화요일 서울 광진노인종합복지관(관장 화평) 4층 치매단기보호센터 목욕실 앞에서는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봉사회 선재팀과 몇몇 할머니간의 실랑이가 끊이지 않는다. 1월 18일에도 선재팀은 이미 10여명의 ‘얌전한’ 할머니들을 목욕시킨 후 ‘떼쟁이’ 김봉순(가명ㆍ72) 할머니를 데려가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욕먹는 것 정도는 괜찮다’며 박정순(52) 팀장이 팔을 걷자 할머니들이 목욕할 때 할퀴고 깨물어 만든 흉터가 드러났다. 다른 5명 회원들의 손과 팔에도 꼬집힌 자국이 남아있다. 2003년 11월부터 시작된 목욕봉사활동의 상처다.
선재팀이 그렇게까지 해서 할머니들의 하얗게 센 머리를 감기고 몸을 씻겨드리는 것은 할머니들의 건강과 ‘웃는 얼굴’때문이다. 정신은 조금 놓았지만 씻은 후의 상쾌함까지 잊지는 않은 것이다.
우이동 도선사(주지 혜자)에서 기도와 전법을 함께하는 도반으로 만나 ‘봉사활동’의 뜻을 뭉쳤다는 선재팀. 그렇게 매주 할머니들을 목욕시킬 때마다 힘이 들고, 물ㆍ땀범벅이 되지만 부모 같은 분들을 돌봐드렸다는데서 느끼는 애틋함은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입을 모은다.
“사랑해요, 할머니”
서정자(54)씨가 목욕을 끝낸 이말순(가명ㆍ75) 할머니의 손을 부여잡고 익살스레 말하자 할머니는 손을 마주 잡으며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선재팀은 바로 이런 순간 때문에 봉사활동을 계속하는 것이다.
“봉사는 해봐야 알아요. 안 해본 사람들은 이런 행복, 절대로 모른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