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9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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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림 스님 첫 산문집 <망량의 노래>
<종림잡설-망량의 노래>
고려대장경연구소 소장이자 불교계의 유명한 독서광인 종림 스님이 첫 책 <망량의 노래>를 펴냈다.
종림 스님의 첫 산문집 <망량의 노래>에 관해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종림 스님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소탈한 웃음을 지으며 약간 어눌한 경상도 사투리로 ‘그냥 잡설이지 뭐’라고 흘리듯 얘기하는 모습에 속아(?)서는 안된다. 팔만대장경을 전산화하는 고려대장경연구소의 수장(守長)이자 해인사 도서관장을 역임한 불교계의 유명한 독서광이기도 한 스님의 20여년 사색의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기 때문이다.

“망량은 이매망량의 준말로 산과 물, 나무와 돌 따위의 정령 도깨비들을 말한다. ‘망량의 노래’라 함은 이 책의 글들이 떠도는 도깨비들의 웅얼거림일 뿐이라는 뜻에서 붙인 제목이다.”

책의 후기로 쓴 글에서 스님은 자신의 글을 ‘잡설’이나 ‘넋두리’로 치부하고자 한다. “대개가 문제 제기로 그친 어설픈 글”이고 “옳고 그름을 떠나 구경자로서 내가 지나온 흔적일 뿐”이라는 변명 역시 글에 담긴 결코 가볍지 않은 메시지들을 숨기려는 의도로 읽힌다.

책을 펼쳐보자. 첫 번째 묶음의
<망량의 노래>.
‘유토피아 꿈꾸기’ ‘이데올로기라는 환상’ ‘초탈의 이상’ ‘도피의 메커니즘’은 인간이 지향하는 ‘이상향’과 그 한계를 보여준다. 유토피아의 근거가 신(神)에 있느냐 혹은 인간의 이상이나 관념에 있느냐 혹은 과학의 객관법칙에 있느냐에 따라 구분하고, 각각의 이상향이 추구하는 바와 그 한계를 짚어본다. 더불어 스님이 왜 출가를 하게 되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구절도 숨겨져 있다.

“나는 내가 신의 실패작이라고 생각한다. 나 같은, 고뇌하는 인간이 다시는 태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일는지도 모른다. 엉터리 같은 고통과 고뇌를 내 선에서 끝내기를 바랐을 뿐이다.”
두 번째 묶음은 지은이 자신이 삶의 탈출구로 삼은 불교라는 것이 무엇이고, 왜 선(禪)적인 방법이 최선인지에 대한 자답(自答)이다.

“선적인 방법은 객관화하는 일체의 대상이나 관념을 부정함으로써 대상의 우상화나 관념적인 내용의 절대화가 낳는 병폐에서 벗어날 수 있다. … 범신론적인 실재론에 빠지지 않고 이렇게 하나가 되는 것, 이것이 선에서 말하는 깨달음이다.”

화려한 수식이나 꾸밈을 배제한, 담백하고도 직설적인 문체가 우리 사회와 불교에 대한 애정 어린 문제의식에 공감하게 해 준다.

□ <망량의 노래>(종림 스님 지음, 호미, 1만원)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5-01-19 오전 10: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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