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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량은 이매망량의 준말로 산과 물, 나무와 돌 따위의 정령 도깨비들을 말한다. ‘망량의 노래’라 함은 이 책의 글들이 떠도는 도깨비들의 웅얼거림일 뿐이라는 뜻에서 붙인 제목이다.”
책의 후기로 쓴 글에서 스님은 자신의 글을 ‘잡설’이나 ‘넋두리’로 치부하고자 한다. “대개가 문제 제기로 그친 어설픈 글”이고 “옳고 그름을 떠나 구경자로서 내가 지나온 흔적일 뿐”이라는 변명 역시 글에 담긴 결코 가볍지 않은 메시지들을 숨기려는 의도로 읽힌다.
책을 펼쳐보자. 첫 번째 묶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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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신의 실패작이라고 생각한다. 나 같은, 고뇌하는 인간이 다시는 태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일는지도 모른다. 엉터리 같은 고통과 고뇌를 내 선에서 끝내기를 바랐을 뿐이다.”
두 번째 묶음은 지은이 자신이 삶의 탈출구로 삼은 불교라는 것이 무엇이고, 왜 선(禪)적인 방법이 최선인지에 대한 자답(自答)이다.
“선적인 방법은 객관화하는 일체의 대상이나 관념을 부정함으로써 대상의 우상화나 관념적인 내용의 절대화가 낳는 병폐에서 벗어날 수 있다. … 범신론적인 실재론에 빠지지 않고 이렇게 하나가 되는 것, 이것이 선에서 말하는 깨달음이다.”
화려한 수식이나 꾸밈을 배제한, 담백하고도 직설적인 문체가 우리 사회와 불교에 대한 애정 어린 문제의식에 공감하게 해 준다.
□ <망량의 노래>(종림 스님 지음, 호미, 1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