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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의 유혹, 도덕과 고통의 경계
잘못된 일은 아예 처음부터 하지 말라.
그 잘못된 일은 결국 고통을 불러 온다.
그러나 옳은 일은 사양하지 말라.
그 옳은 일은 결코 고통을 불러오지 않는다. <법구경>

최근 MBC 매체비평 프로그램인 ‘신강균의 사실은…’ 팀 3명이 (주)태영으로부터 고가의 핸드백을 받았다 돌려줘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다. 현재 프로그램은 폐지 결정이 내려졌고 관계자들도 대거 ‘책임’ 문제에 휩싸이게 됐다.

‘사실은…’이라는 프로그램은 그 동안 언론, 특히 거대 신문사들의 보도 행태에 신랄한 비판을 가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주목을 받아왔다. 흔히, 다른 사람을 비판하려면 그 자신에게 더 큰 도덕성과 자질이 요구된다는 말을 한다. 바로 이런 점에서 대중은 당연하게 ‘사실은…’ 보도팀에 높은 도덕성을 기대했지만 관련자들은 이번에 그 기대를 무너뜨렸다. 사실 각 언론사의 보도태도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사실은…' 팀 쪽의 과실만이 제기되고 원인제공자인 (주)태영은 아예 보도에서 사라져버렸다는 점은 특히 그렇다.

그러나 ‘받았다’는 사실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돌려줬다’는 행위도 ‘받았다’는 행위가 선행되었기 때문에 설득력이 없다.

<법구경>에서는 ‘잘못된 일은 아예 처음부터 하지 말라’고 이른다. 처음부터 그 핸드백을 받지 않았다면 관련자 징계, 프로그램 폐지, 시청자들의 실망으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 자명하다. 결국 ‘그 잘못된 일’로 인해 ‘고통’을 겪게 된 것이다.

순간적인 욕망의 유혹은 뿌리치기가 힘들다. 그러나 보도를 하는 사람이라면 그것을 이겨내야만 진정한 도덕성이 갖춰지고, 비판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김강진(취재부 기자) |
2005-01-17 오전 9: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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