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사석가탑에서 나온 무구정광대다라니. 오는 9월경이면 불교중앙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오는 9월 개관 예정인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에 <무구정광대다라니경>, 금동사리외함 등이 포함된 국보 제126호 ‘불국사삼층석탑내발견유물일괄’이 돌아온다.

이는 국립중앙박물관, 경기도박물관, 동국대박물관 등에 위탁 관리돼오던 문화재들에 대한 불교중앙박물관준비팀(이하 준비팀)의 회수 협상의 성과. 그밖에도 보물 9점, 지방문화재 3점 등이 회수 확정돼 불교중앙박물관에서 불교문화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준비팀은 지난해 18개 사찰의 위임을 받아 1천94점의 성보문화재를 국립중앙박물관, 경기도박물관, 동국대박물관 등에 회수요청하고, 협상을 진행해왔다. 현재 회수요청 문화재 가운데 소유관계가 분명한 70% 가량이 회수 가능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나머지 30% 유물에 대해서는 조계종과 기관들 사이에 이견이 있어 분쟁의 소지도 없지 않다. 회수 유물은 원소유자(사찰)가 원하고 보관 능력도 갖고 있을 경우에 한해 원소유자에게 돌려준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위탁유물 회수 이외에도 준비팀은 유물 기증운동을 전개해 소장품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그 성과는 아직 미미하다. 현재 불교중앙박물관이 관리하고 있는 300여점의 유물 가운데 외부에서 기증한 유물은 대구 동불암 보명스님의 묘법연화경16곡병풍, 서울 태양사 진여스님의 관음보살좌상, 불감, 불전, 용왕상, 선재동자상, 백자호, 청양 장곡사 대진스님의 와전 7점 등 9건 15점에 불과한 실정이다.

소장품 확보와 더불어 준비팀이

	위의 무구정광대다라니와 함께 석가탑에서 나온 금동제사리외함.

큰 비중을 두고 있는 사업은 개관 특별전이다. 개관에 즈음해서 열릴 ‘한국불교 1700년 삼보특별전 I - 佛’에는 가치 있는 국내외 성보 200여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불교문화를 체계적이고 거시적인 안목에서 조망하는 최초의 전시라는 점에서 관심을 끄는 개관 특별전을 위해 준비팀은 일본과 북한의 성보를 대여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준비팀 관계자는 “미술품 혹은 문화재로 인식되는 전시가 아닌 전시 자체가 넓은 의미의 예배가 될 수 있도록 기존 관례적 의미의 전시와는 다른 시각의 차별적 전시를 지향하고 있다”며 “부처님 가르침을 가슴속 깊이 느낄 수 있는 감동적인 전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박물관 출범이 눈앞에 다가옴에 따라 관련 종법 개정도 뒤따를 전망이다. 조계종 문화부는 불교중앙박물관 개관을 계기로 교구 본·말사의 성보 보존 및 관리 효율성 제고를 위한 종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성보박물관 설립 및 운영의 법적 근거 마련 △문화부 관장업무에 성보박물관 지도감독 및 육성에 관한 사항 신설 △종무원의 의무에 성보관리 및 보존 의무 신설 등을 주 내용으로 총무원법·성보보존법·종무원법·지방종정법 등의 개정안이 준비되고 있다. 이르면 오는 3월 종회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