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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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은 정신ㆍ사회ㆍ육체 모두 안전한 것"
한국티베트의학원 김재일 원장.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티베트인과 티베트의 정치적 운명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고조되면서 티베트문화의 위대한 유산인 <감로정요팔지비결속>, 즉 사부의전과 티베트의학에 대한 서구 지성계의 관심이 끊임없이 증대되고 있다.

필자는 1970년대 말 석지현 스님이 국내에 처음 소개하기 시작한 밀교에 매료되면서 석지현 스님의 인도 및 예루살렘 성지 구도순례기인 <혜초의 길을 따라서(1978, 열화당)>에서 티베트의학에 대한 짤막한 언급을 보고 그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지금도 별로 나아진 것은 없지만, 티베트의학에 대한 문헌이나 정보를 접하기란 국내에서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티베트의학에 대한 궁금증과 지적 호기심을 가슴 한 편에 깊숙이 묻고서 십여 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1988년 고등학교 교직생활을 접고 독일 유학의 길에 올랐다. 독일에서의 유학생활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티베트의학과의 첫 대면이자 가슴 설레는 심취와 몰입의 황홀경 그 자체였다!

그렇게도 목말라하던 티베트의학에 대한 제법 많은 문헌과 자료들을 대학 도서관이나 시중 서점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영어· 독어· 불어 또는 러시아어 등으로 서구에 소개된 티베트의학 문헌들의 양과 질 그리고 서구 지성계의 전폭적인 관심과 열광을 확인하고 놀랍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였다. 같은 아시아권이고 몽골족 계통인 우리도 까맣게 그 존재마저 모르고 지내온 나라 잃은 ‘부처님의 왕국’ 티베트의 전통의학에 무엇 때문에 풍요로운 최첨단 과학시대를 구가하는 서구인들이 그렇게도 열광하고 흥분하고 있는지… 그 충격의 실체를 한 꺼풀씩 헤쳐보기로 하겠다.

건강이란 단순히 신체적으로 병이 없는 상태만은 아니다. 진정으로 건강하다는 것은 육신에 병이 없을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행복하고 사회적으로 안전하며 육신이 살아 눈을 감는 순간까지 영적으로도 온전히 깨어 고양된 상태를 유지함을 말한다. 그러나 태어나서 늙어가며 병이 들고 죽음에 이르는 과정은 언제나 윤회적 존재로 이승을 살아가는 우리네 중생으로서는 결코 떨쳐버릴 수 없는 삶의 중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일찍이 부처님께서는 ‘삶이 곧 고’라고 설하지 않으셨던가!

인간은 끊임없이 세 가지 유형의 병고, 즉 자신의 육체로부터 오는 고통, 주변의 병균을 비롯한 환경 요인으로 유발되는 질환, 그리고 악령과 같은 초자연적 존재로부터 당하는 불행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고 노력해 왔다. 그래서 인류는 항상 병의 원인을 찾아내어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고안해 내고, 병을 예방하고 완화시키며 치료하기 위한 다양한 기법들을 발전시켜 왔다. 그러나 건강과 질병에 대한 해석은 각 사회의 독특한 문화적 배경에 따라 사회마다 각기 다르다.

초기 인류는 질병을 악의를 품은 혼령(유령, 악령, 영혼 등), 마력, 그리고 마법의 사악한 영향 탓에 생긴 것으로 생각했다. 고대 유대인들은 질병을 격노한 하나님의 저주 탓으로 보았고, 중국인들은 음과 양이란 상반되는 두 힘 혹은 오행의 부조화로 말미암은 것으로 생각했으며, 인도 아유르베다 의학에서는 ‘바유’, ‘피타’그리고 ‘카파’라는 ‘트리도샤’의 균형이 깨진 결과로 보았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또 병의 원인을 점액, 흑담즙, 황담즙 그리고 혈액이라는 네 체액의 부조화로 보았다. 한편, 티베트의학에서는 ‘롱’, ‘트리빠’ 그리고 ‘베컨’이라는 세 생체에너지(생기)의 부조화 때문에 병이 발생한다고 본다.

불교가 전래되기 이전에도 티베트에는 본교라는 일종의 샤머니즘이 토착 신앙으로 널리 유포되어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티베트 전통의학은 불교 전래 이전 본교의 토착 민속전통과 이후 불교를 따라 전래된 합리주의적이고 과학적인 사유의 전통이 정교하게 유합되어 집대성된 것이다.
김재일(한국티베트의학원 원장) |
2005-01-14 오후 1: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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