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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길은정씨, ‘죽음도 이기지 못한 방송열정’
사망 전날까지도 생방송 마이크 잡아

1월 7일 타계한 불자 방송인 故 길은정씨.
말기암으로 투병중이던 불자가수 길은정(44) 씨가 사망 전날 혼신의 힘을 다해 생방송을 진행한 소식이 뒤늦게 전해져 추모객들을 더욱 울리고 있다.

길씨는 1월 7일 오후 7시30분 자택에서 숨을 거두기 하루 전인 6일까지 원불교 원음방송 ‘길은정의 노래 하나 추억 둘’을 계속 진행했다. 시청자들의 사연을 읽으면서 발음이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였는데 길씨 언니를 비롯한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길씨는 “내일까지는 방송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이튿날 방송을 진행하려는 그녀의 의지와는 달리 몸상태가 더 악화돼 길씨는 담당PD가 진행하는 자신의 프로그램을 들으면서 숨을 거뒀다.

평소 “죽을 때까지도 마이크를 놓지 않겠다”고
故 길은정씨의 빈소는 서울 삼성병원에 차려져 많은 이들의 조문을 받았다.
고집을 부려온 길씨는 원음방송 이관도 서울 본부장에게 “죽는 순간까지 마이크를 잡는 게 마지막 소망”이라고 말해 방송국측도 그녀의 열정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1996년 직장암 수술을 받은 길씨는 2004년 8월 골반암 전이 소식을 알게 됐고, 지난 10월 생의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른다는 각오로 촬영에 임했던 KBS 열린음악회 녹화장에서 넘어져 골반뼈를 다쳐 심한 통증에 시달려왔다. 넘어진 충격으로 휠체어에 의지해 노래를 불렀지만 끝까지 열창하던 그녀의 무대에 관객들은 길씨가 무대에서 사라질 때까지 환호와 박수갈채를 보냈다는 후문이다.

길씨의 부고가 전해지자 그녀의 팬사이트(kileunjung.starnstar.net)과 원음방송(wbsfm.com) 홈페이지에는 추모글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원음방송을 알게한 님이시여”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아이디 ‘ycnnnn’는 “당신의 맑은 음성의 아름다운 노래가 계속 울려 퍼지기를 빌겠다”는 내용을, “故길은정님의 완전한 해탈천도를 기원한다”는
"블루를 사랑한 당신 편안히 잠드소서"라는 문구가 그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제목으로 글을 올닌 아이디 ‘한성민’은 “힘들고 괴로운 투병생활을 하면서도 마지막까지 웃음을 잃지않고 방송생활을 하신 故 길은정님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는 등의 추모글들이 계속되고 있다.

길씨는 숨을 거두기 사흘 전 자신의 팬사이트의 ‘길은정 일기’에 “내가 좋아하는 블루”라는 제목으로 글을 남겼다. 평소 파란색을 좋아했던 길씨가 갖고 싶어했던 것 중 하나인 파란색 기타를 국내 기타제조회사가 그녀의 이니셜을 새겨 만들어주겠다고 했던 약속을 떠올리며 당시의 들뜬 마음과 약속이 이루어져 기타를 받게 됐지만 이미 걸을 수도 없고 욕창까지 생겨버리는 등 휠체어에서만 생활하는 그녀에게 울음을 터뜨리게 만들었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길씨는 일기에서 “길은정의 노래 하나 추억 둘 송년특집 라이브 우체국을 생방송으로 진행할 때 그 파란색 기타로 호텔 캘리포니아를 연주했다”며 “이젠 기타를 메고 앉을 무대도 없지만 아이처럼 자랑하고 싶어 자꾸만 꺼내보고 있다”고 뿌듯함을 나타냈다.

길씨는 또 “요즘은 책을 읽기도 어렵고 오랫동안 글을 읽고 쓰기도 어려워졌다”며 “이제 모든 것은 정신력에 달려 있다”고 마음을 다잡는 내용을 남기기도 했다.


"내가 좋아하는 블루" 등의 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길은정씨의 팬사이트(kileunjung.starnstar.net).


암투병기간 동안 2002년 전남편 가수 편승엽과의 사기결혼과 관련한 명예훼손으로 법적 공방을 겪기도 하는 등 끊임없이 주위의 관심과 질타를 한 몸에 받아온 길씨는 당시 “진실은 하나인데 왜 사람들은 보려고 하지 않을까”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한 바 있다. 2002년 불교방송 ‘백팔가요’의 DJ였던 길씨의 이혼사건으로 편씨와 길씨를 옹호하는 팬들의 상호 비방성 글이 불교방송 홈페이지를 연일 달구는 일이 벌어지자 불교방송 측이 개국이래 처음으로 게시판을 폐쇄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녀는 지난 10월 “부디 비판을 말아달라”며 “저의 외로움, 저의 고통, 저의 정신세계, 저의 진실, 저의 웃음… 이 모든 것에 가식은 없다”고 일기를 통해 말했다.

끝까지 마이크를 놓지 않은 열정을 보여준 불자가수 길은정은 그녀의 유언에 따라 수의 대신 1997년 KBS ‘길은정의 빅쇼’에서 입었던 미색 드레스를 입고 경기도 벽제 승화원에서 화장됐다.
권양희 기자 | snowsea7@buddhapia.com |
2005-01-10 오전 11:58:00
 
한마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좋은 하늘나라에서 좋은 노래 많이 하소서,,,
(2005-01-10 오후 10:27:20)
52
그동안 우리들에게 움웃을 주시기 위하여 목숨을 다 할 때 까지 마이크를 놓치않았다는 소식을 접하고 보니 참으로 고인을 존경하게 되는구만요, 아무쪼록 그의 참다운 고운 마음씨를 어여삐 여겨 자비하신 부처님의 가피력으로 극락왕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05-01-10 오후 9:46:29)
53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편안한 세상에서 편안하게 사소서....
(2005-01-10 오후 6:44:03)
54
편안하게 잠드소서...진실은 언제나 밝혀지는법...
(2005-01-10 오후 5:25:45)
51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통이 없는 곳에서 평안하소서.
(2005-01-10 오후 4:31:17)
58
명복을 빕니다.
(2005-01-10 오후 4:08:47)
53
고이 편하게 잠드소셔 - 님을 사랑합니다
(2005-01-10 오후 1:43:31)
52
안타갑네요
(2005-01-10 오후 12:59:31)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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