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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내 놓고 천성산 관통 반대 운동을 벌이며 4차례나 단식을 이어온 스님이지만 6일로 단식 72일째를 맞은 스님의 상황은 더 이상 우려가 아닌 급박한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동생이 올린 글에 대한 답글로 올라온 스님의 글에는 그동안의 운동 과정에서 느낀 점들을 짧게 적고, 동생에게 천성산 관련 자료들을 남기고 뒷 일을 당부하는 내용들이 들어있다.
"어쨋거나 우리 모두가 죽음이라는 덫에 걸려있고 누구도 자유로울수 없기 때문에 죽음을 비극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되지만 .... 세상의 인연 또한 그지없이 소중했었다 ......"며 "법정에 함께섰던 김종대 판사와 위증으로 섰던 교수들, 정치적으로 옮겨간 불교계와 시민단체들...내가 떠나면 아마도 그들은 누구보다도 부지런히 ...... 살아남은 몫을 톡톡히 하기 위해"마치" 동지처럼, 전사처럼 움직일 것이다"라고 적고 있다.
또한 스님은 "동지처럼 전사처럼 함께 서려하는 그들 속에서 나 처럼 방황 할지도 모를 너를 생각하며, 행여 네가 앞으로 겪어야 할 고난이 나를 겨냥했던 그들의 부정한 힘이 되지 않기를 진정으로 바란다."고 적고 있다.
현재 스님은 함께 머물며 일을 돕고 있던 동생을 돌려보내고, 부산에서 올라와 일을 돕고 있던 박영관씨도 돌려보냈다. 휴대폰마저도 동생에게 보내고 현재 연락이 닿는 방법은 천성산 홈피밖에 없는 상태다.
스님은 "더 이상 나에게 관심을 갖지 말고, 자연의 권리나 생명, 환경 문제를 풀어나가는 교육적 자료가 될 시디를 널리 알리고 보급해 달라"고 했다.
시디는 스님이 직접 제작했으며 '생명의 그물' '자연의 숨소리' '불꽃' '도롱뇽 법정에 서다' 등 12편의 플래시들로 구성돼 있다.
전교조, 천성산 비상대책위등은 전국의 초중고, 대학교 등에 10만장의 시디를 보급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중이다. 대법원 판결이 아직 남겨져 있는 만큼 백만인 서명운동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생명의 소중함에 눈뜨고 스스로의 삶을 변화를 일으키게 하는 고리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시디는 홈피(www.cheonsung.com)를 통해 신청을 받고 있다.
한편 천성산 비상대책위는 5일 시디 10만장 제작과 발송을 위한 예산 마련을 위한 모금책 마련과 향후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 손정현 비대위 운영위원은 "그동안 섭취해 오던 소금, 당분 등도 끊었으며 오늘 스님의 상태가 아주 좋지 않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빠른 시일내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 시디를 보급해서 많은 이들이 이 문제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스님의 근황을 전했다.
아래는 스님의 곁을 떠나며 올린 동생의 글과 지율 스님의 답 글.
2005년, 을유년 해가 밝았습니다.
모두들 덕담을 하며 인사를 나누지만, 단식에 들어간지 65일이 훌쩍 넘어버린 언니를 두고 오는 발걸음은 납덩이처럼 무겁기만 합니다.
지금 언니는 다 타버리고 심지만 조금 남은 초의 촛불처럼 생명이 타 들어가고 있습니다.
어처구니 없이 진행된 법원의 판결이후 사람들은 오히려 이제 그만 하면 할만큼 했다고하고....
130개가 연대하여 있던 그 많은 시민 단체들과 불교계에서는 누구하나 관심 있게 들여다 보는 이 없으며, 다만 천성산 문제는 언니의 문제, 개인적인 문제라고 생각하는 듯.... 무관심하게 흩어져가고... 주위엔 오히려 부산과 광주, 청주, 대구 등 지방에서 올라오시는 분들이 계실 뿐이며 도롱뇽의 친구들과 전교조 선생님들이 가끔 다녀가실 뿐입니다.
사람들이 천성산하나 지키자고 너무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것아니냐,천성산만 산이냐 하는 비난의 소리가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언니는 도롱뇽소송은 단지, 천성산 만을 지키자는 소송이 아니라 "자연의 권리"를 지켜내자는 소송이며, 이사회의 부도덕한 질서들을 바로 세우기 위한 싸움이라고 가끔 힘주어 이야기하는 것을 저는 곁에서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몇년간, 삶의 모든것을 던지고, 자신의 생명까지 내어서도 지켜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어느 산과 어느바다는 지킬수 있을 것이며 이제 누군가가 또다시 자신의 생명을 내어 자연을 지키려고 싸워줄까요...
언니는 400번을 오르며 찍었던 사진과 5회에 걸쳐 했던 토론회와 그 밖의 모든 자료들을 일일이 제게 열어보이며 천성산 홈피와 뒷일을 부탁하며 미안하다고만합니다.
또한 혼자만이 관리하던 클럽의 주소를 알려주며 ....비밀이랄 것도 없지만 그동안의 진행과정과 경과에 대하여 기록해 놓은 창이라며 오픈하여 줄것을 부탁하였습니다.
저는 마음이라도 편하게 해주려고 걱정하지말라고, 내가 다 알아서한다고 큰소리는 쳤지만 실은 막막하고 두렵기만 합니다.
제가 할수있는 일은 너무나 적은데, 이제 누구와 의논을 해야할지,어떻게 하면 언니를 살릴수 있으며, 도울 수 있을 지.....
시간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지율 스님의 답글>
네가 곁에 있으면 ........
이 지상의 인연에 대하여 ...자유스러움을 느끼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어쨋거나 우리 모두가 죽음이라는 덫에 걸려있고 누구도 자유로울수 없기 때문에 죽음을 비극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되지만 .... 세상의 인연 또한 그지없이 소중했었다 ......
많은 사람들이 이젠 그만하면 할만큼 했다고 하는 .......그동안의 진행과정을 돌아본다.
공약을 했던 노무현 대통령과 천성산 문제의 통로였으며 대통령의 뜻을 믿어 달라던 문재인 수석과 그의 수족으로 천성산 문제의 이해 관계자가 아닌 일부 관변단체와 협의체를 진행하여 천성산 문제를 왜곡시킨 비서관 남영주, 환경영향평가 재검토를 약속하고 2박 3일의 환경영향평가 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했던 환경부 장관, 재검토를 약속했던 건교부 장관과 경남 도지사, 부산시, 고속철도 공단 이사와 그 간부들,
결국은 법정에 함께섰던 김종대 판사와 위증으로 섰던 교수들.....,
정치적으로 옮겨간 불교계와 시민단체들 ....................
내가 떠나면 아마도 그들은 누구보다도 부지런히 ...... 살아남은 몫을 톡톡히 하기 위해"마치" 동지처럼, 전사처럼 움직일 것이다......
동지처럼 전사처럼 함께 서려하는 그들 속에서 나 처럼 방황 할지도 모를 너를 생각하며,
행여 네가 앞으로 겪어야 할 고난이 나를 겨냥했던 그들의 부정한 힘이 되지 않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다행히 , 박영관 선생님께서 곁에 계셔 주시니 모든 절차에 대하여 의논드리고 조금 물러나서 생각하기 바란다.
어제는 전교조 시무식에 함께 했었고 ... "초록의 공명은 교육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기에 앞으로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된다.
돌아보면 ..... 그러한 인연 지어짐이 바로 천성산 문제의 신비이기도 하고.....
수십번도 더 당부했던 일이지만.... 어떤 의미에서 이 일은 .......원튼 원치 않든 많은 부분이 네몫이 될것이다. 천성산 홈피의 관리와 자료를 네게 두고 가기때문이다.
모든 일은 박영관 선생님과 손국장님, 그리고 김은정 부장님, 김종철 교수님께 의논드리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