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중 스님 “일부 이사진 때문”
황석 스님 “현중 스님 독식 때문”
서울 보광사와 부산 보광사 물리적 충돌 사건은 前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정일 스님 원적 후 창건주 승계 문제가 발단이 됐다.
서울 보광사 현중 스님측은 “정일 스님은 생전 60여명의 문도(남산문도회) 중 서울 보광사는 현중 스님, 부산 보광사는 황운 스님, 산청 정각사는 황명 스님 등에게 각각 창건주 권한을 위임했고, 지난 1월 이 같은 의사를 이사회에 전달했다”며 12월 2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사실을 입증할 정일 스님 육성 녹음, 유언공증, 위임공증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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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서울 보광사 새 총무 황석 스님은 “변호사 자문 결과 육성녹음의 경우 녹음 당시 입회인이 2명 이상 돼야 법률적 요건이 충족되지만 1명뿐”이라며 법적인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황석 스님은 또 “설혹 정일 스님이 그렇게 뜻을 남기셨다고 하더라도 현중 스님이 먼저 사형들에게 주지직을 하라고 권유했어야 옳다”며 “남산문도회(회장 대현)에서 서열 20위 정도 되는 현중 스님이 독식하는 것은 승가위계질서에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남산문도회 소속 한 스님도 “우리도 피땀흘려가며 보광사 불사를 위해 노력했다”며 “정일 스님이 원적한 만큼 보광사는 문도회 중심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중 스님은 “창건주 승계는 재산이 아니다”라고 항변하고, 선학원 이사회가 12월 17일 서울 보광사, 부산 보광사, 청북불교문화회관 등의 사찰을 사고사찰로 지정하고 재단에서 인사권을 행사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 “정일 스님이 원적한 후 일부 이사들과 사형들의 야합이 있었다”며 선학원 일부 이사진을 이번 사건의 배후로 지목했다.
물리적 충돌과 관련 현중 스님은 “선학원 70여년 역사 이후 처음으로 폭력사태가 일어나 은사 스님을 비롯해 불교계 모든 분들께 참회드린다”고 말했다. 황석 스님은 “현중 스님측에서 재단의 정당한 임명절차에 의해 보광사 새 재산관리인으로 임명받은 성비 스님이 들어오는 것을 저지해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같은 상황을 지켜보던 보광사 신도 한 명은 “보광사가 지장보살을 모시고 천도재를 많이 해 돈 때문에 이번 일이 일어난 것 같다”며 “사찰은 몇몇 스님들 소유가 아니라 사부대중 공동체 모두의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한편 현중 스님은 12월 17일 이사회 결의 무효와 성비 스님 선임무효 및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인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