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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한국선원 문 열던 날, "기뻐요~"

사진 오른쪽부터 정여 스님(네번째)과 우네온 미얀마 대사(여섯번째)ㆍ순드라 스님(여덟번째)ㆍ산디마 스님(열번째)의 모습. 사진=고영배 기자


‘밍글라바(안녕하세요)’ ‘뛔이 야다(반갑습니다)’

12월 25일 오전 10시. 서울 가회동에 동남아시아 이주 노동자들의 귀의처인 여여선원 미얀마 한국선원(원장 산디마, 이하 미얀마선원)이 다시 문을 연 날. 몸에 꼭 맞는 미얀마 전통의상 론지(LonGyi)를 입고 있는 6명의 미얀마 남성 이주 노동자들이 서울 가회동 한옥촌 미얀마선원 입구에서 반갑게 인사한다.

정신적 귀의처가 마련됐다는 소식에 곳곳에서 미얀마인들이 삼삼오오 몰려들었다. 미얀마인들은 오랜만에 다시 만난 듯 서로 껴안고, 악수한다.

새벽 3시에 출발했다는 부산 여여선원 신도들도 일찌감치 도착해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개원식 행사를 돕고 있다. 국제포교사회를 비롯 미얀마선원 한국후원회 회원들도 축하차 앞다투어 와서는 연신 싱글벙글이다.

선원 대문에 들어서자 50여평의 한옥은 중간의 마당이 사라지고 입식구조로 개조돼, 포근함을 선사한다.

법당에는 미얀마에서 모셔온 남방의 부처님이 모셔져 있다. 부처님의 후광에 장착한 깜빡이 꼬마전등들이 이색적이다.

개원법회가 시작됐다. 법회는 한국식과 미얀마 의식이 가미되고, 한국어와 영어가 혼용돼 진행돼 세계화된 법회의 전형을 느끼게 한다.

이날 법회에는 개원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까지 않은 부산 여여선원 원장 정여 스님을 비롯해 육조사 선원장 현웅, 미얀마 순드라, 보덕사 주지 정안, 죽림정사 주지 정원 스님과 우네온(주한 미얀마대사관)대사, 암파이(주한 라오스 대사관) 대사 등 이주노동자와 한국인 후원회원등 200여명이 참석해 기쁨을 함께했다.
미얀마선원장 산디마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한국에 와서 네차례나 이사를 하면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부처님의 대자대비를 실감하는 계기가 됐다. 모두가 불성이 있다는 대자대비의 마음을 가지면 너와 내가 없어진다"며 "한국의 불자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정진의 마음을 간직하고 일체 중생의 행복과 동남아시아에서 온 노동자들을 위해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육조사 선원장 현웅 스님은 축사를 통해 "미얀마와 한국의 문화와 불교가 서로 교류되는 법당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여선원 원장 정여 스님은 법어를 통해 "본래의 마음으로 돌아가면 행복하다. 우리의 본래마음인 깨끗한 마음을 갖도록 노력하자"며 "미얀마 노동자들에게 부처님의 자비를 실천하는 산디마 스님이 이 행사를 계기로 더욱 많은 활동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50여평 한옥 개조, 남방 불상 후광에 꼬마전등 '깜빡'

위빠사나 수행ㆍ양국 성지순례 프로그램 운영 계획



개원법회가 끝난 후 참가대중은 정여 스님의 제안에 의해 모두 손에 손을 잡고 ‘만남’을 합창하며, 미얀마선원의 발전을 기원했다.

법회가 끝난 후 참가자들에게 미얀마 전통음식인 모힌가(쌀국수)가 공양으로 나왔다. 배식에 앞장선 아롱잠마, 자바실, 앙갈라마, 엉트윈 등은 신이나 연신 한국말로 ‘좋아요’ ‘기뻐요’ ‘즐거워요’라고 함께모여 외쳐댄다.

미얀마선원 개원법회 현장.
2000년부터 미얀마선원에 나왔다는 엉튼윈(35)은 “우리 미얀마 노동자들이 편안하게 수행할 수 있는 선원이 네 번이나 옮겨다니게 되어 어려움도 많았다”며 “선원에서 열심히 공부해 실천하는 삶을 살겠다”고 말했다.

미얀마선원은 앞으로 한국인을 위한 위빠싸나 선 수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미얀마 성지를 순례하는 프로그램도 실시할 예정이다. 또 한국에 2~3년을 머물면서도 한국의 전통사찰에 는 한번도 가보지 못하는 외국인노동자를 위해 한국의 주요사찰 성지순례도 개최해 한국에 와있는 외국인들에게 한국불교를 널리 알릴 센터역할도 할 계획이다.

미얀마 선원은 장기적으로는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등 동남아시아 불자들의 포교까지 확대하고, 서울 인근에 부지를 마련해 미얀마 전통양식의 사찰도 건립할 계획이다.


■ 전국에서 열리는 '외국인 법회'는?

몽골 티베트 미얀마 스리랑카 등 아시아 불교국가 스님들이 한국 내에서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특히 이들 국가 스님들은 자국어로 된 법회 개최 등을 통해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놓인 외국인 노동자들의 정신적인 귀의처 제공과 권익보호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영어권 국가에서 출가한 외국인 스님들도 영어법회 등을 열어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에게 한국불교를 배우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스님들은 현재 각 사찰에 머물며 한국 불교를 배우거나 포교와 수행 지도 등 활동을 통해 한국불교의 세계화에도 일조를 할 전망이다.

조계종이 파악하는 한국내 외국인 스님의 숫자는 모두 64명. 서울 연등불교국제회관 일보 스님(방글라데시), 파주 보광사 와치사라 스님(스리랑카), 부천 석왕사 나타나 스님(스리랑카), 서울 여여선원 미얀마센터 산디마 스님 등은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법회를 열고 있다. 일보 스님과 와치사라 스님은 주한스리랑카불자협회가 설립된 의정부, 파주, 부천 등을 돌며 순회법회를 열고 있으며, 산디마 스님은 최근 서울에 여여선원 미얀마센터를 새롭게 개원하고 불자들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초펠 스님과 나타나 스님은 직접 자국어 법회를 열지는 않지만 찾아오는 외국인 불자들을 위해 신행상담을 한다.

숭산 스님의 외국인 제자 무심 스님은 계룡사 무상사에서 외국인들의 수행을 지도한다. 대전 자광사와 서울 화계사는 영어법회를 운영 중이다.


외국인 노동자들 권익보호 앞장

국내에 외국 스님 64명 수행중



외국인들과 관련한 활동을 펼치는 사찰도 다양하다. 외국인노동자쉼터를 운영하는 보성 대원사는 오래전부터 티베트 불교계와 교류하며 관련행사를 꾸준히 개최하고 있고, 구미 남장사도 외국인 노동자 지원 사업을 한다. 부천 석왕사는 외국인 노동자 쉼터를 운영, 외국인들의 한국 적응을 돕고 있다.

서울 봉은사는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의료서비스를
미얀마선원 개원법회에서 사람들이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고 있다.
선재마을의료회와 펼치고 있으며, 서울 조계사와 안산 보문선원, 인천 황룡사는 2005년 올해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법회를 마련하거나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조계종은 역시 2004년 6월 조계종 외국인노동자상담센터를 개원, 외국인을 위한 법회, 한글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

그 외 남양주 보광사는 티베트 스님 10명을 초청해 거주지를 제공하고 있으며 서울 홍원사도 외국인 스님들이 주로 머물며 수행을 한다.


<표> 외국인 법회참가 연락처

사찰 및 단체 대상 연락처

강화 연등국제선원 아시아 및 영어권 국가 018-306-5347
부산 광성사 티베트 051-243-2468
파주 보광사 스리랑카 031-948-7700
부천 석왕사 외국인 노동자 032-677-7771
미얀마선원 미얀마등 동남아국가 02-762-5302
공주 무상사 영어권 국가 042-841-1293
부산 남산선원 영어권 국가 011-9752-791
영주 현정사 영어권 국가 054-635-5529
서울 화계사 영어권 국가 02-902-2663
대전 자광사 영어권 국가 042-822-9220
구미 남장사 외국인 노동자 054-534-6331
보성 대원사 티베트 061-852-1755
서울 조계사 몽골 네팔 02-732-2115
서울 봉은사 외국인 노동자 02-511-6070
인천 황룡사 외국인 노동자 032-873-0747
서울 홍원사 미얀마 02-822-1990
남양주 보광사 티베트 031-594-1316
외국인노동자상담센터 외국인 노동자 02-2011-1965
김원우ㆍ강유신 기자 |
2004-12-31 오후 1: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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