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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인 이윤추구에 대한 반성과 함께 ‘윤리경영’이 새로운 경영철학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일부 기업들은 ‘인간’ 중심의 불교정신을 경영이념에 반영해 경영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도입 수준도 단순한 벤치마킹이 아니다. 기업의 본질인 이윤창출을 비롯해 기업문화, 노사문제, 조직혁신, 의사결정 방식 등 많은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의도와 배경도 분명하고 자발적이다. 누가 배우라고 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불자 CEO들은 물론, 일반 기업임원들도 불교에서 ‘기업의 핵심가치’를 찾고 있다.
기업이 불교를 통해 담아내는 경영방식도 다양하다. 윤리경영, 나눔경영, 감동경영, 사회책임경영 등 불교사상이 기업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업들은 불교에서 어떤 경영지혜를 배우고, 또 닮으려고 하는가. ‘이윤추구’와 ‘윤리적인 길’에서의 균형 잡기 방법을 불교정신에서 찾는 기업과 CEO들, 그리고 최근 재계에 새롭게 떠오른 ‘윤리경영’에 불교는 무엇을 제시할 수 있는지 진단해본다. 또 불교가 구체적으로 기업경영에 어떻게 적용ㆍ도입되고 있는지도 국내ㆍ외 기업체를 통해 살펴본다.
▥ 왜 윤리경영인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5단체는 지난 11월 내년 기업경영의 화두로 ‘윤리경영’을 선포했다. 이어 2005년초에는 업종 단체장들이 참여하는 재계 차원의 ‘윤리경영 확산대회’도 개최키로 했다. 벤처기업협회도 윤리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의 신용평가등급을 상향조정하는 인센티브제도 도입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윤리가 경영의 좌표가 된 셈이다.
이 같은 기업의 경영 변화는 사회공헌을 강조하는 ‘사회책임경영’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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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추구를 본질로 하는 기업이 윤리와 나눔을 강조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우선 1차적인 이유는 이윤극대화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부도덕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그 기저에는 이런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즉 ‘깨끗하고 정직하지 못하면 소비자에게 철저히 외면 받는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돼 있다.
서강대 경제학과 노부호 교수는 “윤리경영은 지난 2001년 미국 엔론사가 분식회계로 파산을 맞았던 사건을 계기로 부각된 경영이념”이라며 “기업이 윤리, 도덕 등의 보편적 가치를 소홀히 하면 생존조차 어렵기에 결국, 윤리 등이 기업의 최우선 가치로서 받아지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설명한다.
▥불교에서 ‘경영모델’을 찾다
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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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흐름은 경영이념과 기업문화 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윤리경영과 나눔경영 형태의 새로운 경영모델은 기업경영의 목표 설정, 이윤의 사회환원화 과정 등에 바로미터 역할이 됐다. 이윤환원 방식의 ‘길과 틀’을 제시한 것이다. 또 기업이 ‘어떻게 이윤을 추구할 것인가’와 ‘그것을 무슨 방법으로 환원할 것인가’에 대한 해법을 전통동양정신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불교가 신경영이념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불자 기업인 SK글로버의 전신 SK네크웍스(대표이사 정만원)의 경우, 용타 스님이 1980년 불교원리를 바탕으로 초월명상 등의 각종 수행법을 취합해 개발한 동사섭 연수를 지난 1998년부터 현재까지 실시해 임원진 90%가 이 연수를 거쳤다. 올해부터는 아예 다른 그룹 계열사 임직원의 참여를 독려, 지원자가 급증하고 있다. 또 삼성그룹은 올해 삼성인력개발원이 강원도 월정사에서 진행한 선수행 체험 프로그램을 삼성리더과정에 포함시켰다.
▥불교에서 ‘무엇’을 배우고 있는가
‘자리이타(自利利他)’ 정신을 경영에 응용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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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테크 세라믹 전자회사인 일본 쿄세라 주식회사를 창립한 불자기업인 이나모니 쿠즈오 회장은 경영방식의 영감을 타인에 대한 자비와 배려를 갖는 자리이타에서 찾았다. 오랫동안 선불교에 심취해온 그는 인간이 경영의 근본이라고 강조, 이윤은 이러한 윤리적 토대에서 창출해야 한다고 믿었다.
선적인 깨달음에서 경영지혜를 배우는 경우도 있다. 삼성그룹을 창립한 고 이병철 회장은 늘 집에 모신 불상 앞에 정좌해 선정삼매를 들었다고 그의 자선전에서 밝혔다. 이 회장은 이를 통해 매시간 이뤄지는 중요한 사업결정을 평정심으로 처리했다고 술회한다.
첨예한 노사대립의 해법을 불교에서 찾은 기업도 있다. 지난 1996년 정부 지정 1호 도매센터로 설립돼 서울 동대문 패션몰의 막을 열었던 프레야타운이 부도위기를 극복하고 재기한 것이 그 사례다. 당시 3천2백여 점포들이 입주했던 프레야타운이 98년 문을 닫을 처지가 되자, 불자인 배관성 사장은 모래알처럼 개별화된 입점 상인들에게 일체감과 공동운명체 의식을 심어줬다. 입점상인과 사장과의 화합으로 침몰 직전의 프레야타운을 회생시킨 것이다.
특히 배관성 사장은 이 과정에서 ‘바른경영’과 ‘고객존중’이란 경영이념 정립을 불교의 ‘팔정도’에서 얻었다. 업종을 개발하고 상품을 구성하는데, ‘어떤 것을 선택하고 그것이 바른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여기서 찾았다.
배관성 사장은 “당장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눈앞의 이익을 쫓기보다는 정직하게 버는 것이 중요하다”며 “투명경영과 정직경영을 하는데 불교는 올바른 길을 제시해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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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불교로 경영을 말한다
성균관대 경영학부 유필화 교수는 우리 민족의 정신문화를 이끌어 왔던 불교에서 기업 경영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인의 의식구조, 언어, 풍습, 사상에 스며있는 불교가 새로운 경영패러다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우선, 유 교수는 “중도의 가르침이 경영철학의 핵심 키워드로서 작용한다”고 말한다. 즉 분산과 집중, 현상유지와 혁신, 전체와 개인, 모방과 창조 등의 기업 가치를 고민할 때, 불교는 명확한 지침이 된다고 설명한다.
종교적 이념과 가르침을 도입하고 있는 사례는 불교 외에도 많다. 청교도주의적 윤리를 기업경영이념으로 한 의류기업인 신원그룹은 믿음, 정직, 선도 등의 3대 이념을 경영철학으로 하고 있다. ‘하나님의 주인 되심’, ‘하나님 앞에서 떳떳하고 정직한 기업윤리 정착’ 등을 통해 고객감동경영의 핵심가치를 ‘섬김’에서 찾고 있다. 아예 개신교 정신을 기업문화로 공식적으로 선언까지 했다.
뿐만 아니다. 원불교는 이미 2000년에 수도권 지역에서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재가교도들을 중심으로 ‘원불교 서울 기업인회’를 창립했다. 전문경영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원불교 신자 기업인 30여명이 이 모임을 결성했다. 이들은 회원 상호간 발전을 위한 정보교환 및 친목을 도모하고, 교단의 경제자문 등 교단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회칙을 제정하는 등 원불교 정신을 기업경영에 반영하고 있다.
◆ 불자CEO, 얼마나 있나
최근 한국경영자총연합회가 국내 경영인 5천1백 명의 종교를 분석한 결과, 종교인 1천883명 중 불교신자는 34.5%(650명)로 집계됐다. 이외 개신교 42%(790명), 천주교 21.5%(405) 순으로 분석됐다. 국내 경영인 10명 중 불자 경영인은 1명이 조금 넘는다는 의미다.
이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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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불자 CEO들은 좌선 등을 통해 불교적 마인드를 키우고 있다. 중앙일보 회장을 역임한 홍진기 씨는 좌선을, 동대문 프레야타운 배관성 사장은 <금강경> 간경을, 쌍용양회 명호근 부회장은 염불 등으로 마음을 닦아 경영지혜를 발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