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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해가 아쉽다. 하지만 속절없이 가는 세월을 어찌 누가 막겠는가. 얼마 남지 않는 2002년. 역동적인 몸짓언어인 무용과 오방색 짙은 그림에 몸과 마음을 맡기며 한해를 마무리 하면 어떨까.
국립극장은 달오름극장에서 12월 30일 저녁 7시30분 김은희 무용단의 무용극 ‘산해경(山海經)’을 무대에 올린다. 김은희 무용단은 국내무용계에서는 드물게 학연과 지연을 거부하고 춤에 대한 열정과 실력만으로 작품 활동을 지속해 오고 있는 단체이다.
김은희 무용단의 '산해경'
달오름 극장, 12월 30일
중국의 경전인 <산해경>에서 모티브를 따온 이 작품은 김은희 무용단의 감각적이고 세련된 동양적 감성 특히 불교적 사상이 내포된 수작으로 평가 받고 있다. 주제는 인생의 덧없음을 표현했다.
무한한 자연에 비해 유한한 인생의 모습을 표현했다. 역동적인 몸짓 속에는 탐욕도 번뇌도 다 날려버리라는 무언의 메시지가 실려 있다. 우리네 인생은 유한하기 때문에 더 욱 소중할 수 밖에 없다는 진리가 극의 곳곳에 녹아 흐른다. 그래서 올 한해를 보내면서큰 의미로 다가올 것 같다.
탐욕ㆍ번뇌 날려버려라!
중국 경전을 모티브로 동양적 감성ㆍ불교사상 가득
특히 숨막힐 듯한 격렬함으로 관객을 압도하는 무용수들이 선보이는 역동적인 춤사위는 현대무용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은희 씨의 안무 지도에 의해 손예란 양화정 이강미 박재원 이재준 장인선 등 7명의 국내 정상급 무용수들이 무대에 오른다. (02)2280-4115
박생광과 샤갈의 만남
부산시립미술관
(내년 2월 15일 까지)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은 박생광(1904~85) 화백은 생전에 그토록 만나보고 싶었던 사람이 있었다. 러시아의 화가 마르크 샤갈(1887~1985)이었다.
빨강과 파랑 등 오방색의 색채 화가라는 점에서 샤갈과 공통점이 있었던 그는 그림에 좀 자신이 있다 싶으면 “내가 샤갈의 적수가 될까?” 하는 말을 자주 던졌다고 한다.
1985년 5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한국미술특별전’에 초대받은 박생광은 샤갈과 만날뻔 했었다. 하지만 운명이 두 화가를 갈라놓았다. 샤갈이 85년 3월에 먼저 세상을 떴고 박생광도 뒤따르듯 7월에 세상을 떠났다.
두 색채 화가의 운명적 만남
생전 만나고 싶었던 두 사람 20년만에 작품으로 꿈 이뤄
생전에 만남의 꿈을 이루지 못한 두 거장이 지금 20년 만에 작품으로 만나고 있다. 부산시립미술관(관장 김용대)에서 특별기획전으로 열리고 있는 ‘박생광 전’(2005년 2월 15일까지)과 ‘마르크 샤갈 전’(2005년 1월 16일까지)이다.
미술관 3층 전시실에서 마주보고 있는 두 화가의 초상화 옆에는 '생전의 약속, 사후의 만남'이란 글 한 줄이 붙었다. 박생광은 ‘열반의 청담 대종사’ ‘전봉준’ ‘명성왕후’ 등 80년대에 그린 대표작 16점을, 샤갈은 39년작 ‘굿모닝 파리’ 등 114점을 선보이고 있다. (051)740-4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