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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으로 얼마간의 소비조차 주저하고 있는 지금의 한국인으로서는 의외로 따뜻한 체온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주변을 조금만 둘러보면 이웃의 손길에서 소외된 불우이웃이 적지 않다.
이웃돕기 캠페인이 한시적 아닌 연중행사로 바뀌면서 매체마다 불우이웃 찾기와 이들에 대한 도움의 손길을 이어주고 있으나 아직 도움의 사각지대에서 끼니조차 때우기 힘든 불우한 이웃이 많다.
네 살짜리 장애아가 굶어죽자 이에 당황한, 역시 정신지체장애인인 어머니가 시신을 이틀 동안 장롱 속에 넣어두었다가 한 종교기관에 ‘먹을 것이 없으니 도와 달라’ 호소했다는 소식은 우리 사회의 극빈자 구호 업무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부부의 하루 일자리도 찾기 어려워 한달에 일주일 정도는 통째로 굶을 수밖에 없었던 이들 가족은 극빈층에다 장애인 가족이었음에도 국민기초생활 급여나 장애급여대상에서 빠져있었다. 극빈자 구호체계에 구멍이 많다는 증거가 아닌가.
어디 이들뿐이겠는가. 저소득층의 일자리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진 요즘, 구호업무의 그늘에서 신음하고 있을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올해 ‘사랑의 온도’에서 보듯 한국인의 마음은 따뜻하고 불우이웃을 돌보아야 한다는 마음도 크게 자리잡아가고 있다. 불자들에게 육바라밀 최고 덕목인 보시바라밀 실천을 돕고 있는 본지 ‘나눔의 손잡기’ 캠페인에서도 우리는 그 따뜻한 마음들을 보고 있다.
아무리 경제여건이 나쁘더라도 우리에게 불우이웃을 도울 경제력과 능력은 있다. 그리고 자비와 사랑, 보시에 대한 인식 역시 확산되고 있지 않은가. 이것이 바로 희망일 것이다.
네 살짜리 장애아의 죽음을 보며 극빈자 구호에 책임 있는 정부가 나서 우리 사회, 도움의 네트워크에 대한 문제점을 점검하고 이를 정상화시켜 줄 것을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