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9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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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주요 종단 총결산'
조계종은 정체성 확립과 교육제도 개선 등 내적 역량 축적에 힘쓰면서도 사회복지 분야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보였고, 태고종은 코스닥기업 인수, 불교위성방송 채널인가 등 굵직한 뉴스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천태종은 개성 영통사 복원불사로 바쁜 한 해를 보낸 반면 진각종은 밀교학과 종학 연구에 치중하며 정체성 확립에 주력했다.

총본산 묘각사 불사를 낙성한 관음종과 종조 '원정 기념관'을 개관한 총지종은 종단 역량결집에 나섰다.



2004년 조계종의 두드러진 활약은 사회복지분야였다.


△ 조계종 … 안정
2004년 조계종 총무원의 가장 큰 화두는 ‘나눔’이었다. 총무원은 올해 ‘불교자원봉사활동 공모전’ ‘제1회 불교자원봉사박람회’ ‘제1회 불교자원봉사 대축제’ ‘북한장애우에게 휠체어 보내기 운동’ ‘소년소녀가장 돕기 1사찰 1가정 후원’ ‘외국인 상담지원’ 등을 통해 자원봉사 및 후원문화 활성화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스님노후복지 기반 시설 마련을 위해 현재 10개 교구본사에서 실비노후복지시설 건립 사업을 신청, 정부 예산 확정을 기다리고 있다. 또 노후복지시설 운영 자금 마련을 위해 ‘자비의 보험금 나눔 운동’을 펼쳐 20억원 가량의 보시 약정도 받아냈다.
나눔은 바다도 건넜다. 조계종은 지난 4월 스리랑카 라투나푸라 지역에서 ‘조계종 마을’ 준공식을 봉행했다. 수해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과 고통을 함께 나눈 것이다.
조계종은 종단 정체성 강화를 위해 올해 처음으로 종조 다례재를 봉행했으며, 부처님오신날 황우석 교수와 박세리 선수에게 불자대상을 시상하기도 했다. 또 지난 5월 합천 해인사에서 대종사 법계 품서식을 봉행해 종단 위계질서 확립을 꾀하기도 했으며, 12월 공주 마곡사 인근에서 전통불교문화산업지원센터 기공식을 개최해 불교 대중화 세계화의 터전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러나 관응ㆍ정일ㆍ석주ㆍ숭산 스님 등 종단 원로스님들이 원적해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또 부산 선암사 문제 등으로 각종 소송에 시달린 한해이기도 했다.
한편 조계종 중앙종회 종책모임인 금강회 보림회 등은 조계사 주지 임면 문제로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또 승가모임 화엄회가 창립되기도 했으며, 일승회는 1994년 개혁 이후 중앙종회가 비대해졌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자원봉사ㆍ후원문화 활성화에 박차
간화선 수행법ㆍ신도교육 교재 정리



교육원은 승가교육제도 개선이 올해 최고의 화두였다.
연초 교육원장이 사실상 공석인 상태로 출발했던 교육원은 4월1일 청화 스님이 제5대 교육원장에 취임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청화 스님의 취임 이후 ‘선교육 후득도’ 중심의 승가교육제도 개선, 간화선 수행체계 정립, 출가연령제한 논란 등 굵직한 사안들을 어떻게 처리해 나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았다.
7월 1일 출범한 승가교육제도개선추진위원회는 전통 승가교육의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사회교육의 장점을 취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지속적으로 진행했다. 우선 기초(행자)과정 2년과 기본(강원, 기본선원)과정 2년에 전문(대학원)과정 2년의 6년제 구족계 수계안이 마련됐다. 그러나 두 번의 실무회의는 승가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기본 취지에는 누구나 공감하지만 이를 받아들여야 하는 승가 구성원들의 합의는 쉽지 않은 문제임을 여실히 보여줬다.

40세 출가연령제한이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올해 26ㆍ27기 행자교육원 입교자는 310명으로 예년에 비해 40% 가량 감소했다. 전국선원수좌회와 불학연구소를 중심으로 간화선 수행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됐다.

포교원이 2004년 가장 주력한 사업은 별원 10주년을 맞는 2005년에 대비해 10개년 계획 100대 과제 수립과 포교방향 설정이다. 이를 위해 포교연찬회를 6차례 개최하고 12월 공청회와 좌담회를 열어 포교원이 나아갈 길과 포교방향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조계종 신도에게 맞는 간화선수행프로그램을 개발하고자 교안을 만든 것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현재 교안은 과학자 자문회의를 거쳐 수정작업 중이며 선원장 스님들의 감수가 끝나는 내년 2월경 발간될 예정이다.
전문교육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신도교육교재 시리즈를 완간해 신도교육의 기초를 잡았다. 기본교육 설문, 신도수행 현황 등 각종 현황조사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15개의 보고서를 내놓은 것도 큰 성과다.

5월에는 중앙신도회와 전국신도회가 조계종 중앙신도회로 통합, 신도조직의 단일화를 이루어냈다. 파라미타는 서울시로부터 자원봉사 활동터전을 인증받는등 우수단체로 선정돼 청소년 포교의 기틀을 더욱 공고히 한 한 해였다.
향후 포교방향 설정 등에 대해서는 포교 현장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와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내년도 예산 축소로 국제포교사 양성 교육 등 산하단체 사업지원비가 대폭 줄어들어 각종 지원사업 위축이 예상된다.

강지연·남동우·조용수 기자



△ 태고종 … 약진
지난해 내실 다지기에 주력했던 태고종은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 불사의 첫 삽을 뜬것은 물론 동방대학원대학교 개교인가 획득, 코스닥기업 인수, 불교위성방송 채널 확보 등 종단 위상을 높이는 성과를 이뤘다.
태고종은 연초부터 기업 인수라는 획기적인
태고종은 지난 10월 총무원이 입주할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 기공식을 열고 종로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카드를 빼들었다. 이 회사에 기존의 녹색장묘사업을 진행토록 맡김으로써 불교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바꾸어가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방송위원회로부터 불교위성방송 채널인가를 받아냈다. 이에 따라 태고종은 내년 중 불교위성방송 개국을 준비하고 있어 불교채널의 다양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태고종의 종로시대 개막이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는 한국불교전승관은 총공사비 120여억원을 들여 짓는 불교종합문화센터로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불사가 진행된다. 또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9월 개교인가를 받은 동방대학원대학교는 내년 3월 태고종 최초의 정식 종립대학으로 문을 연다.


기업인수ㆍ위성방송 채널 확보


내적으로는 지난 10월 혜초 스님을 제17세 종정으로 추대해 종단 안정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지 선출을 앞두고 일었던 태고총림 선암사 일부 재적승들의 반발과 조계종과의 소유권 문제로 발생한 완주 봉서사 소송건 등은 풀어야할 과제로 남았다.
박봉영 기자

△ 천태종 … 안정
올해 천태종의 최대 성과로는 개성 영통사 복원 지원과 국제교류 확대가 꼽힌다.
지난해 통일부로부터 대북사업 교류협력자로 승인 받아 영통사 지원에 나섰던 천태종은 올해에도 영통사 복원불사를 위해 총 12차례에 걸쳐 기와와 단청재료, 건설장비, 건설부자재 등 25억원 상당의 물자를 지원했다. 이 사업을 위해 북한에 다녀온 인원만도 연인원 400여명에 달했다.
천태종은 올해 주요도시 포교거점 역할을 할 사찰을 완공했다. 사진은 12월 8일 열린 서울 삼룡사 종합불교회관 개관식 모습.
천태종은 영통사 복원 지원을 통해 남북불교간 교류채널을 다양화하고 남한 불교계의 대북교류를 활성화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여기에 천태종에 있어 올해는 국제교류의 폭을 넓히는 의미 있는 해였다. 캐나다 토론토 지부는 신축불사에 돌입해 완공단계에 접어들었고, 몽골 포교당 건립을 위한 부지를 확보했다. 또한 인도주의 사업의 일환으로 파키스탄, 미얀마, 이란 등의 나라에 구호물품을 지원하는 등 국제교류를 확대하기도 했다.


北 영통사 지원ㆍ국제교류 확대


지역별 포교거점 역할을 할 사찰불사도 눈에 띤다. 수년동안 건축불사에 전념하며 교세 확장에 힘써온 천태종은 올해에도 인천 황룡사, 서울 삼룡사, 청주 명장사, 광주 금광사, 원주 성문사, 통영 서광사 등의 20여 사찰불사에 진력해 6곳의 불사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지난해 두각을 나타냈던 사회복지 분야에서는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박봉영 기자


△ 진각종 … 내실
진각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외적인 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대신 밀교학 및 진각종학 정립에 주력해 내실을 다졌다.
혜일 총인을 비롯해 효암 통리원장
올해 밀교종단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에 심혈을 기울인 진각종은 지난 6월 인도 따보승원과 교류협정을 체결했다.
등 종단지도자들은 올해 네차례에 걸쳐 인도 북부와 중국 서부, 몽골 등지의 밀교사찰을 방문하며 한국밀교의 원류찾기에 주력했다. 방문을 통해 진각종은 밀교가 티베트에서 몽골을 거쳐 한반도로 유입됐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아울러 티베트밀교를 간직하고 있는 인도 북부 따보승원과의 교류도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뒀다.


밀교학ㆍ진각종학 정립 주력


일본 고야산대학, 금강봉사 등지에서 양국 관계자가 참가한 가운데 학술교류대회와 밀교문화행사를 개최하며 일본 밀교종단과의 교류물꼬를 트기도 했다.
이와 함께 진각종은 한때 중단 위기를 겪기도 했던 회당문화축제를 울릉도 지역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문화축제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로 4회째 열린 회당문화축제는 봉사와 축제, 신앙이 어우러져 ‘울릉도 대표축제’로 자리잡았다.

진각종이 운영하는 회당학원은 휴암 대전교구청장이 새 이사장으로 선출되고 한재숙 위덕대 총장이 취임하면서 큰 변혁기를 맞았다. 회당학원을 대표하는 위덕대는 ‘지역’ ‘복지’ ‘환동해권’을 특성화대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박봉영 기자

△ 관음·총지종 … 내실
지난해 죽산 스님을 종정으로 추대 종단안정을 기했던 관음종은 올해 개산조 태허 대종사 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사업을 추진했다. 총본산 묘각사 낙성과 창종연혁비 제막, 탄신 다례, 국제보살계 수계법회 등을 통해 종단역량 결집에 나섰으나 성과는 미약했다는 평가다.


종단 역량 결집 나서


총지종은 3월 입적한 수성 종령의 뒤를 효강 대종사가 추대되면서 ‘교화활성화’를 화두로 던졌다. 이를 위해 불단장엄을 비롯해 의식·의궤 개편, 불구 사용, 종합수행타운 건립 등 종합계획을 마련했다. 총지종의 올해 가장 큰 수확은 종조 ‘원정기념관’을 개관해 종단정체성 확립을 위한 기반을 다진 점이다.
박봉영 기자
2004-12-24 오전 1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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