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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신문과 방송마다 수행과 명상, 차문화, 템플스테이, 출가 등 불교적 삶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도 흥미롭다. 불황이 계속되면서 불교계 각종단과 단체들의 ‘나눔운동’도 활기를 띠었다. 오랜 진통 끝에 재가대중을 대표하는 조계종 통합 신도회가 탄생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이명박 서울시장, 정장식 포항시장 등 일부 자치단체장들의 편향된 종교의식은 종교간 화합을 바라는 국민들과 불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해 아쉬움을 남겼다.
1. 동체대비 나눔운동 확산
올해 불교계 최대화두는 단연 나눔운동. 장기화된 경제침체와 불황 등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불교계는 동체대비(同體大悲)사상을 바탕으로 다양한 온정의 손길을 펼치며, 자비실천인 ‘나눔’을 확산시켰다. 올 한해 괄목할만한 나눔운동에는 본지가 창간 10주년을 맞아 전개한 ‘나눔의 손잡기’ 캠페인과 조계종 ‘나눔의 하나되는 세상’ 태고종 ‘1사찰 1선행하기 운동’ 천태종 ‘나누며 하나되기운동’ 진각종 ‘행복 릴레이 만월회’ 생명나눔실천회 ‘골수기증운동’ 등이 계속됐다.
2. 禪 수행 열풍
올해 한국불교계는 전국을 휘감은 ‘선바람’의 열기 속에 ‘전통선(禪)’의 진수를 맛보려는 불자들의 수행의지가 어느 해보다 뜨거웠다. 조계사에서 시작된 ‘간화선 중흥을 위한 선원장 초청법회’를 필두로, 봉은사 ‘육조단경법회’, 대구 동화사 ‘담선법회’를 비롯, 보문사, 불광사 등 각 사찰 마다 연중 끊이지 않고 선법회가 열려 ‘수행붐’을 일으켰다. 또 조계종의 간화선 수행지침서·교안 발간 준비, 태고총림의 간화선 중흥조 영정봉안 등 간화선 중흥을 위한 노력이 그 어느 해보다 활발하게 진행됐다.
3. 금강산 신계사 남북공동 복원
금강산 신계사 대웅전 복원은 분단이후 민족적 동질성 회복의 첫 성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남북 불교계는 1951년 한국전쟁 중 3층 석탑만을 남기고 모두 불타버린 신계사를 2007년까지 공동으로 복원하기로 하고 지난 2000년 남북간 첫 논의를 시작했다.
남측은 복원에 필요한 목제와 예산 등 85억원을 부담하고 북측은 노동력을 제공하는 형식으로 11월 20일, 만 4년 만에 대웅전을 낙성하는 감격을 맛보았다.
4. 조계종 신도회 통합
1994년 창립된 조계종 중앙신도회와 기존의 전국신도회로 양분됐던 조계종 신도조직이 하나로 통합됐다. 5월 7일 조계사에서 중앙신도회와 전국신도회는 통합대회를 갖고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로 공식출범했다. 체계적인 신도운동과 재가불자 네트워크 구성의 필요에 따라 2003년 4월 통합 선언 이후 1년 만에 이뤄낸 쾌거다. 신도회 통합으로 늘 종단의 주변인이면서 객체였던 재가대중이 종헌에 명시된대로 사부대중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됐다.
5. 여성불자들 대규모 국제대회
국내외 여성불자들이 한데 모여 학술발표와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통해 한바탕 축제의 장을 펼쳤다. 안양 한마음선원은 올 5월 ‘한국 비구니의 삶과 수행’에 대한 국제학술대회를 열고 한국 비구니 승단의 역사적 의의와 활약상을 집중 조명했다.
6월에는 전국비구니회 주최로 세계 40여개국 여성불교 지도자들이 중앙승가대학교에 모여 ‘제8회 세계여성불자대회’를 치렀다. 이 행사는 최대 1500여명이 참가, 불교계 행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국제행사로 기록됐다.
6. 거센 웰빙 바람
올해 한국 최고의 키워드는 ‘웰빙(well-beingㆍ참살이)’이었다. 물질로써 성장과 안락을 추구하던 이전 세대와는 달리, 정신과 신체의 고른 건강을 추구하려는 움직임이다. 정신의 풍요가 강조되면서 요가·명상이 확산됐고, 유기농 제품ㆍ천연 소재 물품들도 인기를 끌었다. 특히 불교식 삶이 웰빙의 ‘핵’으로 부각됨에 따라 참선열풍이 거세졌다. 그러나 웰빙이 외형에 집착한 채 상업화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최근에는 ‘웰빙의 정신과 철학을 고민하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7. 템플스테이 각계각층서 호응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활성화되기 시작한 템플스테이가 기업연수, 대학 정규과목 개설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활짝 꽃을 피웠다. 기업체 연수에서부터 수험생을 위한 템플스테이까지 그 주제와 테마도 다양해졌다.
중앙대 한신대 한국전통문화학교 등은 템플스테이를 정식학점 인정과목의 하나로 개설했다. 문화재청은 직원연수와 통도사 템플스테이로, 구미공단 외국기업CEO 투자설명회를 비롯, 공무원, 기업, 학생, 외국인 등 각계각층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8. 월정사 단기출가학교 인기 폭발
평창 월정사(주지 정념)가 한 달 동안 출가자의 삶을 체험해 볼 수 있는 ‘단기출가학교’를 개설해 신행의 새 지표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단기출가학교 참가자들은 한 달 동안 1080배, 삭발식, 철야 3000배 용맹정진, 조석예불 등을 통해 정식 출가 못지않은 치열한 구도의 열정을 보였다. 특히 MBC는 창사특집 단기출가학교 1기생들의 사연과 수행모습을 담은 2부작다큐멘터리 ‘출가’를 방영해 일반인의 관심을 증폭시켰다. 이로 인해 3기 생 모집에 3백여 명이 넘는 인원이 지원, 주위를 놀라게 했다.
9. 불교출판문화협회 재창립
장기화된 경제 불황과 출판시장 침체로 ‘개점휴업’ 상태에 빠져 있던 불교출판사들이 불교 출판문화 진흥과 문서포교의 활성화를 위해 지난 9월 ‘불교출판문화협회(회장 원택, 장경각 대표)’를 발족했다.
불교출판문화협회는 90년대 초 발족했던 불교출판협의회가 확대, 재편된 것으로 불교계 18개 출판사들이 참가했다.
이들은 사찰에 도서관 마련, 불교 전문필자 공동 개발 및 활용, 공동 유통망 설립, 책읽기 모임 활성화 등을 통해 불교계 ‘책 읽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추진중에 있다.
10. 기관장 종교편향 발언 물의
이명박 서울시장이 5월 한 개신교 종교대회에서 ‘서울시 봉헌’ 발언으로 이웃종교인들의 분노를 산데 이어, 정장식 포항시장은 5월말 ‘포항성시화’ ‘시 예산 1% 선교사용’ 등 의사를 밝혀 물의를 빚었다. 이밖에 목포 시장 등 곳곳에서 기관장들의 종교편향적 행태는 끊이지 않았다.
끝내 12월 15일 종교편향에 분노한 포항·경북지역 불자 3만여 명이 대규모 규탄대회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기관장 홀리클럽이 해체되고 정장식 시장은 불교계에 사과하면서 기관장들의 종교편향적 행태에 경종을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