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6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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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에 禪書 3만여권 기증 '종성문고'설립
종성스님 영결ㆍ다비식 오늘 오후 1시 백양사

종성 스님.
임제가풍을 이은 당대의 선지식 종성 스님(임제선원 조실)이 12월 21일 입적했다. 세수 75세 법랍 37세.

스님은 “기꺼이 몽환의 세상에 노닐다/오늘에 크게 고요히 쉬도다/맑은 바람 건곤에 부는데/해는 서산머리에 떨어지도다.(優遊夢幻世/今日大寂休/淸風拂乾坤/日落西山頭)”라는 임종게를 남겼다.

영결식은 24일 오후 1시 장성 백양사에서 열리며, 당일 백양사 다비장에서 다비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종성 스님은 1930년 전북 부안에서태어나 전주고등학교를 나와 원광대에서 불교학 전공했다. <돈오돈수와 돈오점수의 辨> 등 다수 저술을 남겼으며, 1968년 37세의 늦은 나이에 본격적인 수행의 길로 들어섰다.

92년 서옹 스님으로부터 “부처님의 정법을 제산장실(濟山丈室ㆍ제산=종성 스님의 법호)에게 부촉하노라”라는 전법게를 받아 은법 제자가 됐다. 90년대 초부터 봉천동 관악산 기슭에 임제선원을 열어 수행과 재가 불자들의 선수행 지도에 전념해 왔다.


본사에 기증된 종성 스님의 선학관련 장서.


“어디서든 열심히 공부하라”는 말로 출재가 불자들을 지도해왔던 종성 스님은 “수행은 누구라도 주어진 여건에서 깨달음을 향해 자신의 마음을 닦으면서 바르게 사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라는 가르침을 남겼다. 이는 중국조사선을 완성한 임제선사의 ‘일체시 일체처(一切時 一切處)’ 어디에서나 자신을 주인공으로 하고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참이 되게 하라는 가르침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한국 선사상의 큰 줄기를 이루고 있다.

교학에도 철저했던 종성스님은 최근 평생 모은 장서 3만여 권을 본지에 기증하기도 했다. 주로 <선종전서><선장> 등 방대한 분량의 선학 관련 서적들과 각종 대장경은 물론, 정치 과학 사회 전반의 서적이 평소 스님의 독서편력을 엿볼 수 있다. 본지는 이번에 기증받은 장서들로 ‘종성문고’를 조성, 독자들에게 온-오프라인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다음은 종성 스님의 오도송임종게를 담은 행장

■1930년 전북 부안 출생
경전과 어록에 두루 통하되 알음알이에 떨어지지 말 것을 경계한 생전의 종성 스님.


■1954년 初度
幾度辛酸做決戰 그 몇 번이나 혹독한 결전을 지었던가?
身形枯悴生死前 몸과 형상은 마르고 초췌하여 생사의 앞에 있었도다
忽然放下全身處 홀연히 온 몸을 놓아 버린 곳에
喜悅閃光삭大千 희열과 번쩍이는 광명이 대천세계에 빛나도다.

久久看話忽然打坐光明一時現前, 二十六歲時 오래토록 화두를 보다 홀연히 앉아 타파하니, 이십육세때이다.

■1954년 내소사 서래선림 해안 선사를 입참, 인가를 받음

傳來一物付圓潭 불조께서 전해오는 한 물건을 원담에게 부촉하노니
淸白家風與誰談 청정하고 밝은 가풍을 누구로 더불어 말할 수 있겠는가?
依舊靑山眞面目 푸른 산은 예와 같이 진실한 모습이니
空空色色夢中淡 공이면 공 색이면 색 모두 꿈속에서 맑도다.

■1968년 백양사 서옹 선사 문하에서 삭발 수계

初천海眼禪師後更참西翁禪師

打破此關十八年 이 관문을 타파하고서 십팔년토록
自安鬼窟無心禪 스스로 귀신굴에 안주한 무심선이었도다
偶逢白鶴古錐老 우연히 백학산의 노선지식을 만나서
百尺竿頭又進前 백척간두에서 다시 앞으로 나갔도다
初訪我師勘一句 처음 스승을 찾아뵈자 일구로 시험하니
喪身失意鬼門前 몸을 상하고 뜻을 잃는 귀신문전에 있었다
鼻巴沒却超虛處 붙잡을 곳 없는 초월하여 빈 곳에
自到點頭最上禪 스스로 알게 되는 최상승선이로다.


■1992년 서옹 선사께서 불조의 정법을 제산 장실에게 부촉함

付囑正法 불조의 正法眼藏을 濟山丈室제산 장실에게 부촉함
臨濟喝兮德山棒 임제의 할과 덕산의 방망이는
石火不及電罔通 돌불도 미치지 못하고 번갯불도 통하지 못하도다.
四海逆流淸風起 사해가 거꾸로 흘러 맑은 바람 일어나니
倒騎須彌出重城 수미산을 거꾸로 타고 거듭거듭 성을 벗어나도다.
佛祖命脈 繼承隆昌 불조의 명맥을 계승하여 융창시켜
與天無窮 廣度衆生 하늘로 더불어 다함이 없고 널리 중생을 제도하여
以報聖恩 懇切願耳 성스러운 은혜를 갚도록 간절히 바라노라.

■2004년 서울대병원에서 입적

臨終偈임종게

優遊夢幻世 기꺼이 몽환의 세상에 노닐다
今日大寂休 오늘에 크게 고요히 쉬도다
淸風拂乾坤 맑은 바람 건곤에 부는데
日落西山頭 해는 서산머리에 떨어지도다.
조용수 기자 | pressphoto@hanmail.net
2004-12-23 오후 1: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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