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불사 논란을 빚고 있는 해인사 신행문화도량 건설에 대한 설명 및 토론회가 12월 22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렸다.
해인사 불사 계획 수립과 설계를 담당했던 이상해 성균관대 교수와 건축가 조성룡 씨 등은 현대사회의 발달에 따른 대형 불사의 불가피성에 대해 설명하고, 신행문화도량은 최대한 효율적이고 환경을 고려해 설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형불사의 문제점을 제기한 정웅기 참여불교재가연대 정책실장, 주강현 문화재위원, 김동현 한국전통문화학교 석좌교수 등은 단지 친환경적 설계와 기술을 통해 친환경적인 불사가 되는 것은 아니며, 그것을 운영할 프로그램과 인력이 갖춰져야 대형불사의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행문화도량의 코디네이터를 맡은 건축가 정기용 씨는 “그동안 공청회를 통해 의사소통할 기회가 없었던 점에 대해 아쉽다”면서 “그러나 환경단체들도 환경파괴 행위로 몰아붙인 부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정웅기 씨는 “이번 문제를 통해 불사에 대한 불교계 문화를 반성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산림훼손 극소화, 소재와 규모, 모양이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이용객 증가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동현 교수는 “해인사 신행문화도량의 필요성은 여전히 의문점이다. 해인사의 상징성을 볼 때 대형불사를 하면 다른 사찰로의 파급력이 크다. 때문에 불사 초기단계서부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건축가 민현식 씨는 “해인사가 하면 다른 사찰도 따라하기 때문에 대형불사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미 대형불사는 수많은 사찰에서 해 왔고 해인사가 모범을 보여 불사문화를 선도할 필요성도 있다”며 해인사 불사의 또 다른 면을 부각시켰다.
원철 스님은 “해인사 대중들은 새로운 공간의 필요성에 대해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 관광목적이라고 하는데, 관광객과 신도를 엄격하게 구분할 필요가 없다. 관광객도 잠재적인 불교신도로 파악하고 있다”며 해인사 내부의 목소리를 전했다.
참가자들은 해인사 불사를 공론화하자는 데 입장을 같이하고 앞으로도 비슷한 모임이 진행해야 한다는 동의하는 분위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