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 종정 혜초 스님과 천태종 종정 도용 스님, 진각종 혜일 총인 등 각 종단의 정신적 지도자들이 을유년 새해 법어를 발표했다.
태고종 종정 혜초 스님은 “인간은 저마다 우주의 창조자요 세상의 주인이니 세정(世情)이 혼탁함은 주인의 책임이요, 만유가 청미(淸美)함 또한 주인이 소작(所作)한 바니 금년에는 모든 사람이 자정지덕(自淨之德)을 발휘하여 만인이 공수함락(拱手含樂)하고 제불이 환희공찬(歡喜共讚)하는 보람 있는 한 해가 되기를 축원한다”는 법어를 내렸다.
혜초 스님은 이어 “달빛 지니 날이 밝듯 묵은해가 가고 새해가 왔도다(淹沒月光吐日輪)/와도 오는 것이 아니요, 가도 가는 것이 아니며, 머무는 것 또한 아니라네(不來不去亦不住)/세상의 모든 일 이미 분수가 정해져 있거늘(世事萬有分已定)/뜬세상 공연히 욕심내어 혼자 바삐 날뛴다네(浮生望慾空自忙)”라는 게송을 읊었다.
천태종 종정 도용 스님은 게송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했다. 도용 스님은 “신령한 물결 용솟음쳐 거룩한 관세음 떠오르니 /햇빛보다 밝은 광명 아득한 노을 새로 비추네 /고해는 갑자기 불국세계 되었거니 /자비의 배는 보타산에 머물지 않네”라고 일갈한 뒤 “금 닭이 크게 우니 천지가 금빛으로 열리는구나/탐욕을 덜어내니 연꽃이 피어오르고/자비의 눈으로 세상을 보니 모두가 다정한 벗이로다/그 중에 아름다운 모습은 남북이 하나 되고/주객이 하나 되어 태평가를 부르는구나”라고 법어를 내렸다.
진각종 총인 혜일 대종사는 법어를 통해 “중생은 부처가 아닌 고로 누구나 허물도 많고 실수도 있음을 알고 부끄러움을 깨달아 고쳐 나간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불보살의 세계와 다른 바가 없는 것”이라며 “나를 낮추고 남을 높이는 것은 불보살의 모습이요 자기를 높이고 남을 업신여기면 이 자리가 곧 고통이 그림자처럼 따르는 중생들의 세계”라고 강조했다.
또한 “저 조용하고 숭고하게 떠오르는 새 아침의 해를 바라보면서 다시 한 번 다짐하고 우리 모두의 마음을 열어 자비(慈悲)를 베풀어 나간다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밀엄정토(密嚴淨土)를 이루는 청정한 불사(佛事)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