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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 년 동안 조경일을 하며 모은 2억 5천만 원을 쾌척하고도 ‘불사에 동참하게 해 줘 고맙다’고 연신 절을 하는 보살이 있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신원동에서 ‘강씨농원’을 운영하고 있는 송정숙(선일행ㆍ78) 씨가 그 주인공이다.
송정숙 보살은 12월 20일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을 예방한 자리에서 신계사 복원 불사금 2억 5천만 원을 쾌척했다. 이에 대해 법장 스님은 “자기를 버릴 줄 아는 분”이라며 “이 분이야 말로 진정한 보살”이라고 칭송했다.
송 보살이 신계사 복원 불사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우연히 신문에서 신계사 대웅전 복원 낙성식을 한다는 기사를 봤기 때문이다. 20살이었던 1946년, 5남매 중 홀로 서울에 왔다 끝내 고향(당시 강원도 호양군 호양읍)에 갈 수 없는 신세가 된 송 보살에게 그 기사는 예사로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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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보살에게 2억 5천만 원은 적은 돈이 아니다. 40여 년 동안 남자에게도 벅찬 조경일을 하며 노후를 위해 한 푼 두 푼 모은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108 참회 10년 계획을 세우고 정진했지만 7년 째 다리에 무리가 와 포기할 정도로 건강도 좋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송 보살은 “신계사 복원 불사에 노후대책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고마움을 표했다.
송 보살이 제일 좋아하는 경전은 〈반야심경〉. 좋은 기도처 찾아다니며 여러 경전을 외우기보다 가까운 절에서 〈반야심경〉 한번 봉독하고 청소거리 찾는 것이 맘에 편하기 때문이다.
평생토록 귀걸이나 목걸이, 시계조차 모르고 살았다는 송 보살. “남은 삶 이웃들에게 마음의 정이라도 주겠다”는 송 보살의 말에 조경일로 거칠어진 손이 겹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