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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을 힘주어 말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은, 정장식 포항시장의 망령된 행위는 결코 어떤 종교에 대한 깊은 신앙심의 발로로 취급되어서도 안되고, 또 종교간의 갈등으로도 여겨져서도 안된다는 점이다. 공직자가 그 지위를 이용하여 자신의 사적인 종교를 펴려는 행위는 공직자의 기본 윤리를 어긴 것이요, 그런 점에서 단호히 응징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정 포항시장의 행위에 대하여 단지 불교계에서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일 수 있다.
어찌하여 정부 차원에서 단호한 조치가 내려지지 않는지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만약 각각의 공직자가 그 공직을 이용하여 자신의 종교를 펴고, 그것이 다른 종교를 침해하는 일이 벌어진다고 가정해보라. 이 나라가 어찌 될 것인가?
헌법에도 분명히 정치와 종교의 분리 원칙을 선언하고 있는데, 그것이 무시되는 사태에도 침묵하고 있는 정부 당국에 대하여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그러한 행위를 일으킨 당사자가 믿고 있다는 개신교 측에서도 당연히 이에 대한 입장이 나와야 한다. 그의 행위를 단지 지나친 신앙심이 발휘된 우발적인 예로 치부하려 한다면, 이는 정말 그 종교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일 수밖에 없다.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하는, 신앙의 자유는 보장되지만 포교의 자유는 제한적인 수밖에 없다는 것도 인식하지 못하는 종교라고 비난받아도 마땅한 일이다.
이제 불자들의 문제제기와 분노는 온 국민이 공유하는 것이 되어야 하고, 그것은 단지 한 개인의 응징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을 통해 드러난 문제를 제도적으로 해결하는 데 까지 나가야 한다.
건전한 상식을 지닌 모든 종교인, 나아가 모든 국민이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도록 하는 촉매가 되는 것이 우리 불교계가 할 일이며, 이번 포항시장 규탄집회는 그 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