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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문화재청장은 12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해체복원은 실질적으로 새집을 짓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점에서 무너진 후에 다시 짓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여론을 의식한 해체복원은 문화재의 고풍스런 멋만 해치고, 예산만 낭비할 뿐이다”고 강조하며 “이를 지양하고 부분 보수를 통해 안전을 유지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석가탑·다보탑·감은사지 동·서탑과 여수 진남관 등에 대한 해체복원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건봉사 능파교 붕괴 등 보수공사 부실과 관련해서는 “현대공학이 발달했다 해도 자연의 리듬에 맞추는 노하우는 과거만 못한 것이 사실이다”며 “특정분야 공사 노하우 축적을 위해 직영 보수단을 만들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청장은 또 문제가 되고 있는 매장문화재발굴과 관련 “발굴조사기관 윤리강령 제정 및 매장문화재 조사에 관한 독립법률을 제정해 국가가 개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발굴조사 공영제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유 청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지원으로 또 7천억이나 축적돼 있는 관광기금의 목적 사업 항목에 ‘문화유산 보존ㆍ복원’을 추가해 문화재 분야에 관광기금을 사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밝히며 ‘청와대 방문기’를 소개해 흥미를 끌었는데. 그에 따르면 문민정부 시절 김영삼 전 대통령이 옮겨버렸다는 설이 무성했던 석불상은 잘 봉안돼 있으며, 그 불상은 경주 남산에 있던 것으로, 남산에 그대로 있었다면 보물로 지정됐을 법한 빼어난 불상이라는 것.
그밖에 유 청장은 △창덕궁·경복궁·창경궁·덕수궁을 ‘조선궁궐’로 묶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 추진 △궁궐 관람료 인상(1월 1일부터 창덕궁 3천원, 경복궁 3천원, 창경궁·덕수궁·종묘 1천원) △옛 국립중앙박물관을 개조해 조선왕궁역사박물관 개관 등의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