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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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교도 '백년대계'
조계종 포교원이 별원 설립 10주년을 맞아, 앞으로 10년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공청회를 개최하였다. 포교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고 별원으로 발족한 지난 세월의 성과를 정리하고 포교의 미래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꼭 있어야 하고, 또 의미 있는 자리였다. 그 자리에서 발표된 여러 계획들 가운데는 그 실천을 위한 대안들까지도 마련되고 있는 것들이 많다는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한 것이었다.

그 가운데서도 박희승 차장의 ‘수행 플러스 포교전략’ 발표 가운데 “포교원만이 할 수 있는 영역에서 계획을 추려낸 것이다”는 말은 포교원의 위상과 역할에 대하여 올바른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보여진다. ‘조계종 신도 정체성 확립’, ‘종단 포교행정시스템 구축-직할교구 행정시스템 구축’, ‘포교 전문인력 양성과 네트워크화’, ‘법회 의례의식의 개선 및 한글화’ 등은 분명 종단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또 시급히 이루어졌어야 할 일이다. 지금도 진행은 되고 있겠지만 이러한 일들이 확실하고 원만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법회 의례의식의 개선 및 한글화’ 전략을 보기로 하자. 한글화된 의식을 위한 통일적인 요전이 없다는 것은 한국불교의 전근대성을 대변하는 부끄러운 일이다. 한글시대에 맞는 포교의 지향점을 확실히 정하고, 그에 따라 의식을 한글화하는 것이 옳으냐 그르냐의 큰 방침을 정해야 한다. 방침이 정해지고 나면 통일된 의식의 제정과 종단 내부의 통일된 사용을 위한 구체적 시행방침이 나와야 할 것이며, 현장에서의 실행까지도 점검하는 총체적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일들은 분명 포교원만이 할 수 있는 일인 것이다.

포교원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중심으로 한다는 것은 또한 포교원이 하나의 불교 단체나 할법한 일에 직접 나서서는 안된다는 것도 포함된다. 포교원이 올바르게 큰 틀과 판을 짜면, 그 위에서 아름다운 포교의 꽃들이 피어날 수 있게 된다. 포교원의 할 일은 바로 그 큰 틀과 판을 짜는 일인 것이다. 원장 스님 이하 이미 그러한 자세로 임하고 있다고 믿지만, 혹 조급하게 가시적인 성과를 요구하는 근시안적인 시각의 압력에 굴하지 말고 꿋꿋하게 올바른 포교의 대계를 이룩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다시 한번 강조해 둔다.
성태용(건국대 철학과 교수) |
2004-12-11 오후 1: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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