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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선원의 ‘참선 가족’으로 통하는 황석근 거사 가족은 이미 3년 째 참선을 생활화하고 있다. 딸 경욱 씨의 안내로 아버지 황석근(57)씨, 어머니 홍영수(54)씨 모두가 참선기초반ㆍ금강경반ㆍ참선반의 세 단계 강좌를 모두 마쳤고, 아들 도화(13) 군 역시 때때로 선원을 찾아 가부좌를 튼다. 불교가 무엇인지, 수행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했고 알 수도 없었던 이들이 뒤늦게 참선의 참맛을 거론하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딸애를 앞세워 쫓아간 가족법회에서 법문을 듣고 참선을 시작했는데, ‘이거다’ 싶은 거예요. 하루 이틀 수행을 지속하다보니 일상생활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그저 감사하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더라구요.”
홍 보살은 참선을 시작한 이래 그 어떤 근심걱정으로부터 놓여날 수 있었다고 한다. 잘되고 못되고를 떠나 그 같은 집착을 떨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한 예로, 경욱 씨는 불교공부가 깊어지자 사법시험을 그만두고 절에서 살다시피하며 수행에만 매진했다고 한다. 예전 같았으면 지금 무엇을 하는 것이냐며 화부터 먼저 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딸이 조금 더 잘 살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상관없다는 생각이다.
황 거사 역시 수행의 즐거움에 빠져 정진 중이다. 담배인삼공사 재직 시절 불심회 활동으로 불교 공부의 운을 뗀 바 있던 그는 뒤늦게 참선수행에 뛰어들어 아침ㆍ저녁으로 선원을 찾는다. 늦둥이 아들도 어린이 법회를 이끌며 포교에 열심일 뿐만 아니라, 선원을 놀이터삼아 드나들며 궂은일 처리에도 앞장서는 등 신행활동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
“온 가족이 참선으로 하나되니 ‘대화의 문’이 열렸습니다. 다른 위치에서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때는 깨닫지 못했던 가족 구성원들의 행동과 언어 하나하나를 오롯이 나눌 수 있게 돼, 가족사랑 역시 깊어진 것 같습니다.”
참선으로 깊어진 가족애를 자랑하는 황 거사 가족은 안거를 맞아 오늘도 참선에 든다. 다른 시간 다른 모습으로 드는 선정의 순간에서 그들은 변하지 않는 수행의 기쁨으로 충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