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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개원추진단 기획팀장 김지형: 그 동안 병원명칭과 관련해서는 2002년 개원준비 당시부터 수많은 논의와 논란이 있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 중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되었던 내용은 불교계 기간병원이라는 정체성 문제와 지역주민이나 일반인들의 정서나 선호를 고려하여 "불교"라는 대외적 명칭을 사용할 것인가 였다.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객관적 판단을 구하기 위하여 병원에서는 2차례에 걸쳐 지역주민과 불교인들을 대상으로 하여 병원명칭에 대한 선호도 조사를 거치기도 하였다. 설문결과 지역주민이나 일반인들의 경우 "동국대학교 병원"에 대한 선호가 70%이상으로 나타난 바가 있으며, 불교인들 역시 종교적 명칭을 사용하는 것에 대하여는 중립적 입장인 것으로 조사된 바가 있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대중이 어떻게 생각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주체의 의지가 무엇보다도 주요한 사항이라 할 수 있다. 주체의 관점에서 고려되어야 하는 문제는 첫째로 불교계 기간병원으로의 위상, 둘째로 동국대학교 의료사업 부문의 중심병원으로의 위상, 셋째로는 고객관점에서의 시장친화적인 측면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
이러한 점들을 다각도로 감안하여 불교병원에서는 불교계 ‘기간병원’이라는 위상을 감안하여 "동국대학교 불교의료원" 산하에 "동국대학교 병원"과 "동국대학교 한방병원"을 두기로 하는 안을 이사회에 상정하였다. 다만 이사회 논의과정에서 현재 정관상 명칭인 "동국대학교 일산불교병원"이라는 명칭을 "동국대학교 불교의료원"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정관을 개정하여야 하는 문제 등이 있어 일단은 대외적 Sign작업은 "동국대학교 병원ㆍ한방병원"으로 하자는 내용을 의결했었다.
결론적으로 불교계 기간병원으로의 위상을 상징하는 "동국대학교 불교의료원"이라는 명칭결정은 차기의 이사회에서 정관개정을 통하여 이루어질 것이다. 불교병원의 명칭은 불교계 기간병원으로의 위상을 분명히 하면서도 대외적인 친화도를 감안하여 지혜롭게 결정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일각에서 우려 하듯이 병원명칭 결정에 있어서 불교병원의 정체성이 손상될 것이라는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서울 아산병원 상임법사 지홍 스님: 얼마 전 보도를 통해 일산불교병원의 명칭변경 소식을 전해 들었다.
불자들의 염원이던 불교계 종합병원의 개원을 위해 선뜻 모금에 참여했던 불자로서 여간 당혹스럽고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동국대 관계자들이 2002년 준공을 마쳤지만 자금난 등으로 문을 열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에 누구보다 가슴아파했던 불자들을 배려하지 못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불교’라는 단어가 그렇게 부담스러운 것이라면 왜 굳이 일반인들이나 동국대 동창들이 아니라 불자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모금을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물론 불경기에 시작해야하는 병원 경영상의 어려움을 감안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명칭을 바꾼다고 해서 과연 얼마나 경영에 도움이 될지도 의문이다.
동국대 일산불교병원을 떠올릴 때 마다 기독교인인 세브란스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연세대 병원이나 가톨릭대의 성모병원과 견주게 되는 것은 비단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듯하다. 또, 일산불교병원의 개원으로 불교계에서도 번듯한 종합병원이 생긴다며 기뻐했던 것이 엊그제 일인 듯하다. 주변의 스님들도 몸이 아파도 불교계 병원이 없어 기독교 관련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스님들의 이야기나, 기독교인들의 손을 잡고 임종을 맞는 수많은 불자들을 생각하며 일산불교병원의 개원을 얼마나 손꼽아 기다렸는지 모른다.
물론 ‘불교’자를 뺀다고 해서 그 병원이 불교적 이념을 구현하는 동국대학교의 병원이 아닌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명칭을 통해 병원의 정체성과 이상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일이다. 병원이름에서 비록 ‘불교’는 빠졌지만 불교의 참뜻을 전하고 종교적 구원을 이루는 동국대 병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