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 스승의 가르침>(아신 자띨라 사야도 지음, 오원탁 옮김, 묘원 스님 주해, 행복한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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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다림질을 하다가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믿었다. 그녀는 언제나 온 마음을 집중하여 모든 일을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마음은 우리가 다림질을 하면서 갖는 마음과 같은 것이다.” (미셸 레비)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명상의 대가’가 된 한 수행자가 있다. 위빠사나 명상센터의 공동 창립자인 조셉 골드스타인과 스피리트 록 명상센터를 설립한 잭 콘필드 등이 ‘정신적 스승’으로 여기는 ‘디파 마(Dipa Ma, 1911~1980)’이다. <붓다의 딸, 세상을 비추다>는 ‘빛의 어머니’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그의 일생과 가르침을 정리한 책이다.
후에 ‘디파 마’라 불린 나니 발라 바루아는 1911년 미얀마 국경과 인접한 동벵갈의 한 마을에서 태어났다. 인도의 전통에 따라 12살에 결혼한 나니는 남편과 함께 미얀마로 이주하게 된다. 결혼 20년 만에 첫 아이를 낳았지만 3개월 만에 병으로 잃었고, 다시 4년 후 딸 디파(Dipa)를 출산했으나 이번엔 남편 라자니가 심장마비로 숨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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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아파트에서 시작된 명상 수행법은 주변으로 퍼져나갔고, 멀리 서구에서도 제자가 되기 위해 찾아올 정도로 유명해졌다. 1980년과 84년에는 미국에서 강의를 하기도 했던 그는 89년 78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날 때 까지 끊임없이 명상 수행법을 지도했다.
책에서는 디파 마의 제자들이 말하는 ‘스승 디파 마’의 모습도 생생히 담겨 있다. 그들은 “디파 마는 부드럽고 꾸밈이 없었으며 어떤 일이 일어나도 주의력을 잃지 않고 단 한가지(수행)만을 행했다”고 말한다. 또한 “그녀는 죽었지만 아직도 그의 가르침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스승을 추억한다.
디파 마가 전하는 교훈은 단순하다. 하나의 명상 수행법을 선택해 꾸준히 행하고, 매일 5분씩이라도 명상을 하라는 것. 또 마음을 자유롭게 가지고 감정의 불을 식히라고 충고한다. 자녀를 가진 여자의 몸으로 깨달음의 길을 걸었던 디파 마의 수행 과정을 읽다 보면 이제 “시간이 없어 수행을 못한다”거나 “수행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못된다”는 변명은 자취를 감출 것이다.
<붓다의 딸, 세상을 비추다>가 주부에서 수행자의 길을 걷게 된 디파 마의 일대기를 보여 주는 책이라면 <큰 스승의 가르침>은 아신 자띨라 사야도의 가르침에 더 많은 비중을 둔 ‘수행 지침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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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위빠사나를 지도했던 경험을 토대로 마하시 위빠사나 수행의 기초부터 열반의 단계까지를 불교 경전에 입각해 차근차근 설명한다. 아신 자띨라 사야도는 “위빠사나 수행은 한두 생에서 행복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윤회로 거듭되는 모든 생의 고통으로부터, 나아가 윤회 그 자체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라며 “매순간 자신의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현상의 무상(無常)한 특성을 주시하는 수행을 통해 위빠사나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일상생활에서 집착과 탐욕, 성냄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모든 정신적 물질적 현상이 발생하는 순간, 그것이 일어나는 바로 그 순간에 알아차려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위빠사나선원장 묘원 스님이 ‘깨달음의 일곱 가지 요인 경’ ‘성자의 네 단계’ ‘인간의 질병에 대한 법의 치유’ 등에 대한 설명과 열반(니르바나), 관념적 진리(빠라맛타) 등의 어려운 불교용어를 역주로 풀이해 초심자들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