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6.1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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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사막에 태고사 지은 숭산스님 제자 무량스님

무량 스님.
미국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 한복판에 한국식 사찰 '태고사(영문명 Mountain Spirit Center)'를 짓고 있는 미국인 무량 스님. 지난 11월 30일 입적한 숭산 스님의 제자인 무량 스님은 최근 수행기 <왜 사는가>(열림원)를 펴냈다.

책 출간을 위해 지난 10월 11일 입국한 스님은 "스승님인 숭산 스님의 가르침대로 '오직 할 뿐'이라는 생각만 가지고 10년 째 절을 짓고 있다"며 "언제 절이 완성될지는 모르지만 그것을 짓는 과정, 즉 노동 수행의 의미가 더 중한만큼 그저 '오직 할 뿐'이다"고 말했다.

예일대 지질학과를 다니던 청년 에릭(Erik)은 숭산 스님을 만나 불교의 가르침을 접하게 됐고, 1983년 '무량'이란 법명을 받아 한국 불교로 출가를 했다. 이후 그는 '걷기 만행'으로 유명한 원공 스님과 함께 전국을 만행하고, 대둔산 태고사에서 불사를 돕는 울력(노동)을 하기도 하며 불교의 가르침에 젖어들었다.

만행을 마친 후 미국으로 돌아간 스님은 1993년 지금의 태고사 터를 발견하고 절을 짓기 시작했다. 물도 전기도 없는 사막에서 스님은 포클레인과 트레일러 등의 중장비를 구입해 본격적인 사찰 건립에 착수했다.

스님이 '울력 수행'을 하며 태고사를 짓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첫 번째는 국적을 초월해 수행에만 전념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자는 것. 이를 통해 정신적 스승인 숭산 스님의 가르침과 한국의 불교문화를 미국인에게 소개하자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두 번째는 환경친화적인 삶의 양식을 시험해 보는 것이다. 태고사를 짓는 과정에서 태양열과 풍력을 주로 이용했고 빗물을 사용하기 위해 지붕에 물받이를 만들어 두기도 했다. "건물을 짓는 것은 자연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함께 일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는 게 스님의 지론이다.

첫 건물인 요사채가 지어진 2000년부터 태고사에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최근에는 일요법회 때 마다 2000여 명의 사람이 모여들만큼 유명해졌다. 스님은 얼마 전 전세계의 평화를 기원하기 위한 '평화의 종'을 주조하기도 했다.

"나는 특별하거나 뛰어난 사람이 아닌 단지 수행을 하는 사람일 뿐입니다. 이 책을 통해 지난 세간에 부풀려진 이야기를 바로잡아 평범한 수행자의 모습을 드러내고 싶습니다. 이제 우리 모두 너와 나, 주체와 객체가 따로 없는 '오직 모를 뿐'의 물음을 참구해 나갑시다."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
2004-12-03 오후 2: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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